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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칼럼 · 2014.10.06

더불어숲

완주에서 열린 마을만들기 전국대회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14.10.06 22:22 조회 5,50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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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 전 서울의 한 허름한 식당에 40대 초반의 남자 넷이 모였다. 그들은 각기 다른 지역에서 다른 성격의 단체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얼마 전 ‘마을만들기 대화모임’이라는 행사에서 만난 사이었다.

그들은 전국에서 마을만들기 운동을 시작한 활동가를 연결하고 현장의 경험을 나누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고 마을만들기 활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자는 것에 동의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이 한 일이 십년 뒤에 우리나라의 마을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인지 알지 못했다.

그들은 마을만들기 활동가들이 모이는 토론회를 개최하고 마을만들기 대학을 운영하였다. 그 때 그들이 만들었던 조직은 ‘마을만들기 네트워크’였다. 이후 마을만들기 네트워크는 전국의 지방의제 활동가들과 만나 ‘마을만들기 전국네트워크’로 확대되었다.

허름한 식당에 모였던 4명의 활동가들은 농촌과 문화예술분야에, 자활사업과 시민운동에 마을만들기를 접목하기 위해 지역으로 내려갔다. 마을만들기 전국네트워크는 더 많은 지역과 더 다양한 분야를 가진 활동가와 연대하면서 제1회 마을만들기 전국대회를 2007년 전북 진안에서 개최하게 된다.

지난 9월25일부터 27일까지 제7회 마을만들기 전국대회가 완주에서 열렸다.

200여명의 마을만들기 활동가와 300여명의 마을만들기 운동을 하는 지역주민이 고산면 지역경제순환센터에서 ‘마을의 미래를 상상하며’라는 대주제와 ‘지속가능한 거버넌스를 꿈꾸며’라는 소주제 아래 모여 주민, 행정, 활동가로서의 경험을 나누고 민관협력적인 방식으로 어떻게 마을만들기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토론하였다.

이번 전국대회에서 많은 활동가들에게 감명을 준 사람은 ‘작지만 빛나는 지자체 운동’을 하는 일본 자치문제연구소의 이케가미 히로미치 교수였다.

그는 전통적인 공동체적 삶을 살고 있던 일본 농촌의 마을들이 근대적인 국가체계가 만들어지면서 자주적, 자치적 전통을 어떻게 잃어 버렸는지 설명하였고 또한 면적 214.47㎢ 6,749명의 인구를 가진 나가노현의 작은 지자체 아치무라의 사례를 들려주었다.

30%가 넘는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주민 스스로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 학습 조직을 만들고 지방정부는 이러한 학습활동으로 만들어진 지역발전계획을 기초로 지방행정을 추진하며 지방정부의 예산 수립과 지출과정에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아치무라의 사례는 우리나라 마을만들기의 활동가와 주민들의 마음을 벅차게 했다.

또한 이번 행사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프로그램은 완주군의 정책투어였다. 그 동안 완주에서 추진한 마을만들기 사업을 비롯하여 커뮤니티비즈니스, 로컬푸드, 로컬에너지 등의 다양한 현장을 돌아본 다른 지역의 활동가와 주민들은 완주군을 무척 부러워하였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 가장 감격한 사람은 따로 있었다. 십년 전 서울의 허름한 식당에서 마을만들기 네트워크를 조직한 네 명중의 한명이 바로 나였기 때문이다.

그 동안 조금 다른 분야에서 다른 관심을 가지고 일하는 동안 더 많은 동지들과 후배들이 마을만들기 전국네트워크를 잘 운영하였고 십년이 지나 내가 살고 있는 완주에서, 내가 일하고 있는 센터가 마을만들기 전국대회를 운영하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십년 전 ‘마을만들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무언가 다르다’라고 했던 이야기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고 그 사람들이 이 세상을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 것이라는 새로운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임경수 완주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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