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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2024.12.31

연말엔 나눠야 제맛이지!

운주면새마을부녀회 김장 나눔

마을과 사람, 계절과 공동체의 시간을 깊이 있게 기록하는 완두콩의 기획 기사 모음입니다.

등록 2024.12.31 11:01 조회 2,50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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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호호, 새빨간 마음일랑 뜨겁게 비벼봅시다 운주면새마을부녀회 성큼 다가온 겨울이 새벽 공기를 싸늘하게 가라앉히는 시기 , 그럼에도 운주면 공유부뚜막 안은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훈훈한 열기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

김장하는 운주면새마을부녀회원들
김장하는 운주면새마을부녀회원들

슬픔은 덜고 , 기쁨은 나누기 위해 모인 이들과 함께한다면 추위는 눈 녹듯 사라진다 . ■ 부뚜막에서 김장하는 날 부쩍 추워진 지난 5 일 아침 , 운주면행정복지센터 뒤편 공유부뚜막 앞마당으로 들어서면 허리를 굽혀 절임 배추를 손질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

이날은 운주면새마을부녀회의 김장김치 나눔 봉사활동 3 일차다 . 첫 날에는 배추를 손질하고 , 이튿날에는 육수를 끓이고 양념을 만들었다 . 마지막 날 , 이틀 동안 소금에 푹 절였던 배추를 양념에 버무리려면 깨끗하게 씻어내야 한다 .

소금물을 머금고 배로 무거워진 배추를 물에 헹구고 , 물기를 짜내서 예쁘게 잎사귀를 정돈해 쌓는 일이 만만치 않다 . 바깥에서 공유부뚜막 안으로 커다란 소쿠리에 가득 쌓인 배추를 옮기는 사람들 중에는 새마을부녀회 연합회장 강래언 씨도 있다 . 몇 포기나 하는 거냐는 물음에 그는 “350 포기 정도다 .

매년 하는 포기 수가 늘면 늘었지 줄지는 않는다 ” 고 답했다 . “ 안에서 벌써 배추를 양념에 버무리는 작업이 한창 ” 이라며 이끄는 래언 씨의 손짓에 따라 공유부뚜막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 ■ 함께 합을 맞춰 김장해온 세월 김장김치 나눔 봉사활동은 운주면의 큰 연례 행사 중 하나다 .

해마다 돌아오는 김장철에 운주면 각 마을의 부녀회장들을 포함한 운주면새마을부녀회 , 운주면장과 부면장 , 여성단체협의회장까지 총출동한다 . 이번에는 운주면행정복지센터 직원들까지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

스무명이 넘는 인원이 한정된 공간에 있으면 동선이 꼬일 법도 한데 함께 김장이라는 큰 행사를 치러온 세월 덕분인지 각자 맡은 역할을 능숙하게 해낸다 . 열댓명이 작업대를 둘러싸고 서서 배추에 양념을 묻히면 , 다른 사람들은 작업대에 배추가 떨어지지 않도록 밖에서 배추 소쿠리를 계속 옮겨온다 .

김치가 차곡차곡 담긴 상자를 빼내고 빈 상자를 놔주기도 한다 . 마치 컨베이어벨트가 돌아가듯 척척 잘 흘러가는 작업을 보면 처음부터 김장이 순조로웠을 것 같은데 , 래언 씨가 말하길 사실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한다 . “ 올해 기후가 많이 이상했잖아요 .

여름 내내 기온이 너무 뜨거웠다가 한바탕 폭우가 내리기도 했고요 . 그 탓에 올해 농작물 농사가 전반적으로 어려웠는데 그중에서도 배추값이 엄청 비싸서 수급하기 힘들었죠 .” 다행이도 매번 김장용 배추를 거래하던 농장에서 계획했던 수량을 채울 수 있었다 .

래언 씨는 “ 배추 , 고추 , 마늘 등 김장에 필요한 재료 대부분을 항상 이 지역에서 농사지으신 분들로부터 사온다 . 김장김치 나눔 봉사활동이라는 걸 아시는 분들이 주문한 것보다 더 얹어주시기도 한다 ” 고 웃었다 .

■ 맛있는 김치의 비결은 ‘ 정성 ’ 산더미처럼 쌓여 있던 배추도 어느새 끝을 보이는데 , 작업하는 내내 사람들은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 오래 서 있느라 힘들었던 부녀회장 몇 명과 자리를 바꾼 직원들이 남은 김장에 박차를 가했다 .

정성껏 김치를 담그고 있다
정성껏 김치를 담그고 있다

잠시 휴식을 얻게 된 원장선마을 현옥춘 부녀회장은 김치 줄기 하나를 찢어서 맛보기도 했다 . “ 다 같이 김장하면서 이렇게 맛보는 것도 재미 중 하나지 .

내가 한번 먹어보니까 간이 아주 맛있게 잘 됐네 ~.” 이미 11 월에 김장을 마친 수청마을 이정례 부녀회장은 “ 과일 갈아서 천연 단맛으로 간 맞추고 , 무엇보다 우리들 정성이 듬뿍 들어가서 맛있다 ” 고 말했다 . 김장에 대해 잔뼈가 굵은 부녀회장들이라 김장을 금방 끝낼 수 있는 방법도 들었다 .

매촌마을 안성미 부녀회장은 “ 예전에는 모든 재료를 잘게 썰어서 양념을 만들었는데 , 갈아서 하면 버무리기도 편하고 나중에 배추에 간이 잘 들어서 더 맛있다 ” 고 설명했다 . ■ 김장 후 즐기는 잔칫상 포장을 마친 후 차곡차곡 쌓인 상자를 보기만 해도 마음이 든든해진다 .

이날 완성된 김치는 운주면의 각 마을 경로당과 홀몸어르신 가구에 전달될 예정이다 . 겨울철 경로당에서 모여 점심 식사하는 일이 잦은 어르신들에게 김치는 빠져서는 안될 반찬이다 . 경로당에 잘 나오지 않는 홀몸어르신들은 부녀회장들이 마을을 돌아다니며 직접 찾아간다고 한다 .

김장을 마무리하는 와중 한편에서는 콩나물 무침을 만들고 국을 끓이고 있었다 . 사흘 내내 봉사활동에 힘쓴 사람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다 . 옥춘 어르신은 “ 고생한 부녀회장들 , 면 직원들이랑 같이 식사하려고 만들고 있다 . 반찬 가짓수가 많지 않더라도 함께 먹으면 맛있다 ” 고 말했다 .

“ 예전부터 김장이라고 하면 마을 사람들 모두 모여서 하는 잔치 중 하나였어 . 상부상조해서 김치 담근 다음에는 마당에서 수육도 삶고 나눠 먹었던 시절이 있었지 .

지금은 그렇게 크게는 안 하지만 여전히 김장 같이 한 사람들끼리 밥 한끼 먹는 건 여전해 .” 고된 김장이 끝나고 다 같이 밥 한 술 떠먹으면 그만큼 맛있는 게 없다고 한다 .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느끼는 보람 , 좋은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에 대한 기쁨이 사람들을 뭉치게 한다 .

나눔의 행복을 아는 이들 덕분에 운주의 겨울은 올해도 따뜻하다 .

현장 사진

운주면새마을부녀회 김장 나눔 사진 1 운주면새마을부녀회 김장 나눔 사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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