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 즈음에 우리 마을 지름길에 외부 차량들이 줄을 지어 서있고 심지어 사람들은 캠핑의자를 놓고서 몇날 몇일 바위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
처음엔 사람들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몰라 그들을 그냥 지나쳤는데 몇일 후에는 망원경과 전문카메라를 들고 바위산을 찍고 있는 분들에게 다가가 무얼 바라보시냐고 물었더니 바위산에 글쎄 부엉이가 살고 있다고 했다 .
‘ 아 ~ 다들 그래서 몇날몇일 줄을지어 저 높은 산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던거구나 ~!’ 하면서도 사실상 부엉이를 보는 건 하늘의 별을 따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 심지어 부엉이가 바위산 절벽 언저리에 둥지를 치고 새끼를 기르고 있다 하였다 .
이런 부엉이와 새끼를 만나고자 사진작가들이 하염없이 바위산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또한 조용한 시골에선 드문 풍경이었다 . 어느날은 짝꿍이 일을 마치고 오랜만에 아이스크림이 무척 먹고 싶다해서 차를 타고 고산에 나갔다가 집에 오는 마을 지름길에서 우연히 어느 생명체의 뒷모습을 보았다 .
야생동물이 분명했고 나는 단번에 부엉이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 가슴은 두근거렸고 그 순간 나의 모든 신경이 부엉이에게로 쏠렸다 . 곧바로 우리쪽으로 얼굴을 돌린 부엉이를 보고 우리는 두손을 꼬옥 붙잡았다 . 그리고 차의 라이트를 최대한 낮추고 뒤로 조금 물러났다 .
그렇게 한참동안을 부엉이를 바라보았다 . 부엉이는 엄청나게 두둑한 몸과 내 손바닥 만큼이나 큰 발바닥을 지니고 있었다 . 어둠속에서도 그 위엄한 자태를 감출 수 없던 부엉이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우리를 의식했는지 속도를 내어 뛰어가다 날아보려 했지만 이내 뒤뚱거리며 몇 걸음을 더 걸었다 .
그 모습이 큼직한 몸과는 다르게 너무나 우습기도하고 사랑스러워서 우리는 한쪽 손으로 입을 막고도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 그러다 부엉이에게 조심스레 가까이 다가가 보았는데 아무런 기척을 하지 않는 부엉이가 혹시나 다친건 아닌지 괜스레 걱정이되기 시작했다 .
그래서 짝꿍은 조심스럽게 차에서 내려 부엉이에게 다가가 보기로했다 . 부엉이와 짝꿍의 거리가 좁혀지는 순간이었다 . 그렇게 단 몇 걸음 사이에 부엉이가 있었고 , 부엉이는 곧 기품있게 날개를 펼치더니 우아하고 웅장하게 날아가버렸다 .
걱정도 잠시 부엉이와 온전히 함께했던 순간을 떠올리면 여전히 우주적 신비가 우리를 맞이하는 것 같다 . 부엉이는 우리에게 ‘ 지금 ’ 이라는 선물을 선사하고 싶었던 걸까 . /2018년 완주로 귀촌한 신미연은 작은 텃밭을 일구며 제로웨이스트, 자급자족의 삶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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