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부터 준비하는 김장일기 더위가 물러가는 계절 ‘ 처서 ’ 의 끝에서 가을을 맞이한다 . 나는 3 개월 후에 있을 김장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 밭을 만들고 씨앗을 파종하고 있다 .
작년에는 태어나 처음으로 씨앗부터 김장까지 해보았는데 봄에 무를 * 장다리박기 한 다음 5 월에 씨앗을 받아 사람들에게 나눔을 했었다 . 그리고 11 월에는 양가 부모님과 함께 무와 배추를 수확해 김장을 담갔다 .
그동안 어머니가 해주신 김치를 먹다가 직접 김장의 날을 열어 부모님과 함께 김치를 담갔던 것이다 . 어찌나 감회가 새롭던지 춥고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기억들 모두 추억이 되었다 .
* 장다리박기는 서리가 오기 전 무를 거두었다가 이듬해 봄에 다시 땅에 심어 씨를 받는 것 참 , 작년에 김장 이후로 조선무의 주변을 따스하게 해주면 월동도 하고 내년에 씨를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무 몇 개를 밭에 그대로 남겨놓고 거두지 않았는데 글쎄 올해 봄이 되고 보니 무의 뿌리가 다 물렁해지거나 썩어있었다 .
결국 나는 씨앗을 받을 수 없었고 , 아쉬움을 뒤로한채 새롭게 씨앗을 구해야했다 . 참 다행인 것은 얼마전에 열린 ‘ 씨앗받는 농부 ’ 의 토종씨앗 나눔행사에서 씨앗을 지키고 이어나가는 분들 덕분에 감사히 나눔을 받을 수 있었다 .
농부님들은 매해 토종씨앗 농사를 짓기 때문에 나는 그분들이야 말로 ‘ 살아있는 씨앗은행 ’ 이라고 생각한다 . 매해 새롭고 건강한 씨앗을 받을 수 있으니 마음 한켠이 든든하다 .
토종씨앗은 나 혼자 심어서는 종자를 지키는 것이 어렵고 지역에서 토종씨앗을 심고 나누는 문화가 자연스레 형성되었을 때 계속해서 심어나갈 수 있는 것 같다 . 올해는 고춧가루를 직접 내어 김장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내년을 기약해야할 것 같다 .
대신 마늘과 양파 등 다른 재료들을 잘 거두었기 때문에 만족하는 바가 크다 . 처서 무렵 구억배추와 나눔받은 조선무 , 연길무 씨앗을 파종하였다 . 씨앗부터 시작하는 두 번째 김장이다 . 올가을에는 어떤 그림들이 텃밭에 펼쳐질까 ? 그리고 김치는 어떠한 맛을 담 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
/ 2018년 완주로 귀촌한 신미연 은 작은 텃밭을 일구며 제로웨이스트, 자급자족의 삶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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