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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2020.03.16

교복입은 시민의 시대

학생-학부모-교사들의 집담회

마을과 사람, 계절과 공동체의 시간을 깊이 있게 기록하는 완두콩의 기획 기사 모음입니다.

등록 2020.03.16 16:43 조회 3,50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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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향교육공동체가 마련한 '만18세 투표시대, 학교와 지역사회의 역할' 집담회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아이들아, 너의 이익을 위해 투표하거라 " 교육구성원들은 만 18 세 선거권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

지난 3 월 투표권을 가진 고 3 학생들과 교사 , 학부모가 고산면 청년공간에 모여 ‘ 만 18 세 투표시대 , 학교와 지역사회의 역할 ’ 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 고산향교육공동체가 마련한 자리다 .

SJH 5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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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고산향교육공동체 이영미 집행위원장이 사회를 보고 고산고 송영웅 , 완주고 공희준 , 양현고 김은솔 학생 , 군산고 김석 교사 , 학부모 전명주 씨 , 고산풀뿌리교육지원센터 김애란 센터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 ◆ 이영미 =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선거권 연령이 만 18 세로 낮아졌다 .

이번 집담회는 교육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마련됐다 . 우선 현장 분위기가 어떤지 짚어보자 . △ 공희준 = 4 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데 , 출생일 때문에 생각보다 선거권을 가진 친구들이 많지 않다 .

학교에서 정치 얘기를 잘 안 꺼내긴 해도 ,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은 “ 부모님 따라 투표하러 가겠다 ”, “ 누구 뽑을 거냐 ” 며 관련 이야기를 하긴 한다 . 그래도 아직은 우리에게 주어진 권리에 대해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까지는 아닌 거 같다 . 생각보다는 크게 느껴지는 건 없는 편이다 .

△ 김은솔 = 4 년 전에 전주한옥마을에서 청소년선거권 서명운동을 함께 했던 친구들이 있다 . 청소년 인권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이다 보니 선거권 연령 하향에 대해 신기해하기도 하고 대체로 좋아한다 . 관심이 없는 친구들은 별 반응이 없기도 하다 .

△ 송영웅 = 정치 쪽으로 딱히 관심이 없는 편이라 선거권 연령이 하향된 것도 부모님을 통해 알게 됐다 . 학교에서도 정치 관련한 이야기를 잘 안하다보니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

△ 김석 = 만 18 세 투표가 가능해지면서 사회에서는 우려가 앞서는 편이지만 이 일은 ‘ 기본권의 확대 ’ 라고 생각한다 . 선거철이 되면 노인문제가 생길 때 의원이 찾아와서 어루만져주고 해결책을 만들어주려고 한다 . 하지만 학생들은 문제가 생겨도 갈 곳이 없다 .

이제 사회적 자원을 배분할 수 있을 것이다 . 비록 18 세 청소년 전부가 아닌 30% 가량 일지라도 , 정치인들이 청소년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 앞으로 청소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 장치들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

△ 전명주 = 우리 집만 보더라도 집안 풍경이 사뭇 달라졌다 . 아빠가 딸한테 선거운동을 하더라 . 이제 딸에게도 투표권이 생겼다고 말이다 . 사회에서는 청소년들이 한 정책에 꽂힌다거나 쏠리는 현상을 우려하던데 그것도 하나의 과정이라고 본다 . 또 민주주의가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이라고 생각한다 .

이제 초등교육부터 더 많은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 . - 민주주의 학습 12 년째 , 초등 때부터 선거 ‘ 청소년 정치적으로 미숙하다 ’ 는 말 이해 안가 ◆ 이영미 = 현재 어른인 세대들도 선거교육 제대로 한 번 받지 않은 채 바로 실전에 들어갔었다 .

그런데 어른들의 청소년들을 향한 우려가 강한 편이다 . 정말 우리 학생들에게 선거교육이 필요한가 . △ 김석 = 오히려 어른들은 어릴 때부터 복종을 배웠다 . 늘 ‘ 국가와 민족을 위해 ’ 라는 얘기를 들었고 시민이라는 말 자체가 없었다 .

하지만 아이들은 학교에서 주인의식 , 민주주의에 대해 교육받았고 훨씬 앞서있다 . 투표라는 것이 결국 계급투표이지 않나 . 시민교육방법 중에 ‘ 자기이익의 관철 ’ 이라는 말이 있다 . 공익이라는 건 허구일 뿐 , 청소년이 어떤 당을 뽑든 고유 권한일 뿐 걱정할 필요는 없다 .

△ 공희준 = 기본적으로 투표가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지는지 정도의 교육을 할 필요는 있겠다 . 하지만 선거교육의 취지는 좋을지라도 교육이 편향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 담임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본인의 정치적 견해를 주입하는 경우도 본 적 있기 때문이다 .

△ 김은솔 = 청소년 투표권이 먼저 주어진 선진국도 처음부터 잘 하진 않았을 거다 .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다보니 확대되고 그런 것이다 . 흔히들 ‘ 청소년은 정치적으로 미숙하다 ’ 는 말을 하는 데 그 뜻을 잘 모르겠다 . 성인도 투표 안 하는 사람도 많고 , 잘 모르는 사람도 많지 않나 .

물론 청소년도 정치적 관심이 없는 이들도 많지만 스무 살이 된다고 해서 바로 고쳐지는 건 아니라고 본다 . ◆ 이영미 = 선거교육 이외에 학생들이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이 어떤 방식으로 마련될 수 있는가 . △ 김석 = 지금은 논란을 피하려는 시기일 뿐 , 선거가 끝나면 교재가 만들어질 것 같다 .

현재 학생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통해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걸 몸소 배운 세대다 . 이러한 배움은 불편함이나 충돌을 통해서 생기는 거다 . 하루아침에 갑자기 좋아질 순 없다 . △ 전명주 = 현장에서 교육하고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동떨어진 교육 말고 실제로 우리가 참여해보는 걸 늘려나갔으면 한다 . 삼권분립 , 국회의 기능 이런 것들을 사회시간에 배우고 끝나지 않나 . 소모임 단위로 의정활동 감시 , 참관 등 이런 활동들을 하면 좋겠다 .

△ 김애란 =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인정하는 방법 , 내가 원하는 게 뭔지 당당하게 말하는 방법 등에 대해 교육했으면 좋겠다 . 어느 방식으로든 나의 권리를 실현시킬 수 있다는 걸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 "교내 선거교육 편향성 우려, 어느 정도 공감" ◆ 이영미 = 이 자리에 있는 학생들은 어떤 정책이나 공약에 관심이 갈 것 같나 . △ 공희준 = 정책이 수립되고 반영되는데 있어서 시간이 걸리지 않나 . 그래서인지 교육보다는 청년 , 창업 문제에 더 관심이 간다 .

총선을 통해 국회의원이 바뀐다 해도 수능을 보고 나면 청소년이 끝나기 때문이다 . 그래도 교육을 받으면서 불편한 점에 대해 고쳐주겠다는 공약이 있으면 좀 끌리긴 하겠다 . 실질적으로는 청년 , 대학등록금 , 평생교육시스템 등 이런 문제에 유념하면서 투표할 것 같다 .

◆ 이영미 = 이번 집담회를 하다 보니 , ‘ 보이텔스바흐 합의 ’ 교육지침 내용이 이해된다 .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청소년을 대상화 시켜놓았는지 알 수 있는 자리였다 . 끝으로 , 이 자리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해보자 .

△ 김석 = 유럽은 300 년 걸렸던 걸 우리나라는 이제 70 년 걸린 거다 . 이 짧은 시간 내에 아주 역동적인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을 인내해야 한다 . 사회적인 성숙이 필요하다는 걸 인지하고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가다 보면 더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

그리고 참정권은 정치적 기본권으로 볼 수 있는데 , 현재 그중에서 선거권만 만 18 세로 개정된 거다 . 피선거권 , 국민투표권 , 국민심사권 , 공무원과 배심원이 되는 권리는 이전과 그대로다 .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아쉬운 점이 아직 많다 . 앞으로 넘어야 할 고개가 아직 많이 남아있다 .

△ 김은솔 = 정치 쪽 권리와 교육이 서로 따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어떻게 해야 이걸 함께 계속 할 수 있을까 고민된다 . 학생회로서 정치참여를 하는 것도 제한적이다 . 학생 수 1,000 명 중에 21 명 정도만 참여를 하니 한계가 있는 것 같다 .

그래서 대의원회를 해보자는 제안을 했는데 “ 공부할 시간에 그런 걸 하냐 ” 는 얘길 듣는다 . △ 공희준 = 우리나라 특성 상 계단별 교육이 있다고 생각한다 . 학년별로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 그런 의미에서 선거권이 만 18 세로 나눠진 게 딱히 반갑지 않다 .

선거권도 만 나이가 아닌 딱 18 세로 바뀌면 좋지 않을까 싶다 . △ 김애란 = 20 대 청년들이 투표나 정치에 관심이 없는 이유가 의견을 주장해도 좌절됐던 경험 때문이 아닐까 싶다 . 하지만 지난 촛불혁명으로 경험했듯 , 계속 주장하다보면 언젠가 통한다는 걸 배웠지 않나 .

앞으로도 새로운 마음으로 같이 가보자 . △ 전명주 = 어디선가 ‘ 정치적인 게 가장 인간적이다 ’ 라는 말을 들었다 . 우리는 정치적 문제를 ‘ 그들만의 것 ’ 이라고 분리시키곤 한다 . 하지만 일상에서 법안들로 규정당하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

지금 일어나고 있는 또 다른 변화가 역류하지 않도록 흐름을 잘 탔으면 좋겠다 .

현장 사진

학생-학부모-교사들의 집담회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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