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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2022.12.27

봉동 상장기공원의 일상

봉동 상장기공원

마을과 사람, 계절과 공동체의 시간을 깊이 있게 기록하는 완두콩의 기획 기사 모음입니다.

등록 2022.12.27 17:21 조회 2,80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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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르마 한 대 겨우 지나던 길 사계절 아름다운 '봉동핫플'로 변신 중 쌀쌀한 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어김없이 자전거를 타고 공원을 찾는다. 경사가 완만하고 도로가 평평하게 잘 조성돼 있어 자전거를 타기에 최적의 코스이다.

상장기공원에 활기가 돈 것은 도시재생사업을 통한 경 관 조성은 물론 새로운 상점이 문을 열고 주민들의 발 길이 이어지면서부터다. 주민들의 산책로이면서 자전 거를 탄 라이더들의 필수코스, 매년 당산제를 지내는 역사의 현장이자 밤에는 주민들이 모여 함께 체조를 하는 여가의 공간이기도 한 이곳.

상장기공원 야경1
상장기공원 야경1

그리고 마을 주민들 의 삶터이기도 한 상장기공원 일대를 찾았다. 마을의 평안을 비는 당산제가 열리는 공간 상장기 마을 내 제방자리에 위치한 상장기 공원은 그 모양이 마소의 멍에를 닮아 ‘ 멍에방천 ’ 이라고 불렸던 곳이다 .

장마철 제방이 무너지거나 강물이 범람해 인명과 농작물 피해가 많았던 곳으로 이곳에선 마을의 평안과 풍년을 비는 당산제와 씨름 대회가 지금도 열린다 . 과거엔 매년 음력 7 월 20 일에 열렸지만 2009 년 이후부터는 읍민의 날 행사와 함께 10 월 10 일에 열린다 .

“ 옛날엔 집집마다 돈을 걷어서 우리가 떡도 만들고 돼지머리도 삶아서 제사를 지냈어 . 그때가 좋았지 . 또래 친구들이 많아서 당산제 하는 날이면 노는 날이었거든 . 동네 사람들이 먹을 걸 똑같이 나눠먹곤 했어 .

지금은 동네 사람보단 여기저기서 사람이 많이와 .”( 상장기 마을 조상희 할머니 (87)) 수백년 수령을 간직한 당산나무가 하늘 높이 뻗어있다 . 이 나무는 오랜시간 마을과 사람의 시간을 관조해왔을 터 . 한 마을주민은 “ 여기 있는 당산나무는 나 6~7 살 때도 참 커서 나무에 올라가서 놀곤 했다 .

보호수도 우리 어렸을 때부터 저렇게 컸다 . 옛날 일제강점기 때부터 있었던 거라고 하는데 200 년은 훨씬 더 됐을 것 “ 이라고 말했다 . 주민과 라이더들의 쉼터 지난 2 일 오전 , 제법 쌀쌀하다 . 저 멀리 찬 공기를 뚫고 세 명의 라이더들이 나타났다 .

헬멧과 넥워머 , 장갑으로 무장한 이들은 전주 송천동에서 15km 가량 되는 이곳까지 자전거를 타고 왔다 . 매주 월수금이면 라이딩을 한다는 이들은 온새미로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이다 . 이들은 전주천을 타고 자전거도로를 따라 삼례 하리교를 넘어 상장기 공원까지 온다 .

경사도 판판하고 자전거도로가 잘 구비되어 라이딩에는 최적의 코스이다 . 정양균 (69) 씨는 “ 보통은 고산 세심정 , 대아저수지 밑까지 돌아오는데 오늘은 추워서 상장기 공원에서 돌아가는 코스로 짰다 . 오는 길에 맞바람 때문에 생각보다 힘들었다 .

바람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자전거가 안 나가서 애 좀 먹었다 ” 고 말했다 . 천현우 (67) 씨 , 최차영 (70) 씨는 “ 만경강을 타고 바람따라 물따라 오면 경치가 끝내준다 . 한 폭의 그림 같다 . 이곳은 사계절이 다 아름다운 곳 ” 이라고 말했다 .

같은 시각 , 한 어르신이 공원 의자에 앉아 사색에 잠겨있다 . 김모 (75) 할아버지는 오전 일을 마치고 막 퇴근을 한 참이었다 . 퇴근 후 만경강과 용복리 산등성이를 바라보는 것이 하루 일과 중 하나라고 했다 . “ 일 마치고 청둥오리들을 보고 있었어요 .

겨울이 되면 이쪽에 먹이가 많은지 청둥오리가 많아요 . 한겨울이 되면 그게 이곳의 장관이에요 . 용복리 쪽 산등성을 보면서 옛날 사람들도 이 광경을 보고 있었겠지 하는 생각을 해봐요 . 퇴근하고 한 20 분 정도는 이곳에서 쉬다 가요 .

물과 저 멀리 산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굉장히 편해요 .” 도시재생사업 등 공원은 계속해서 변화 중 상장기 공원 일대는 과거 ‘ 웃장터 ’ 로 불리며 5 일장이 열리던 곳이다 . 주민들에 의하면 지금의 공원 자리에는 모두 집이 있었다 .

나무 밑 , 둑 밑에도 판잣집이 즐비했고 둑방 밑으로는 장터가 열리곤 했다 . 한 주민은 “ 지금 공원에는 하꼬방 ( 판잣집 ) 이 있었다 . 옛날엔 여기가 번화가였지만 지금은 구닥다리가 됐다 . 둑방길은 돌과 풀만 있었고 , 구르마 한 대가 겨우 지나가던 좁은 길이었다 ” 고 말했다 .

5 일장이 서는 읍의 중심에서 점차 활기를 잃어갔던 공원 일대는 최근 각종 도시재생사업으로 활력을 띄고 있다 .

지난 2017 년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2017 년 공공디자인으로 행복한 공간만들기 ’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 마을숲복원 및 정자정비 ▲ 히스토리 오브제 ▲ 공공시설물 설치 ▲ 모험성장 놀이터 ▲ 쉼터 및 건강걷기 길 조성 등을 완료했고 , 지난해 12 월에는 완주군도시재생지원센터의 ‘ 도시재생대학 시범사업 ’ 으로 마을주민들과 함께 담장을 정비했다 .

최근에는 2 층 규모의 정자 ‘ 봉상정 ( 鳳翔亭 )’ 이 세워졌다 . 정자 1 층은 마을주민의 휴식공간 , 2 층은 관광객의 쉼터 및 전망대가 있다 . 한편 공원을 찾은 사람들을 위한 카페와 음식점도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

카페 ‘ 온드림 ’ 은 아침부터 커피를 사가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 그 옆엔 최근 문을 연 젊은 감각의 카페 ‘ 경성살롱 ’ 이 있다 . 한상학 (70) 상장기 마을 이장은 “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다시 고향을 찾았을 때 잘해놨다는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주민들이 함께 노력하고 있다 .

상장기 공원은 봉동읍에서 외지인이 가장 많이 오는 공원이다 . 올해 정자를 마련해 바람 피할 곳 없던 어르신들이 따뜻하게 쉴 수 있도록 했다 . 공원을 찾는 분들이 깨끗하게 잘 이용해주면 좋겠다 ” 고 말했다 .

만경강 범람 피해 달래려 제사지낸 게 시초 봉동 당센제와 씨름 이야기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상장기공원 일대에 자리한 당산나무 아래는 고산현 관할의 죄인을 처형하는 사형 터였다 . 또 호우가 내리면 만경강이 범람하고 제방이 터져 인명피해와 농작물의 피해가 있던 곳이다 .

마을에서는 이를 달래기 위해 당산제를 시작했다고 한다 . 당산제를 지낸 후에는 하천 변 모래사장에서 큰 씨름판이 열렸다 . 보가 언제 터질지 몰라 장마철에 보가 터지는 것을 감시하다 기다리기 무료해 씨름하게 되었다는 설이 있고 , 봉동읍의 기가 세서 터를 누르기 위해 장정들이 씨름했다는 설도 있다 .

한편 이때 씨름판에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주민 모두가 참여했는데 이러한 전통으로 유명 씨름 장사들이 많이 배출된 곳으로도 명성이 높다 .

현장 사진

봉동 상장기공원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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