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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칼럼 · 2022.05.19

신미연의 시골생활 이야기 23

들풀(잡초)에 관한 이야기보따리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22.05.19 13:38 조회 4,47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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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잡초)에 관한 이야기보따리 최근에는 들풀워크샵을 종종 열고 있다 . 현재 일하고 있는 청촌방앗간에서도 그렇고 학교와 도서관 심지어 전주에서도 들풀을 채집해서 풀을 관찰하고 이름을 익히는 작업들을 더욱 많은 사람들과 나누게 되었다 .

완주에 오기 전까지 풀맹이었던 나는 어느새 풀쟁이가 되어서 풀이 가지는 신비의 세계로 사람들을 안내하고 있다 . 풀을 먹을 수 있고 풀이 우리에게 면역력과 건강함을 선사한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안다면 제초제나 농약을 뿌리는 일이 줄어들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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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을 바라보는 것으로도 내 마음이 조금이나마 겸손해지는 것은 낮은 자리에서도 꽃을 피우고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 한없이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존재만으로 잠들고 있던 감각들을 깨워나게하고 입가에 미소가 절로 퍼진다 .

우리는 보통 약념 ( 양념 ) 을 해서 요리를 하는데 그 전에 식물에는 본연의 다양한 맛이 있다 . 심지어 짠맛 , 단맛 , 신맛 , 쓴맛 , 매운맛 , 감칠맛 등 오롯이 그 맛을 가지고 있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 숲에 가야만 자연의 신비를 느끼는 것은 아니다 .

바로 지금 내 발밑에 있는 이곳에서부터 자연은 언제나 경이로운 아우라를 자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 서울에서 살때는 온통 세상이 시멘트와 콘크리트 뿐이라고 여겼었는데 , 경천에 살면서 가끔씩 도시에 나갈 때마다 콘크리트 바닥 사이사이로 피워나는 들풀을 보며 한없이 넋놓고 있을 때가 많다 .

그 틈새를 비집고 올라오는 것이 가능한가 싶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해서 오로지 그것만 보이는 것이다 . 그렇다면 그 생명력을 내가 먹는다면 나 또한 들풀의 강인함을 닮을 수 있지 않을까 . ‘ 내가 먹는 것이 곧 나 ’ 라는 말이 있듯이 올해는 들풀을 계속해서 섭취했더니 똥 색깔 역시 초록색이다 .

하하 . 덕분에 아 ! 그렇지 나도 자연의 일부지 ! 라는 것을 새삼 또 알아차린다 . 올해부터는 들풀을 먹는 법도 연구중이다 . 이렇게도 먹어보고 저렇게도 먹어보며 최상의 맛을 찾아서 사람들에게 더욱 다가갈 수 있도록 들풀을 돕고싶다 .

다큐 ‘ 대지에 입맞춤을 ’ 에서는 세상에 들풀이 없다는 것은 가뭄이나 홍수로 연결될 수 있을만큼 자연현상과 아주 직접적인 연관이 있고 , 세상이 들풀로 가득 찬다면 그 주변에서 살고 있는 여러 작고 작은 생명들과 함께 건강한 토양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

그래서 들풀은 대지를 살리고 대지는 들풀을 살리는 상생의 관계를 맺고 있다 . 토양이 건강하다면 우리가 먹는 채소 또한 이로운 영양소를 듬뿍 담고 그것이 우리 몸과 마음에 영향을 줄 것이다 .

앞으로 토양의 멸종을 막지 못한다면 향후 60 년 내에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 모두 고갈될 것이라는 UN 식량농업기구의 발표가 나왔다 . 인간은 계속해서 밭을 갈고 한가지 식물만을 위해서 다른 식물들을 죽이는 행위를 하면서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

우리가 심는 채소의 씨앗보다 이 땅에 먼저 씨앗을 뿌렸을 들풀을 존중하며 앞으로는 무엇을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개개인의 밥상에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 / 2018년 완주로 귀촌한 신미연 은 작은 텃밭을 일구며 제로웨이스트, 자급자족의 삶을 지향한다.

현장 사진

들풀(잡초)에 관한 이야기보따리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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