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공동체이야기] 폭염을 식혀주는 매미 요즈음의 날씨는 매일 역사이래, 최고치라는 수식어를 붙이면서 날씨예보를 하고 있다. 정말 더운 날씨이다. 기후변화를 이야기하면서 우리도 열대지방의 기후로 갈 것이라고 전문가의 말을 빌려 말하곤 했지만 우리가 현실로 겪고 있는 것 같다.
3년 전에는 곶감과 콩 농사가 피해를 보았고, 올해는 감을 비롯한 유실수들이 냉해를 입는 것으로 시작으로 모든 작물이 타 죽을 정도의 기온으로 작황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벌써부터 겨울 김장을 걱정을 하는 목소리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휴가철이 되면서 계곡으로 바다로 산으로 휴가를 떠나고 있다.
너무 더워서 그런지 매미소리도 쉽게 들리지 않고 있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더위를 식히노라면 우렁찬 매미의 울음소리도 한 몫을 했는데 더위가 기승을 부리니 이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7년을 땅속에서 살다가 세상으로 나와 한 달도 채 살지 못하는 생애를 위해 매미는 그 긴 시간을 기다린다.
매미가 그리 길게 기다리면서 꾸는 꿈이 무엇일까 하고 생각해 본다.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이 무엇이기에 그리 참고 땅 위로 솟아나오려고 하고 있을까? 완주의 공동체 사업은 이제 10년을 바라보고 있다. 매미의 기다림보다 더 긴 세월을 보낸 셈이다.
그 긴 세월 동안 무슨 꿈을, 어떤 사명감으로 가지고 달려 왔을까 하는 생각해 본다. 공동체가 돈을 많이 벌려고 했을까? 우리 가족이 사업을 통해 부귀영화를 보자고 참여했을까? 남들에게 위세를 떨려고 하고 있을까?
큰 돈은 아니지만 우리 공동체가 오순도순 즐겁게 생활하고 이웃의 정을 흠뻑 누리자고 하는 것일까? 이런저런 많은 꿈을 꾸고 있다. 그 속에는 속이 타는 일도 많았고, 되지도 않는 욕을 먹기도 했고, 오해를 받는 일이 헤아릴 수 없이 있었으리라 짐작한다.
그래서 앞에서 이끄는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10여 년 가까이 이끌어 오고 있다. 그러나 정작 기다려주지 못하고, 재능을 발휘할 기회를 주지 못하고, 느리고 천천히 가자고 구호처럼 외쳤지만 실제로는 힘이 있거나 능력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들이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할 때보다 월등하게 차이를 보이는 성과를 내는 것도 아니다. 다만 내가 해야 한다는 아집(?)이 작동하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그 공동체는 지금까지 공동체성을 잘 만들어 왔는데 그 안의 마음들은 상할 대로 상하게 된 것이다. 공동체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늘 강조해서 말한다.
천천히 더디게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핵심이다. 그러나 처음에는 그렇게 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속도가 붙고 사업이 확장되면 할수록 주변을 보지 않고 욕심을 내기 시작한다. 기다림이란 없다. 남이 하는 것을 참지 못하고 내가 해야 한다.
기다리고 함께 하는 것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고 가야 할 목표에 다가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만 살고 없어지는 세상이 아니다. 다음 세대를 위하는 것을 남겨야 하고 넘겨주어야 할 것도 많을 것이다.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내지 않고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우리라는 것을 되새겨 보았으면 한다. /이근석( 완주공동체지원센터장 )은 귀촌해서 고산 성재리 화전마을에 살고 있다. 전북의제21 사무처장을 거쳐 지금은 완주공동체지원센터장으로 지역사회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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