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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칼럼 · 2016.05.02

완주행보

안전숙박(安全宿泊) &lt4&gt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16.05.02 14:23 조회 5,30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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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와 언니방밤밥 집에 모르는 ( 아마도 ) 남자가 다녀갔다 . 이틀 집을 비우고 돌아오니 시원한 남자 화장품 냄새가 난다 . 이불이 뒤집혀 있을 뿐 방 모양새는 나설 때와 거의 같다 . 3 일 내에 28, 812 원이 입금될 거라고 에어비앤비에서 문자가 왔다 .

에어비앤비는 빈방을 여행자들에게 내주는 숙박공유 사이트다 . 완주까지 여행 오는 사람이 있을까 , 있다 해도 그런 사람이 에어비앤비로 우리집에 묵을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재미삼아 집이 빌 때 푼돈이라도 벌어볼까싶어 지난 겨울 등록해두었다 .

캡처
캡처

에어비앤비가 막 만들어질 당시에는 정말 자기 집에 노는 빈방을 내놓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전문적으로 숙박업을 하는 사람들이 예약사이트로 이용한다고 한다 . 제주나 부산처럼 유명한 관광지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주로 에어비앤비를 통해 손님을 받는다 .

전주에도 한옥마을 주변 숙박업소가 많이 올라있는 걸 보니 아마도 우리집에 온 손님은 전주 숙소를 검색하다 찾은 것 같다 . 나는 원룸에 살기 때문에 손님이 온다면 집을 통째로 내어주어야 한다 . 친구네 집에 신세를 져야 할 참이었는데 이번엔 일이 있어 서울에 가게 되었다 .

손님을 맞이할 마음으로 청소를 하면서도 집에 전혀 모르는 사람을 들인다는 것이 걱정이 되어 만약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사고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 체크아웃을 했을 거라 생각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그 사람이 아직 자고 있다면 ? 어딘가 숨어있다가 갑자기 나타난다면 ? 귀중품을 잃어버린다면 ?

가전제품이나 유리창 , 문 , 가구 등 집 상태가 엉망이 되어 있다면 ? 불안하기로 치면야 집에 다른 사람을 들이지 않더라도 걱정거리는 많다 . 우리집에 불이 날지도 몰라 , 강도가 들지도 몰라 , 지진으로 집이 무너질지도 몰라 , 만약에 , 만약에 , 만약에 ...

일단 처음이니까 이번엔 그냥 해보기로 했다 . 손님은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한 뒤 내 전화번호를 전해받고 문자를 보냈다 . 나도 현관 비밀번호를 문자로 알려줬다 . 무사히 체크인을 했다는 연락 , 다음날 잘 쉬었다 간다는 인사도 문자로 왔다 . 걱정했지만 별일 없어 다행이었다 .

여행이 가진 신비한 힘이라는 게 , 여행자들은 진정 하룻밤 묵을 곳이 아쉬운 때가 많고 그런 여행자들에게 대가없이 마음을 내어주는 사람도 많다 . 나 역시 해외여행 중에 카우치서핑으로 남의 집에 무료로 묶거나 자전거 여행으로 시골 마을을 지나면서 남의 집 마당에 텐트를 치고 신세를 졌다 .

카우치서핑은 에어비앤비가 공유경제 숙박사업으로 인기를 끌기 전부터 전세계 배낭여행객들 사이에 무료로 잠자리를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유명했다 . 빈방이든 , 소파나 몸을 누일 공간이든 , 예산이 빠듯한 여행객들에게 하룻밤을 묵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사람들과 찾는 사람들이 만나는 사이트다 .

규모가 커지면 문제도 많아지듯 카우치서핑도 에어비앤비도 사건사고 소식이 많이 들린다 . 집주인이 위해를 가할 수도 있고 손님이 위험한 인물일 수도 있다 . 손님이 온다는 덕에 방을 대청소하고 빈 집을 내주는 것으로 몇 만원을 벌었지만 매번 흔쾌히 손님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 .

지난 겨울 여행 다니느라 집을 비울 때 친구가 찾아와서 며칠 지내다 간 적이 있는데 그처럼 아는 사람들이 와서 쉬었다가는 정도면 괜찮겠다 .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아늑하고 안전한 장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

시끄럽고 바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조용한 곳에서 쉬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좋겠지 . 우리집 베란다에 앉아 눈앞에 펼쳐진 논을 보고 있으면 조용하고 평화로운 기분이 든다 . 이런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들이 떠올랐다 . 기혼 여성에게 자유와 평화의 1 박을 .

1 인 여성 여행자들에게 안전하고 조용한 숙소를 . 먹고 자는데 신경쓰지 않도록 원한다면 저녁밥과 다음날의 아침밥도 해주자 .

에어비앤비의 B&B 가 bed and breakfast 에서 유래했듯 우리집 서비스의 이름은 “ 언니를 위한 방과 밤과 밥 , 언니방밤밥 .” * 글쓴이 바닥(badac) 이보현은 새내기 귀촌인이자 완주의 직장인으로 필요한 물건을 만들어(줍거나 얻어) 쓰는 자급생활을 지향한다.

현장 사진

안전숙박(安全宿泊) &lt4&gt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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