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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칼럼 · 2019.06.05

바닥의 걸어서

마음을 돌보려면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19.06.05 13:48 조회 5,06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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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돌보려면 아무래도 우울증인 것 같다 . 병원에 가보지는 않았다 . 우선 상담을 받아보자 생각하면서 지지난주부터 상담을 다니기 시작했다 . 지난 몇 달을 돌이켜보니 가을과 겨울에는 뭐든지 할 수 있는 기분으로 많은 일을 했고 , 봄에서 여름이 되는 계절이 되자 무력감이 밀려왔다 .

우울하긴 했지만 일상생활을 못할 정도는 아니어서 괴롭고 하기 싫은 채로 여전히 많은 일을 한다 . 회사에 다니며 정해진 일과를 소화하고 , 이렇게 완두콩에 글도 쓰고 , 기분이 좀 나아지진 않을까 하는 마음에 정신건강 워크숍에도 가보고 , 우울증 관련한 책도 사서 봤다 .

[업로드] 바닥이미지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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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 저 우울증인가요 ?>( 오카다 다가시 지음 ) 와 <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 스콧 스토셀 ) 를 읽고 있다 . 그러다보니 정말 나는 우울증 , 그것도 조증과 울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양극성 기분 장애 ( 조울증 ) 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강력하게 든다 .

작년과 제작년 , 그 전 해의 일기를 들춰보며 매해 비슷한 시기에 수개월씩 무력감에 시달리다가 괜찮아지는 패턴을 다시 확인했다 . 그 사실을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다 . 나의 일 년에는 비수기와 성수기가 있구나 .

그러니 괴로운 때가 되면 언젠가는 끝난다는 걸 알고 어떻게든 버티고 잘 기다리면 되겠다고만 생각했다 . 성수기의 내가 벌려놓은 일들을 꾸역꾸역 해치우고 , 어떻게 하면 기분이 조금이라도 나아질까 이런저런 일들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 가만히 있어도 괴로우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

누워서 멍하니 있어도 편하게 쉬었다는 기분이 들지 않고 안절부절한 마음이었다 . 집에 혼자 있어도 괴롭고 머리가 아프니 , 누가 불러주면 고마운 마음으로 나가고 사람들 앞에 서는 강연이나 라디오 출연 , 인터뷰 섭외 , 원고 청탁 등 일거리가 생기면 마다하지 않았다 .

동시에 어떻게 먹고 살까 뭘 해야 할까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앞날을 대비해 수업을 들으러 다니거나 자격증 공부를 했다 . 작년 여름 , 운전 중에 갑자기 끼어드는 차 때문에 놀라 엉엉 울었던 적이 있다 . 그때 처음 신경정신과에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

어디로 가는 게 좋을까 찾아보다가 흐지부지 되고 말았는데 수입이 일정하지 않다는 이유로 상담이든 치료든 부담된다고 생각했다 . 그래서 올해에는 월급을 받는 직장에 들어갔고 그땐 당장 상담이 필요하지 않은 성수기 상태였다 . 운동을 시작했고 즐겁게 몇 달을 보냈다 .

3 월까지는 에너지가 넘쳐서 마라톤도 나가고 일터에서도 더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궁리하며 신나게 지냈다 . 다행히 책에서 본 사례처럼 조증상태일 때 감당하지 못할 행동으로 자신을 괴롭히지도 않고 , 우울할 때 죽고싶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극한에 겨우 버티고 서 있는 느낌이다 . 내 상태를 파악하고 해결을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겠지 . 책을 보고 혼자서 많은 생각을 한다고 나아지지는 않을 것 같다 . 생각을 덜 하는 게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쉽지 않다 .

상담을 두 번 다녀왔는데 갑자기 마음이 급해져서 상담보다 약물치료를 해야하는 건 아닌가 싶지만 이 마음까지 포함해서 상담사 선생님과 솔직하게 대화해봐야겠다 .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호하지만 아무말이나 쓰는 일기라도 매일 빠뜨리지 않고 쓰려고 한다 .

그나마 꾸준히 일기를 써왔기 때문에 지난 몇 년간의 패턴을 발견하기도 하고 겨우 하루 동안이라도 마음을 일으킬 힘을 얻는다 .

현장 사진

마음을 돌보려면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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