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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소식 · 2019.01.29

완두콩 새식구, 임연주

완주 곳곳에서 벌어지는 행사, 소식, 현장 기록을 차분하게 모아 보여드립니다.

등록 2019.01.29 17:07 조회 2,76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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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시호일 ( 日日是好日 ) 나름 열심히 살았다 . 좋아하는 공부를 했지만 그에 대한 응답은 쉽게 오지 않았다 . 선택의 갈림길에서 늘 고민이 컸다 .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 전주에서 대학원을 마치고 유학을 준비했는데 잘 안됐다 . 또 다시 이정표를 고쳐야했다 . 전공을 바꾸어 서울로 올라갔다 .

또 다른 재미있는 공부라고 생각했다 . 그간 느슨하게 산 것도 아니었는데 도회지의 삶은 더욱 빡빡했다 .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쳤다 . 사람들이 풋내기라고 여길만한 나이도 아니게 되었다 . 학기 막바지 직전에 고향인 전주로 돌아왔다 . 방학이 되자마자 동생이 링크 하나를 공유해주었다 .

임연주
임연주

완두콩 구인 공고였다 . 운이 좋게 회사에 들어왔다 . 완주까지의 통근은 생각보다 막막했다 . 버스가 없는 건 아니지만 배차 간격으로 인격 테스트를 받는 듯했다 . ‘ 원주에서 서울까지 통학도 했는데 이쯤 못하랴 ’ 했던 만만한 자신감이 첫날부터 꺾여버리고 편두통이 왔다 .

어쩔 수 없이 바로 다음날 한의원에 갔더니 신경성이라고 들었다 . 다리를 많이 움직이는 활동을 해야 한다고 . 그렇게 고산터미널에서 완두콩이 있는 지역경제순환센터까지 아침마다 걷기로 했다 . 걷기 시작하면서 완주의 풍경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

그리고 거의 비슷한 시간대에 지팡이를 짚으면서 걷는 분도 마주쳤다 . 30 분이라는 짧은 시간조차 낼 수 없었던 서울에서의 삶도 돌아보게 되었다 . 무엇을 위해 그렇게 달려왔던 걸까 ? 아무도 뒤에서 쫓아오지 않는데 느릿느릿 걸을 수는 없었나 ?

땅을 디딜 두 다리의 힘은 점점 빠져나고 무능력한 살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 이제 완주로 온 지도 , 걸은 지도 3 주가 되어간다 . 어느덧 다리에 근육이 붙어서 딴딴해지는 게 느껴진다 . 조금 이른 출근 시간에 아침마다 길고양이들 사료를 주고 , 좋은 분들과 시간을 보낸다 .

( 게다가 점심이 늘 맛있다 !) 또한 취재를 다니면서 더욱 많이 걸으며 완주 분들을 만난다 . 최근 일본 영화 ‘ 일일시호일 ’ 을 봤다 . ‘ 매일 매일 좋은 날 ’ 이라는 뜻이다 . 매일 아무 일도 없이 흘러가는 것 같지만 , 하루하루가 쌓여서 오늘이 있다 .

무언가에 치여 그동안 나날의 소중함을 잊고 지냈다 . 완주의 ‘ 일일 ( 日日 )’ 을 ‘ 일일 ( 一一 )’ 이 전하면서 마음의 근육도 다져졌으면 좋겠다 . /임연주

현장 사진

완두콩 새식구, 임연주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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