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의 색 어릴적부터 색감에 관심을 보이고 감각이 있었던 나는 엄마가 손수 만들어주시는 예쁘장한 옷을 입으며 유년기를 보냈다 .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옷에 대한 애정이 패션디자이너에 대한 꿈을 키웠다 .
미대에 진학하기 위해 입시미술을 배웠지만 수능이라는 장벽 앞에 처절하게 쓴맛을 보고는 미대 진학을 포기하게 되었고 곧 패션학교를 다니기도 했었지만 사회의 속도와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며 이후로는 한참 동안 패션 관련 예술에 대한 문은 닫아놓았던 것 같다 .
여행을 하며 자연환경에 눈을 뜨게 되면서 생활 관련 거의 모든 산업이 환경파괴의 주범이라는 것을 알게되고는 먹고 사는 것 이외에 가능한 무언가를 하거나 만들지 않으려고 애를 썼던 것 같다 .
그러던 중 의식주를 자급하며 농사를 지어야겠다고 다짐하며 들었던 퍼머컬처 수업에서 지속가능한 농사와 더불어 예술 , 교육 , 경제 , 등 다양한 관점의 세계를 접하다보니 자연스레 다시 예술에 대한 관심이 피워오른 것 같다 ..
지난 봄에는 고산도서관에서 토종씨앗 강연을 하다가 먹거리 뿐만 아니라 우리가 입는 의류도 어떻게 농사가 지어지는지에 따라 나의 몸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
콩이나 옥수수처럼 면을 만드는 목화도 GMO( 유전자 변형 농수산물 ) 가 된지 오래이고 , 씨앗에 맞추어 제초제나 살충제 등 농약이 세트로 팔리며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있다 . 목화를 농사짓는 농부님들의 현실은 건강과 경제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
씨앗과 의류산업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며 강연을 마친 후 청소년 친구들을 대상으로 패션 다양성에 관한 문화재단 강의가 들어왔다 . 패션이라니 ! 이제는 나와 관련 없다며 관심을 끊은지 오래였는데 목화 이야기가 씨앗을 뿌린 것이다 . 인생은 평생을 살아도 다 알수가 없다고 하던데 .
어릴적 꿈꾸었던 디자이너는 아니더라도 색의 향연과 패션을 향한 관심과 애정이 돌고 돌아서 온 것만 같았다 . 괜스레 영화 나비효과가 떠올랐다 .
마침 최근에는 농사를 지으며 주변에 있는 야생초로 천연염색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 강의를 기회 삼아 학생들과 함께 집앞 텃밭에서 채취한 들꽃과 들풀로 염색을 해보았다 .
패션의 관점을 유행으로써 바라보기보다 환경적이고 윤리적인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담고 표현하는 도구로써 패션을 이해하고 , 우리가 먹는 음식처럼 옷이 생산되기 까지의 과정을 탐색해보며 가능한 오래입고 고쳐입기 위한 방편으로 염색을 통해 새 생명을 불어넣는 여정이었다 .
시간은 흐르고 시대는 변화하듯 농업과 패션 등 분야에 상관없이 지속가능성을 화두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풀어가고 싶다 .
어릴적 꿈꾸었던 막연하고도 아름다었던 패션세계의 이면에는 그것을 생산하기까지 수 많은 사람들이 처해있는 환경 , 그에 따른 윤리적인 문제와 생태적 연결고리가 거미줄처럼 엮여있었을 것이다 . 꿈이란 이 모든 것을 이해하고 풀어내기 위한 여정이 아니었을까 . 유목의 삶을 닮은 다채로운 색처럼 말이다 .
/ 2018년 완주로 귀촌한 신미연은 작은 텃밭을 일구며 제로웨이스트, 자급자족의 삶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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