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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칼럼 · 2017.04.03

이승철의 완주이야기 34

비봉면 내월리(內月里)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17.04.03 16:54 조회 5,27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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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월리에 유독 재미나는 얘기가 많아 말할 순서 잡기도 어렵다 . 첫째 , 이름이다 . 행정 구역명은 내월리 ( 內月里 ) 이나 원래 우리말 이름은 ‘ 달실 ’ 이다 .

이 달실을 한자로 쓰면서 ‘ 월곡 ( 月谷 )’ 이라 했는데 , 다 아다시피 달이 ‘ 월 ( 月 )’ 이고 , ‘ 실 ’ 은 순수한 우리말 골짜기이므로 바로 ‘ 곡 ( 谷 )’ 을 붙였다 .

우주황씨의 미소 인석
우주황씨의 미소 인석

고산지역엔 밤실 , 쇠노실 , 진밭실 , 숲실 , 구라실 , 담보실 , 골모실이 있는데 여기 ‘ 실 ’ 은 모두 ‘ 곡 ( 谷 )’ 을 의미한다 . 요새 ‘ 달이실 ’ 이라는 표현도 쓰는데 하여간 같은 마을이다 . 이 골짝의 두 번째 특색 종교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

천주교 ( 천호성지 ), 기독교 ( 예배당 ), 불교 ( 요덕암 외 ), 유교 ( 봉양서원 ) 가 공존한다 . 세 번째 묘 얘기도 흥미롭다 . 황거중 증영의정 묘와 그 사위 대마도정벌 당시의 중군도총제 유습 ( 柳濕 ) 묘가 가까이 있다 .

그러므로 삼치재 ( 황씨 ), 영모재 ( 유씨 ) 와 창녕조씨 재실까지를 포함하면 종중 ( 宗中 ) 문화연구에 흥미로운 유산들이다 . 근대시인 근정 ( 槿丁 ) 조두현이 여기 출신이다 . 주민과 직손들이 뜻을 모으면 시비를 세울만한 학자요 문인이다 . 네 번째 , 비석공원은 애국심이 서려있는 곳이다 .

열녀각 2 기 외에 제헌국회의원 유준상 추모비가 있고 , 특히 양정공 유습 사적 빗돌은 완주에서 가장 큰 돌로 알려졌다 . 2 기의 석장승은 키가 크고 글자가 뚜렷하여 향토를 지키는 수호신으로 한 눈에 확 들어온다 . 일문구의사사적비 앞에서 고개가 숙여진다 .

그 근처엔 수십만 평 고흥유씨 종산을 알리는 세천비가 서 있다 . 문화 유적과 유산이 아무리 많아도 관리를 못하면 고물 ( 古物 ) 에 지니지 않고 해 놓은 공로가 허사 ( 虛事 ) 일 수밖에 없는데 내월리는 좀 다르다 .

양재 ( 陽齋 ) 유해종 ( 柳海鍾 : 고흥유씨중앙종친회 ) 고문이 있어 초청 , 안내 , 설명 , 홍보를 잘 한다 . 그 뿐만이 아니라 질항 ( 姪行 ) 운계 ( 雲溪 ) 유순상 ( 柳淳相 ) 서실 ( 경로당 ) 을 안내 한다기에 따라가 보니 화산지에 써 쌓은 글씨더미가 천장에 닿았다 .

이 고장 인심은 ‘ 석안유심 ( 釋眼儒心 : 자비롭고 인애로움 )’ 임은 단번에 알 수 있다 . 지상에 처음 소개되는 정보는 고인돌 [ 支石 : 지석 ] 이야기이다 . 230cm×180cm×90cm 가로 세로 높이 네모가 반듯하다 .

여름밤 북두칠성과 북극성이 한 눈에 들어온다기에 윤도 ( 輪圖 ) 를 놓아 보니 정북방향이 완연하다 . 희한할수록 전설이 넘쳐난다 . 전에는 이 바위에 앉아 낚시질을 했다는데 마침 그 앞에 개울이 있어 그럴듯하다 . 일행은 돌이름을 ‘ 중리고인돌 ’ 이라 했다 . 돌도끼 하나를 주어 왔다 .

고인돌에서 마주 보이는 재가 ‘ 서리울재 ’ 이다 . 한자로 ‘ 상곡 ( 霜谷 )’ 이라 한다는데 이는 후세인이 끌어다 붙인 한자이며 원래는 ‘ 슬픔과 서러움 ’ 을 그대로 표현한 데서 유래한 걸로 보인다 .

첩첩산중 저 너머로 시집을 보내면 ‘ 가며 울고 서럽게 넘는 고개 ’ 라는 절절한 애정에서 자연스레 붙여진 이름일 것이다 . 능바위 , 진바실 , 쇠노실 , 가루개 , 담보실 , 수선리는 재 너머 아득한 산골 마을들이다 . 전에 면장 교장을 한 후손들이 잊지 말아야 한다 .

주민들은 출향인을 기다리며 연중 비닐하우스에서 푸성귀를 길러낸다 . 풀 먹고 사는 사람이 대접받아야 경제민주주의이다 . 유희태 금융인은 민들레동산 사장으로 정치 꿈도 크며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을 준다 . 귀한 인물이다 . / 이승철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 칼럼니스트

현장 사진

비봉면 내월리(內月里)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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