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고산초등학교를 졸업하는 딸아이가 친구들과 노래방을 가려면 전주까지 가는 버스비가 더 많이 든다고 하소연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노래방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다는 것이다. 가까운 봉동에 가면 되지 않느냐고 했더니 그 곳에는 청소년이 갈만한 노래방이 없단다.
도시에 살았다면 노래방, PC방 등을 자유롭게 다니며 친구들과 어울려 놀아야 할 때인데. 농촌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물론 고산에 노래방을 만들면 되지만 이미 면소재지에는 불 꺼진 노래방 간판이 여럿 있는 것을 볼 때 시장경제적인 방법으로 노래방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같은 심정의 학부모들이 모여 수익에 연연하지 않는 협동조합 방식으로라면 모를까. 하지만 인구감소를 겪고 있는 농촌의 상업 및 사회서비스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없다고 무조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서비스의 공급과 수요를 연결시켜줄 수 있는 교통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버스와 택시 밖에 없는 농촌의 대중교통수단을 민간의 영리회사에 맡기는 것이 맞는 것일까. 왜냐하면 이동수단은 생존하기 위해, 삶을 질을 유지하기 위해 절대적인 필요가 있는 서비스이고 농촌지역은 도시와 달리 다양한 교통수단이 없기 때문에 소비자로서 선택권도 없기 때문이다.
또한 교통문제는 농촌의 다양한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인구가 줄어들다 보니 공공 서비스 공급시설은 이용하는 주민이 없어 100% 활용되지 않고 있고 이용할 주민을 찾아 시설을 분산하여 추가 설치하려고 하면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
이동수단을 확보해서 공공 서비스 시설의 접근성을 높이게 되면 비효율과 낭비를 막을 수 있다. 농촌주민에게 교통비는 지출에 있어서도 꽤나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고령 가구는 병원을 오고가기 위해, 젊은 농가는 자녀들의 통학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지출을 해야 한다.
60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서울에선 지하철을 무제한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농촌의 경우 이러한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도시와 농촌 사이에 형평성도 실현되고 있지 않다. 만약 대중교통을 영리회사에 맡기지 않고 지역에서 해결할 경우 지역주민의 일자리를 창출할 가능성까지 생긴다.
즉,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바꾸면 농촌의 여러 가지 문제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충북 옥천군 안남면 지역발전위원회는 2009년부터 저수지 인근 지역 지원 사업을 활용하여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1시간 간격으로 오지마을들을 순환하면서 면소재지를 연결하는 무료순환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무료버스로 어르신들은 보다 편하게 면소재지의 보건소를 왕래할 수 있게 되었고 면소재지에서 열리는 어머니 한글학교의 수강생이 늘었다고 한다. 더구나 면소재지의 상점과 식당 매출액까지 증가하였고 이 무료버스가 옥천군의 시내버스와 연계되어 옥천읍을 오고가는 것이 훨씬 수월해졌다고 한다.
앞으로 우리 센터에서는 농촌지역의 교통문제를 지역주민들과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우리 지역의 특성상 전주시와 함께 고민해야하기 때문에 전주시의 교통문제를 연구해왔던 전주의제21 사무국과 전주, 완주를 통합하여 교통대안을 찾는 공동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였다.
향후 토론회와 포럼을 통해 주민의견을 수렴해 나갈 예정이다. 많은 주민들의 참여와 의견을 기다리고 있다. /완주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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