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 마음 한구석에 미루어두었던 마당 한 곁의 텃밭이 자꾸 눈에 밟힌다 . 이제 슬슬 몸을 풀고 마당에 나가보자 . 싱싱한 상추 , 깻잎 , 쑥갓 그리고 방울토마토의 맛에 마음이 설레기 시작한다 . 그런데 무작정 밀고 나오는 잡초 생각을 하면 그 설레임은 공포로 바뀐다 .
잡초를 대항할 묘책은 없는 걸까 . 오랜 시간 동안 특정 신문의 독자였지만 완주로 이사를 하니 구독을 끊어야 했다 . 다른 신문은 다 배달이 되는데 유독 그 신문만 볼 수 없었다 .
내 생각과 다른 기사와 논설 , 과도한 광고로 도배된 지면을 보면서 생겨날 치받침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다른 신문의 구독도 포기했다 . 매일 신문을 보지 못하는 것도 답답했지만 다른 답답함도 있었다 .
신문지가 없으니 커다란 창문을 닦을 마땅한 것도 없고 깨질 물건을 조심스럽게 가져가야 할 때 충격완화제로 포장할만한 것도 없었고 습기가 많은 곳에 깔아둘 만한 것도 없고 특히 이런 저런 일로 불을 피울 때 불쏘시개로 신문지는 절실했다 .
그 불편함을 더하는 것이 있었는데 바로 마당에 텃밭을 만들 신문지가 없는 것이었다 . 신문지로 텃밭을 만든다고 ? 맞다 . 신문지는 텃밭의 잡초를 방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 신문지를 뿌리덮게 (Mulch) 재료로 쓰면 된다 .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비닐로 뿌리부분의 흙을 덮는다 .
보온 , 보습 , 잡초방지 , 작물의 청결유지의 역할을 한다 . 비닐이 그 역할을 잘 하기는 하지만 토양으로의 산소 공급을 방해하고 토양 구조를 유기적으로 개선하지 못하며 사용한 비닐은 처리하기 어려운 폐기물이 된다 . 신문지는 비닐을 대신해 훌륭한 뿌리덮게 역할을 할 수 있다 .
퍼머컬처 (Permaculture) 는 신문지를 사용해서 만드는 다층뿌리덮게 (Multi-Layer Mulch) 를 안내한다 . 우선 척박한 토양에 영양분도 공급하고 뿌리덮게 역할을 할 유기물질이 필요하다 . 가장 좋은 재료는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잡초이다 .
푸른색을 띠고 있는 여러 가지 잡초는 토양에 부족한 질소 뿐 아니라 작물성장에 필요한 미량성분도 포함하고 있다 . 잡초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텃밭을 만들 토양 위에 얇게 깔면 된다 . 질소분을 더 공급해주려면 가축 분뇨를 잡초더미 위에 얇게 더 깔아도 된다 . 이제 신문지가 등장할 차례이다 .
잡초더미 , 분뇨 층 위에 신문지를 덮으면 된다 . 그냥 신문을 펴서 덮으면 바람에 날려 제대로 깔 수 없다 . 양동이에 물을 담아 신문지를 적시고 손에 잡히는 대로 펴면서 덮어준다 . 꼭 한 장씩 덮을 필요는 없다 . 몇 장이 겹쳐져도 큰 상관없다 . 다만 비어있는 공간이 없도록 덮어준다 .
이 상태로 물기가 마르면 신문은 바람에 날아갈 것이다 . 그래서 신문지 위에는 볏짚을 얼기설기 깔아준다 . 맨 아래에 있는 잡초와 분뇨 층이 토양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동시에 토양의 구조를 개선해주고 신문지와 볏짚이 보온과 보습을 하면서 햇빛을 차단해서 잡초의 발아를 막는다 .
바로 작물을 심을 수 있다 . 모종삽으로 신문지를 약간 찢고 맨 아래 잡초 층을 헤친 후 토양에 모종 뿌리가 들어갈 충분한 공간을 만든 후 모종을 심은 뒤 비어있는 공간에 잘 발효된 퇴비를 넣고 갈무리를 하면 된다 . 한 달 즈음 지난 텃밭의 토양은 지렁이의 천국으로 변한다 .
그렇게 텃밭은 건강해지고 신문지의 역할로 잡초에 시달리지 않는다 . 그러면 우리 집 마당의 텃밭에 사용하는 신문은 ? 얼마 전부터 전주의 신문보급소에서 그 신문을 우편으로 보내준다 . 하루 늦게 도착하는 구문 (?) 이지만 잘 읽고 신문지도 잘 쓰고 있다 .
그래서 여전히 그 신문이 우리 집 텃밭의 잡초 해결사이다 . 진보신문이든 보수신문이든 , 잘 읽고 난 완두콩도 좋다 . 신문지를 잡초 해결사 삼아 올 봄에는 신나게 텃밭농사 시작해보자 . /임경수(귀촌인. 논산희망마을지원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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