도대체 이 의자는 어데 쓰는 물건인고 ? 요즘 눈에 들어오는 물건이 있다 . 의자 . 그것도 길 곳곳에 놓여진 의자들 . 고향인 대구에선 보기 힘든 풍경 . 의자 모양도 제각각이다 . 흙먼지 묻은 의자 , 플라스틱 흰 의자 , 나무의자 , 심지어 소파까지 .
가지각색의 의자들에 시선을 빼앗긴 건 다음의 사건에서 비롯된다 . “ 일로 와서 앉았다가게 . 시원헝게 .” 때는 저녁놀이 저편으로 사라져 어둠이 깔릴 즈음 , 피아노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 골목에 놓인 말 모양 의자에 앉아 있는 처음 뵌 할머니 한 분께서 말을 건넸다 .
그 옆에 앉았다 . “ 저짝 두 번째 집에 사는데 답답해서 나왔어 . 여기 이렇게 앉아있음 시원헝게 . 자주 나와 . 여기 이렇게 앉아 있으면 저짝 강건너 전주도 보이고 가끔 길 걸어가는 사람도 보고 .
그래서 아가씨랑도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자녀 .” 깜짝 의자 만남이 있은 후 과거의 기억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 과거 길거리의 의자에서 만난 사람들이 몇 있다 . 우리 마을의 종분 할머니와 금녀 할머니 , 삼례사거리 남서신마을회관을 지날 때 멋있는 선글라스를 끼고 도로가에 앉아 계시던 할아버지도 .
이렇게 직접 만난 분들 외에도 스쳐지나가는 풍경 속에서 하루에 한번은 꼭 보게 된다 . 길거리 의자와 그 의자에 앉은 사람들을 . 도시에서 보기 힘든 풍경을 . 그들 대부분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다 . 의자에 앉아 그들은 어딘가를 바라본다 ,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내는 그들의 모습 .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 걸까 . 그분들의 3 분의 1 도 안 살아봐서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겠냐만은 ... 감히 생각하건데 ‘~ 그럼에도 ’ 인간에 대한 , 삶에 대한 애정이 담긴 시선으로 어딘가를 보고 있는 모습이 아닐까 .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할머니의 시간과 길을 걸을 때도 영어공부를 하는 젊은이의 시간 . 두 시간은 같은 시간임에도 다르게 흐를 것이다 . 세상의 쓴맛 단맛 다본 어르신들에게 시간은 느리게 느껴질 것이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전하는 젊은이들에게 시간은 전광석화같이 흐를 것이다 .
나에게도 후자의 비율이 거의 90% 이상을 차지했 ‘ 었 ’ 다 . 길거리 의자와 할머니를 만난 후로 소위 ‘ 의자타임 ’ 을 자주 갖게 됐다 . 그저 지켜본다 . 사람들을 . 저 산을 . 저 산 아래 사람들을 . 아름답다 .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 같은 느낌 . 그 느낌도 참 좋다 .
올해가 가기 전에 할머니와 의자를 기획으로 완두콩에 싣고 싶다 ! 의자가 ‘ 거기 ’ 에 있게 된 사연 , 의자를 스쳐지나가는 무수한 사람들 , 의자에 앉은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 혹 심상치 않은 길거리의 의자를 보게 된다면 제보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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