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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칼럼 · 2017.08.08

이승철의 완주이야기 38

이서면 갈산리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17.08.08 14:15 조회 5,26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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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면 갈산리 이서면 갈산리를 제대로 아는 사람 드물다 . 그렇다고 큰 잘못도 아니다 . 전에 살던 사람은 큰 돈 찾아 떠났고 , 새 집 임자는 거의 외지인이라 지형도 경계도 모른다 . ‘ 갈산로 ( 葛山路 )’ 를 달리면서 관심이 적다 .

언덕 , 들판 , 동산을 갈아엎어버려 ‘ 갈산리 ’ 라 해도 별 항의가 없다 . ‘ 청정옥 ’ 은 콩나물국밥집 (6,000 원 ) 영업시간은 06 시부터 15 시까지로 닭곰탕 (7,000 원 ) 도 판다 .

갈산리
갈산리

그릇 삶는 솥 등 개방식 조리시설에서 만들어내는 국밥 상에는 달걀 , 김 , 깍두기 , 오징어젓갈 , 무장아찌지가 따른다 . 4 인석 탁자 외에 ‘ 혼밥 ( 혼자 밥 먹기 )’ 손님을 위한 자리가 이색적이다 . 바로 그 옆이 ‘ 혁신도시 민원센터 ’ 이다 .

신다혜 (290-3557) 여직원이 상냥하며 ‘ 갈산리 설명 ’ 에 성의를 다한다 . 다만 선뜻 내주는 자료가 없음은 전북혁신도시의 행태를 아는지라 나무랄 일이 아니다 .

가까운 곳에 천막 두 개를 치고 ‘ 지엠오 (GMO) 반대 농성 ’ 을 하지만 지나는 농민이나 시민들은 ‘GMO’ 지칭 자체를 몰라 동상이몽 ( 同床異夢 ) 남의 다리를 긁는 격이다 . 받아든 유인물 ‘2017 icoop 캠페인 ’ 이란 제목 아래 “ 1. 생활용품 전 성분 표시제 실시 2.

Non-GMO 압착 유채유 3. Non-GMO 곡물 모든 축산물에 적용 ” 등이 적혀 있으나 읽고도 모르겠다 . 이를 두고 ‘ 저녁 굶은 초서 ’ 라 한다 . 어느 선비가 솥에 끓일 게 없어 한자 초서 편지를 보냈는데 반응이 없었다 . 알고 보니 글을 읽지 못해 식량을 보내지 못한 데서 온 말이다 .

‘GMO’ 는 농축산물 ‘ 유전자 조작 ’ 과 관련되어 심각한 문제란다 . 소통이 이 지경이니 땀 흘리며 연좌 농성을 해도 무엇을 알아야 물 한 모금이라도 떠다 주지 . 갈산리도 모르며 농성을 한다 .

불도저가 ‘ 산 ’ 을 갈아엎은 땅위의 고급 주택과 상가 입주자들은 성공을 갈구하며 부자 되기를 갈망한다 . 갈산리 ( 葛山里 ) 에서 ‘ 갈 ’ 은 “ 칡 갈 ” 자이다 . 이름으로 봐 평지가 아니었음이 확실하다 .

개발 전에는 옥정 ( 玉丁 )- 신흥 ( 新興 )- 덕동 ( 德洞 )- 원갈산 ( 元葛山 ) 마을이 뚜렷했었다 . 신흥을 ‘ 치릇 ’, ‘ 치릿 ’ 이라 부른 적도 있다는데 이는 ‘ 치우쳐 있다 ’ 는 뜻에서 유래했다고 본다 .

길도 , 방죽도 , 부락도 , 논도 , 밭도 , 산도 , 나무도 , 무덤도 사라진 자리에 들어선 높은 집 여기저기에는 ‘ 임대 . 급매 ’ 붉은 간판 글씨가 바래가는 데 그 옆의 「 으뜸도시 완주 」 구호판과 어울리지 않아 딱하게 보이며 빈터엔 쑥대 , 엉겅퀴 , 망초대 , 명아줏대가 시들고 있다 .

물댈 수로도 펌프도 없으며 벌 나비조차 날아들지 않는다 . ‘ 이서면 공공도서관 지을 자리가 갈산리냐 ?’ 는 물음에 거개가 ‘ 글쎄요 ’ 이다 . 전북혁신도시 한 복판 ‘ 갈산리 ’ 가 이런 형편이다 . 갈 때마다 달라지는 갈산리가 어서 되어야 한다 . /이승철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칼럼니스트

현장 사진

이서면 갈산리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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