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통해 얻어지는 것들 올 상반기에 진행한 고산도서관 텃밭수업도 막을 내렸다 . 토종씨앗의 연으로 도서관에서 작년부터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는 텃밭수업에는 완주사람과 저 멀리 전주에서 발걸음을 주신분들 덕분에 진행될 수 있었다 . 지역에서 토종씨앗과 들풀 수업을 진행한지도 어느덧 4 년이 흘렀다 .
생각지도 못했던 생태텃밭강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불러주시는 곳마다 열심히 다녔더랬다 . 덕분에 제일 많이 공부 덕을 본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다 .
완주에 오기 전 나의 첫 농사선생님이었던 퍼머컬처 활동가 소란은 내게 언제까지 배우기만 하느냐면서 ‘ 공부는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줄 때 제일 많이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다 ’ 라고 했던 말씀이 종종 다가오곤 한다 .
그 때는 그 말이 너무나 부담스러워 피하고만 싶었는데 완주에 와서 살다보니 저절로 그녀의 말뜻을 이해하게 되었다 . 강의를 하다보면 내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잊어버릴 때가 있다 .
씨앗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위해 재래종과 F1, GMO 에 대한 정보의 보따리를 풀어놓기도 하고 , 토양을 살리는 농사와 토양에 해가되는 농사를 구분지으며 개념을 통한 설명을 한다 . 그러면서도 100 명의 농부가 있다면 100 개의 농법이 있다는 여유를 두기도 한다 .
나는 수업이 끝난 후 나의 말과 행동에 대해 뒤를 돌아보는 습관이 있는데 어떨 땐 시원하게 마치는 날이 있는가 하면 어떨 땐 무언가 찜찜해서 다시 한 번 되뇌게 된다 .
어느 날은 명상을 지도하는 스님께서 강의를 하는 사람들은 개념으로 하기보다 마음을 풀어주어 자유가 있는 자리에서 사람들과 나누라는 말씀을 듣고 나 역시 몇 년간 생각과 말로 만들어진 무수한 논리와 개념을 조금씩 내려놓고 싶어졌다 .
농사를 매개로 나누고 싶은 것들은 자연이 주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이라던가 생명과 생명을 잇는 농사라는 행위 그리고 만물에 대한 사랑과 감사함 같은 저절로 얻어지는 것들이다 .
어느정도의 설명이 필요하겠지만은 이러한 느낌과 경험들은 말로써 얻어지기 보다는 각자의 체험이기에 강의를 하는 사람이 힘을 빼고 평정심을 유지한 상태여야 다른이들에게 여유자리를 내어줄 수 있을 것이다 . 초록의 식물을 대하는 농사라는 행위는 적어도 그랬으면 좋겠다 .
대지에 닿을 때마다 많은 이들의 마음을 열리게하고 , 드넓은 평야처럼 너무나 평온해서 맑은마음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농사이면 좋겠다 . /2018년 완주로 귀촌한 신미연 은 작은 텃밭을 일구며 제로웨이스트, 자급자족의 삶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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