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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칼럼 · 2015.10.28

시시콜콜

태초의 에너지, 아궁이와 화덕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15.10.28 09:20 조회 5,41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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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뎅이를 치켜세우고 아궁이에 머리를 처박고 장작개비를 쑤셔넣는다 . 자꾸만 토해내는 연기에 눈을 찡그리며 물러서는데 아주머니 한 분이 지나가며 한마디 툭 던지고 간다 . 요새 시상이 얼마나 좋아졌는데 저 고생을 하누 ? 손잡이를 돌려 켜면 파란 가스불이 연기도 없이 깨끗이 탄다 .

냄비의 그을음은 말할 것도 없고 , 숯 껌댕이로 얼굴에 분칠을 해대고 난 왜 이러고 있을까 ? 오일피크 , 에너지위기 ? 솔직히 난 모르겠다 . 우리가 쓸 수 있는 에너지가 얼마나 남았는지 . 대표적인 에너지인 석유가 40 년 후면 고갈하니 , 아니 가채매장량이 더 있니 하는 논쟁과도 상관없다 .

어쨌든 얼마 안가서 심각한 위기가 닥쳐올 것이라는데 글쎄 , 저명한 학자들의 주장이니 믿는 수밖에 . 그런데 지금 한국의 상황은 아니다 . 위기는 무슨 ? 위기 ! 불야성이 아닌 도시가 없고 밤새 네온사인이 반짝인다 . 에어컨을 틀고 문을 활짝 열어놓고 손님을 맞는 나라다 .

객관적으로 진짜 위기일지라도 당최 내 주관으로 그 위기라는 것을 느낄 수가 없다 . 정확한 기억은 아니다 . 가물가물한 이야기다 . 환경운동가로 유명하던 사람이었는데 간만에 고향에 어머니 집으로 내려갔다 . 지게를 지고 뒷산에 올라가서 땔감을 해왔다 . 자주 인사를 드리지 못한 미안함이었을 것이다 .

평소보다 몇 배나 져날랐다 . 어머니가 불렀다 . 아들은 땀을 훔치며 기뻐할 어머니의 모습을 기대했다 . 어머니는 나지막이 얘기하셨다 . 네가 이렇게 다 긁어오면 마을사람들은 어찌하느냐 ! 기뻐할 어머니가 아닌 근심의 얼굴을 마주한 아들은 큰 충격 ,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

지금도 지구는 인구의 2 배까지 먹여 살릴 자원이 있다고 한다 . 그러나 10 명 중에 1 명은 굶주린다 . 자원이 아무리 풍부해도 쓰고 버리는데 당해낼 재간이 없다 . 함부로 막 쓰는 사람치고 제대로 쓰는 사람 없고 주변은 어김없이 쓰레기로 가득찬다 .

쓰고 버리는 마음보다 아끼고 다시 쓰는 마음이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 나무를 쓰는 화덕을 연구하는 것은 에너지위기를 경고하는 운동도 코스프레도 아니다 . 에너지 , 에너지 하지만 우린 에너지를 잘 모른다 . 알 수가 없다 . 감조차 없다 .

석유의 원액을 본 적도 없고 원자로의 엄청난 에너지와 그 위험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 그냥 쓴 만큼 돈을 치르기만 하면 된다 . 에너지는 그냥 돈이다 . 전기세가 많이 나오거나 기름값이 오르면 줄여야지 할 뿐이다 . 어쩌겠나 . 목재는 우리가 스스로 에너지를 다룰 수 있는 자원이다 .

돈이 없는 사람도 부지런 떨면 그리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게 나무다 . 화덕의 기술도 대단한 게 아니다 . 돌 세 개를 놓고 화톳불을 놓는 것에서부터 흙이나 쇠로 솥을 걸어올려 아궁이를 만드는 것까지 그리 어렵지 않다 .

좀 더 애쓰면 함실아궁이 , 고래로 뻗어 구들이 되고 잘 쌓아올리면 페치카로도 변할 수도 있다 . 세상에서 가장 재미난 구경거리요 태초의 에너지다 . 11 월 13 일 ‘ 나는 난로다 ’ 에서 화덕경연대회가 생겼다 . 점화본능을 깨워 화덕에 한번 도전해봄이 어떨지! /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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