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고지마을 ] 농부의 아내가 아닌 어엿한 농부 똑순이 우옌레홍씨 이것저것 키우다 기러기까지 손대 미래에는 베트남떡공장 사장님 8 월 28 일 오후 2 시께 우옌레홍 (32) 씨는 늦은 점심을 먹으러 집에 들어온 참이었다 .
오전 내 밭에서 고추를 따고 온 그녀는 밥을 먹고 다시 밭으로 나갈 생각이다 . “ 요새는 바쁘죠 . 최근에 비가 많이 와서 일을 못했잖아요 .” 농부의 아내보다 농부라는 수식어가 더 어울리는 우옌레홍씨는 마을에서도 알아주는 부지런한 농사꾼이다 .
집 마당에서 기러기 십 여 마리를 키우고 , 논농사는 물론이거니와 밭에는 고추와 마늘 , 깨 , 고구마 등 각종 채소를 심어 놨다 . “ 농사가 재미있다 ” 고 말하는 그녀의 얼굴에는 자식 둘 둔 엄마의 표정보다도 호기심 가득한 여학생의 표정이 보인다 .
베트남이 고향인 그녀는 10 여 년 전 한국으로 시집왔다 . 시집온 후 농사를 시작 했는데 하다 보니 농사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고 새로운 작물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다 . “ 한국 고추를 심으면서 베트남 고추도 심어봤어요 . 이게 한국 청량고추보다 훨씬 맵고 향도 좋아요 .
로컬푸드직매장에도 내놓고 판매해봤는데 반응이 괜찮았어요 . 가끔 베트남 고추를 찾는 사람들한테 전화가 올 때도 있어요 .” 베트남 가족들이 보내준 모종으로 심은 베트남 고추와 가지는 농사 경력 십여 년 차인 그녀의 손을 거쳐 쑥쑥 자랐다 .
한국 가지와 다른 생김새를 가진 베트남 가지의 요리법을 물었다 . “ 장아찌처럼 해먹으면 돼요 . 맛있어요 . 이것도 잘 키워서 나중에 로컬푸드직매장에 한 번 내어보고 싶어요 .” 이 뿐 아니다 . 그녀는 집에서 베트남 전통 떡도 만들어 인터넷을 통해 판매한다 .
찹쌀 , 녹두 , 콩 , 고기 , 바나나 , 코코넛 등이 들어가는 떡이다 . “ 떡 만들 때는 밤에 잠도 못 자요 . 바나나와 코코넛이 들어가다 보니 살짝 달아요 . 저희 시어머니는 단거를 좋아하셔서인지 제가 만든 떡을 좋아하세요 . 소화도 잘 되고요 .
호불호가 좀 있는데 좋아하는 분들은 다들 맛있게 드시더라고요 .” 마을에는 우옌레홍씨 동향 친구들이 몇 명 있어 가끔 만나 고향 이야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낼 법도 한데 그녀는 그럴 시간도 없다고 한다 . “ 우리 마을에도 베트남 동생이 있어요 . 근데 시간이 없어서 못 만나요 .
저 농사지어야 해요 .( 웃음 )” 우옌레홍 씨의 집 앞 마당에는 기러기들이 산다. 집 앞마당을 가득 채운 기러기도 그녀의 제안으로 키우게 됐다 . 냄새가 난다며 남편이 말렸지만 그녀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 “ 베트남에서는 기러기를 많이 키워요 .
새끼는 고양이들이 잡아먹어서 지금 집 안에서 키우고 있어요 . 기러기들도 사람을 알아보고 낯선 사람이 다가오면 도망가고 그래요 . 제가 욕심이 좀 많아요 . 하고 싶은 것도 많고요 .” 농사를 하면서 가장 기쁠 때는 아무래도 수확을 할 때 . 그녀 역시 그렇다 .
힘들게 공 들인 농작물을 수확할 때는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다 . “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농사는 못 도와줘요 . 그런데 커도 농사는 안 하고 싶다고 할 거 같아요 . 엄마 아빠가 힘들어 보이니까요 .” 모고지마을의 똑순이 우옌레홍씨에게 꿈을 물었다 .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한다 .
자신만의 떡 공장을 차리는 것이라고 . “ 지금은 집에서 하니까 힘들어요 .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떡 공장을 차려서 본격적으로 떡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 재미있으니까 뭐든 해보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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