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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2026.01.19

지금 여기, 고산로 100

고산지업사 백응용, 서금자 사장 부부

마을과 사람, 계절과 공동체의 시간을 깊이 있게 기록하는 완두콩의 기획 기사 모음입니다.

등록 2026.01.19 13:29 조회 37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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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손님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고산지업사 백응용, 서금자 사장 부부 고산지업사 백응용 (85) 사장님은 올해 점포 정리를 앞두고 있다 . 1970 년부터 54 년째 운영해 온 지업사는 장판 , 벽지 , 마루 , 봉투 , 마대 , 테이프 등 생활자재와 농자재를 마을 사람들에게 공급해 온 공간이다 .

백 사장은 “ 단골도 지금도 많지 , 돌아가신 분들도 많고 ( 웃음 ). 나 나이가 있으니까 몸도 안 좋아져서 치료 좀 하면서 쉬려고 해 ” 라며 아쉬워했다 . 이어 “ 누가 한다고 하면 물건은 주겠는데 마음 한켠이 허전하네 ” 라고 덧붙였다 .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연령과 세대를 가리지 않는다 .

고산지업사 백응용, 서금자 사장 부부
고산지업사 백응용, 서금자 사장 부부

60 대 아줌마는 마대 한 자루를 사러 매일같이 들르고 20 대 김현아 씨는 파란 봉투 한 묶음을 사기 위해 찾아온다 . 백 사장은 “ 손님들 오면 얼굴만 봐도 좋고 물건 골라주는 거 재밌어 . 만오천 원짜리 사러 와도 만 원만 줘도 괜찮아 . 그래도 단골이 돌아와 주니까 힘나지 ” 라고 말했다 .

제품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담겨 있다 . 봉투는 크기별로 정리해 손님들이 편하게 고를 수 있도록 하고 장판과 벽지 , 마루 등은 마을 집집마다 필요한 만큼 공급했다 . 부부는 오랜 시간 함께 지업사를 운영하며 자식들도 모두 키웠다 . 딸둘 , 아들둘 , 손자들까지 성장했고 자식들은 공부도 잘 마쳤다 .

백 사장님은 “ 이제 점포 정리하지만 손님들과 함께한 시간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 아쉬움은 크지만 3 년만 더 하고 싶었는데 ” 라고 백 사장은 한숨을 섞었다 . “ 예전에는 이 골목에도 지업사가 많았는데 장사는 항상 잘됐어 .

지금도 손님 발길 끊이지 않는데 점포 정리한다니까 아쉬워하는 사람 많네 . 그거 보면 참 마음 아프지 ” 라며 백 사장은 미소 지었다 . 고산지업사에서 나오는 물건 하나하나는 단순한 생활용품이 아니다 . 50 년 가까이 마을과 함께해 온 시간 손님들의 이야기 , 부부의 정성이 담긴 흔적이다 .

오늘도 골목 어귀에는 아쉬움과 따뜻함이 함께 남아 이 작은 가게가 마을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자리할 것을 느낄 수 있다 .

현장 사진

고산지업사 백응용, 서금자 사장 부부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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