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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2016.01.13

삼례 구시장 사람들

조용한 뒷골목 일상..그래도 사람사는 정이 있다

마을과 사람, 계절과 공동체의 시간을 깊이 있게 기록하는 완두콩의 기획 기사 모음입니다.

등록 2016.01.13 14:17 조회 4,45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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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례 구시장 골목에 최근 가게를 창업한 젊은 엄마들이 손수 만든 소품들을 들고 구시장 골목의 활력을 기원하고 있다.

삼례시장의 원조 구시장 옛날엔 골목마다 장이 선 최고 번화가 신 시장 생겨난 뒤 뒷골목으로 쇠락 삼례읍 삼례리 역참로 ( 옛 삼례리 하서신 ( 下西新 ) 부락 ) 는 그 옛날 , 한양에 과거를 치루기 위해 지나가야 했던 교통의 중심지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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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 년대 만해도 골목 골목에 장이 들어서는 삼례를 대표하는 시장이었지만 건너편 신시장이 깔끔하게 정비되면서 그 시대는 막을 내렸다 . 현재는 구시장 앞길이라 불리며 , 시장의 뒷골목이 되어버린 곳이기도 하다 .

시간의 무게와 함께 활력을 잃어가던 이 구시장 거리에 최근 젊은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고 있다 . 천연비누 , 홈패션 , 스타킹 공예 , 아이옷 전문 가게 등 공예나 패션잡화에 관련된 공방 및 가게가 문을 열면서다 . 젊은이들의 활기찬 기운과 노련한 어르신들의 여유로움이 이 거리를 메우고 있다 .

역참로에 사는 주민이 과거 각종 좌판이 들어섰던 시장 골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모든 골목에 좌판이 서던 삼례의 가장 큰 시장 “30 년 전만 해도 사람이 북적북적 했지 . 술 팔고 , 생선 팔고 , 이 길가에 좌판이 쭉 하니 있었어 . 옛날에는 다 가겟집이고 풍신났지 .

지금 신시장이 들어선 그쪽은 죄다 논이었어 . 그 논을 다 메우고 시장이 들어선거야 .”( 이덕순 ·87) 봉동 구암리에서 인력거타고 삼례로 시집온 덕순 할머니는 이곳을 번화가로 기억한다 . “ 신시장이 개발되기 전에 원래는 여기가 신도로였어 . 한양 올라가는 역참로였지 .

저 동부교회 쪽이 말을 교대하는 찰방자리였대 . 그래서 여 이름이 역참로잖아 .” 하서신에서 오래 살아오신 송선주 할머니가 옛 이야기를 해주신다. 할머니 오랜 친구인 강아지는 사람을 좋아한다. 서승환 이장 (63) 은 2 대째 같은 자리에서 떡 방앗간을 한다 .

서 이장의 방앗간은 삼례에서 꽤나 오래된 떡방앗간이다 . 서 이장이 중학교 1 년에 아버지가 방앗간을 시작했으니 50 여년 정도의 역사를 지녔다 . “ 옛날이나 지금이나 떡 만들고 , 미숫가루 하고 , 기름 짜고 , 고추 빻는 일은 같아 . 근데 여길 찾는 사람이 변했지 .

그때는 다라이 ( 물건을 담는 큰 통 ) 이고 떡 빻으려고 저그까지 줄을 쫙 섰었어 . 차가 별로 없었을 때라 시외버스타고 멀리서부터 여까지 왔었지 . 여기가 아마 삼례에서 가장 오래된 방앗간일걸 .” 동쪽으로 가면 익산 , 서쪽으로 가면 고산 , 남쪽으로 가면 금마에 북쪽으로 가면 전주 .

이런 교통의 중심에 있는 덕에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 “ 삼례가 옛날에는 객지 사람이 더 많았어 . 교통의 중심지여서 장날이라도 되면 저 이리며 전주며 외지 사람들이 엄청 왔지 .”( 윤영순 ·81) 서승환 이장네 떡방앗간 기름통이 고장났다. 골목의 남자들이 모두 나와 일손을 돕고 있다.

수 십 년의 세월을 함께 한 뒷골목 이웃 “ 어허 , 제대로 들어봐 . 허리 조심혀 . 이거 솔찬히 무거워 .” “ 아따 , 형님 힘 하나는 여전하네 .” 1 월 6 일 낮 , 고장난 이장네 방앗간 기름통을 고치기 위해 그 골목 남자들이 모였다 .

방앗간 앞집에 있는 신진사 세탁소 사장도 , 골목 어귀에 사는 동생도 , 못해도 30 여년은 형님동생하며 살아온 사이다 . 구시장에서 산지 32 년째 됐다는 한 어르신은 이런 도움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씀하신다 . “ 우리가 알고 지낸 세월이 꽤 됐지 .

일 있으면 서로 도와야지 .” 골목을 나와 바로 왼편에 있는 서울미용실도 오래된 이 골목의 사랑방이다 . 동네 여자 어르신들은 이 미용실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 . 미용실에 머리 하러 가는 것 보다 놀러 가는 것이 일이라는 우스갯 소리도 하신다 .

80 세대 가량이 살고 있는 이곳 역참로에는 유독 골목이 많다 . 작은 골목 하나에도 과거엔 시끌벅적하게 가게 좌판이 들어섰던 곳이다 . 그들 중 어떤 곳은 변했고 , 어떤 곳은 옛날의 모습 그대로다 .

과거 시장 공동변소였던 곳은 이제는 마을의 경로당이 됐고 , 12 칸짜리 생선가게는 이제는 그 집 아들네가 사는 가정집으로 변했다 . 지금은 창고로 변해버린 그 곳은 과거 떡방앗간 자리였다 . (위) 오랜 세월의 모습 그대로 남아있는 창고.

(아래) 지금 마을 사람들이 즐겨찾는 하서신 경로당 자리는 과거 공동변소자리였다. 반면 골목의 나이만큼 함께 세월을 껴안은 이들도 있다 . 수 십 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례의 중화요리 터줏대감 제일반점도 그대로요 , 신진사 세탁소와 삼례유리도 그 자리 그대로다 .

세월의 손때를 묻은 대문을 간직한 오래된 집들도 그대로다 . 70 년대에 세워진 능수목욕탕도 그대로 있다 . “ 집들이 겉은 지붕도 새로 놓은 데도 있고 하지만 속은 다 옛날 집이야 .

저 집만 해도 옛날에는 고기전 , 채소도 팔고 생선도 팔던 곳인데 지금은 칸을 나눠서 사람도 살고 페인트 장사도 하지 . 저 집이 100 년 정도 됐을 거야 .”( 최민애 )  구시장 골목 사거리에 있는 족발이랑 아구는 동네 어르신들의 사랑터 중 하나다.

신시장이 새로 들어섰지만 장날만큼은 예전과 같다 . 3 일과 8 일에는 도로 건너편 신시장에 장이 선다 . 이제는 구시장이라는 말과 우체국 뒷골목이란 말이 더 어울리는 곳이지만 사람이 사는 그 모습은 그대로다 . 오래된 골목을 찾아오는 젊은이들 최근에는 이 거리에 젊은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고 있다 .

공방이나 패션잡화 창업자들이 골목에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부터다 . 조용했던 거리가 젊은이들의 유입에 전에 없던 활력이 생겨나고 있다 . “ 나이든 사람만 있으면 삭막할 텐데 이 길에 젊은 사람들이 오니까 좋지 .

젊은 사람들이랑 친해서 아주 친 조카처럼 지내 .”( 권우솜 ·62) 오가면서 인사는 물론이거니와 가끔은 손이 큰 어르신들이 차려주는 밥도 같이 먹는다 . “ 저 골목 뒤에 사시는 할머님이 손이 크셔서 가끔 밥을 많이 하시면 젊은 사람들까지 다 부르세요 .

저번에도 콩나물밥을 많이 하셨다고 다 같이 모여서 밥을 먹었죠 . 저희는 덕분에 맛있는 거 많이 먹어요 .”( 최미혜 ·39) 오래된 골목을 지켜온 어르신들과 오래된 골목을 찾아온 젊은이들의 어울림이 마치 가족 같다 . “ 여기만 해도 아직도 촌이야 . 아직 이곳은 도시 안 같어 .

뭐라도 있으면 서로 나눠먹고 . 그래서 정감이 있어 . 아직도 시골의 정이 살아있어 .”( 조성아 ·65) 구시장에서 각자 공방과 가게를 하는 젊은이들이 모였다. 골목의 오랜 어르신들과 가족처럼 다정하게 지낸다. Tip 옛 삼례리 하서신 ( 下西新 , 현재 삼례 역참로 ) 은 어떤 곳 ?

서신은 전에 찰방청 ( 察 訪廳 ) 이 있던 서쪽에 새로 생긴 마을이다 . 서신리 또는 서설리라고 하였다 . 이후 상서신 , 중서신 , 하서신 , 남서신으로 분리됐으며 , 하서신은 서신 아래쪽에 있다 . 하서신이 삼례의 중심가였으나 , 1970 년대 시장이 남서신으로 옮겨가면서 주거지역으로 변했다 .

구시장이라고도 부른다 .

현장 사진

조용한 뒷골목 일상..그래도 사람사는 정이 있다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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