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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칼럼 · 2019.12.11

이근석의 완주공동체이야기

꽃등에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19.12.11 15:32 조회 4,96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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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우리 센터에서는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그동안 키워 온 배추를 거두어 들여 김장 담그기를 했습니다 . 지난해부터 시작한 이 김치들은 한 통씩 담아 같이 농사를 지어 온 한 쪽 파트너인 독거어르신들에게 보내 드렸습니다 .

대개 김장하는 날은 날씨가 매서워지기 마련이고 , 이를 이겨내기 위해 불을 피우고 수육과 새로 만든 배추 겉절이와 함께 먹는 날이기도 합니다 . 이런 예상으로 옷을 두툼하게 입고 행사장 (?) 으로 갔습니다 .

[업로드] 이근석 이미지
[업로드] 이근석 이미지

날씨는 의외로 포근하여 별도의 불을 피우는 일은 다행이 없었고 즐겁게 손놀림을 해서 무사히 300 포기 가까운 양의 김장김치를 즐겁게 마쳤습니다 . 날이 따뜻해서인지 꽃에 많은 수의 꽃등에가 날아들어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양분을 채우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

그러나 사람들은 이 곤충들을 꽃등에로 보지 않고 벌이라고 단정하고 무서워했습니다 . 벌과 꽃등에를 구분하지 않고 그냥 같은 종으로 착각을 하게 됩니다 . 그러면 벌이 서운할까요 ? 아니면 꽃등에가 안타까워할까요 ? 내가 생각하기엔 두 종이 모두 서운해 할 것 같습니다 .

자기의 정체성이 분명한데 겉모습으로 판단하고 그것이라고 단정을 지어 버리니까요 . 아마도 이후에 더 깊게 서로의 종이 틀리다는 사실에 대해 알아보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 우리 생활에서도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고 봅니다 . 그런 사실을 본인이 알게 되면 어떨까요 .

두 가지 현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되는데요 . 하나는 그러거나 말거나 이고 , 또 하나는 해명을 하여 본인의 모습이나 의견을 피력하여 진실을 전해 줄 것 같습니다 . 이 얼마나 시간낭비입니까 .

알지 못하면서 쉽게 판단하고 그것이 마치 정답인 양 다른 이에게 자신있게 이야기를 하고 퍼트리는 일이 어리석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

그러나 당사자들에게는 본인의 의도와 달리 자신도 모르게 주변에서 오고가는 자신의 모습이나 의견이 달리 돌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 벌이라면 아마도 가서 쏘아주고 싶어 할 것 같습니다 .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

그 시간이 그냥 필요한 것이 아니라 서로를 알아야 함께 일을 도모할 수 있고 , 뜻을 모을 수 있고 ,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힘을 모을 수 있게 됩니다 . 그러나 이런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면 그냥 보통의 관계로 일을 하게 되고 흥이 나지 않는 분위기를 연출하게 될 것입니다 .

이제 겨울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 . 그동안 농사일로 분주하게 생활하던 시간이 조금은 여유롭게 이웃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 곁에 있는 사람의 어려움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 계절입니다 .

그동안 제대로 알지 못해 상처를 준 것들을 이번 차가운 겨울 동안에 서로를 녹이고 , 따뜻하게 보듬어서 힘찬 봄을 맞이 할 준비를 지금부터 하면 어떨까요 ? 지금 자기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소중하고 , 다시 만날 때 기쁨을 나눌 수 있도록 도전 (?) 해 보는 겨울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근석은 귀촌해서 고산 성재리 화전마을에 살고 있다. 전북의제21 사무처장을 거쳐 지금은 소셜굿즈센터장으로 지역사회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현장 사진

꽃등에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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