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100만 병 사수 대작전 안소니 퀸이라는 걸출한 배우가 주연한 영화 “ 산타비토리아의 비밀 (The secret of Santa Vittoria)” 은 와인에 관한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
영화는 이탈리아 토리노의 남동쪽에 위치한 작은 시골 마을인 산타비토리아에서 2 차 세계대전 와중에 일어났던 실화를 소재로 1969 년에 제작되었다 . 주민 전체가 와인 생산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마을은 드넓은 포도밭으로 둘러싸인 높은 언덕 아래 위치해 있다 .
1943 년 무솔리니가 2 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연합국에 패배하고 파시스트 정권이 실각하는 무렵 , 와인을 만들며 살아가는 시골 마을 산타비토리아에 커다란 위기가 닥친다 . 산타비토리아 와인 창고에 저장된 130 만 병의 와인을 독일군이 빼앗으러 온다는 소식을 알게 된 것이다 .
파시스트 정권의 하수인이었던 산타비토리아 시장은 무식하고 술과 놀기만 좋아하는 와인 도매상 봄볼리니 ( 안소니 퀸 ) 에게 시장직을 떠넘기고 도망가버린다 . 어리숙한 시장 봄볼리니는 30 만 병만 남겨두고 나머지 100 만 병을 언덕 꼭대기에 있는 로마시대 동굴 속에 숨기자는 묘안을 낸다 .
와인 100 만 병을 구불구불 경사진 높은 산꼭대기 동굴까지 어떻게 나른다는 것인가 . 영화의 명장면은 그렇게 시작된다 . 주민 1,200 명이 마을 광장에서 골목으로 , 언덕과 동굴까지 한 줄로 길게 늘어선 인간 띠를 만들어 와인을 한병 한병 전달하는 작전이다 .
남녀노소 모든 주민의 손에서 손으로 한 병씩 한 병씩 밤낮으로 며칠 동안 날라 와인 100 만 병이 동굴 속에 안전하게 숨겨진다 . 2 차대전의 혼란 속에 이념으로 서로 반목했던 마을 주민들은 와인을 사수하는 과정에서 화해하기도 한다 .
드디어 마을에 탱크를 앞세운 독일군이 들어오고 와인을 내놓으라고 한다 . 봄볼리니는 마을 사람들에게는 피와 같은 와인을 달라고 하다니 마을에는 삼십만 병밖에 없다고 울음을 터트리며 능청을 떤다 .
이를 믿고 30 만 병만 가지고 돌아가려던 독일군 장교는 동굴 속에 100 만 병의 재고가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교묘하게 숨겨 놓은 와인을 찾아내지 못한다 . 결국 마을 사람들이 모인 광장에서 독일군 대위는 봄볼리니와 몇몇 마을 사람을 고문하고 총으로 위협한다 .
봄볼리니의 머리에 총구를 들이대지만 죽음의 위협 앞에서도 봄볼리니는 와인은 없다고 대답하고 , 공포에 질린 봄볼리니를 두고도 봄볼리니의 아내를 포함한 주민들 누구도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 . 흥분한 독일 장교는 이렇게 외친다 . “ 봄볼리니 !
당신 가족조차도 당신의 목숨을 발효쥬스 보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군 . 도대체 당신들은 어떤 사람들이야 ?” 마을 주민 전체가 똘똘 뭉쳐 죽음의 위협 앞에서도 지켜낸 비밀 덕분에 독일군은 100 만 병의 와인을 두고 빈손으로 떠나게 된다 .
단순무식하고 술주정뱅이 한량이었던 봄볼리니와 마을 주민이 하나로 뭉쳐 100 만 병의 와인 사수 작전은 성공하고 마을 주민 모두 광장에서 축제의 춤을 추며 영화는 끝난다 . 빼앗으려는 자에게는 발효쥬스일 뿐인 와인은 지키려는 자에게는 생명의 피다 .
100 만 병의 와인은 마을 사람들의 피와 땀으로 일궈낸 생계 수단이자 순순히 빼앗길 수 없는 그들의 소중한 가치였다 . 전쟁의 상황 속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도 한 마을이 가진 와인이라는 자산은 죽음과도 바꿀 수 없는 것임을 묵직하게 전하는 영화였다 .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던 우리술의 역사 속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있었는지 다음 지면을 기약해본다 . / 유송이 는 전통주를 빚고 즐기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가양주 문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수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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