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답게 살아갈 권리 “ 그래도 길에서 사는 것보다 낫지 !” 유기견이 길에서 헤매거나 로드킬로 비참하게 생을 마감하지 않고 하루 한 끼라도 먹여주는 보호소가 있다는 걸 알고나면 사람들은 이렇게 말을 한다 . 심지어 법에서 정한 기한이 지나도 안락사를 하지 않고 계속 돌봐준다니 ! 좋은 거 아니야 ?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 안락사 없는 보호소를 가보기 전까지는 . 몇 년 전 완주마을소식지 완두콩에서 별빛유기견보호소 기사를 보았고 길고양이를 챙기느라 적극적인 봉사까지 할 생각이 없었던 나는 그저 사료나 몇 포 후원할 생각이었다 .
그러던 중 보호소에 들어온 고양이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죽어가는 걸 본 후 몇 분과 의기투합하여 어린 고양이들을 데리고 나와 임시보호 후 입양까지 보내게 되었다 . 때로는 앞뒤 여건을 따지고 재는 이성보다 발걸음이 앞설 때도 있기 마련이다 .
별빛유기동물보호소에는 소장님 혼자서 150 여마리를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돌보고 있다 . 주인이 있는 듯 없는 방치한 마당개들이 유기견이 되고 도시민들이 버리고 가는 품종견들까지 .
야산에 있는 보호소 바닥은 습하고 수도시설도 없이 해도 잘 들지 않는 곳에서 강아지들에게는 치명적인 파보바이러스가 여러 차례 몰아닥쳐 손도 못 쓰고 죽어간다 . 그렇게 보호소는 안락사가 아닌 자연사로 개체 조절이 되고 있었다 . 유기견이 맞나 ?
생각이 들 정도로 다정하고 반짝이는 눈빛을 가진 예쁜 아이들이지만 3 년 넘게 좁은 보호소가 이 세상의 전부인 그들 . 마음이 찢어진다 . 나는 안락사 없는 보호소가 천국이 아님을 깨달았다 .
이 악순환을 끊고 한 아이라도 살려보고자 모인 봉사자들이 봉사활동과 입양홍보를 시작했지만 지자체마다 존재하는 보호소에서 안락사 명단에 오른 강아지 , 든든한 후원자들이 많은 큰 단체의 개들 , 많이 다친 채로 구조됐거나 애달픈 사연 있는 개들 틈에서 완주 별빛 아이들은 뒤처진다 .
안락사하지 않으니 너희는 아직 괜찮잖아 . 시급성과 안타까움에서 뒷순위다 . 중대형견 또는 믹스견이 대부분이라 외모에서도 밀리고 , 거리상 접근성에서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기 어렵다 . 개는 개답게 살아야지 !
짧은 줄에 묶이거나 뜬장에 갇힌 채로 비가오나 눈이오나 음식물쓰레기를 먹으며 죽을 때까지 먼발치에서 주인의 뒷 꽁무니만 바라보는 것이 개답게 사는 것인가 묻고 싶다 . 더위와 추위에서 자유롭고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있고 굶주리지 않으며 아플 때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 .
무엇보다 자신의 목숨보다 좋아하는 가족에게 버림받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삶 . 그게 개답게 사는 것이다 . 마당개 또한 감정이 있고 고통을 느끼는 생명이다 . 눈치채지 못했겠지만 그 아이는 온종일 당신의 동선을 바라보며 행여 자기를 봐줄까 기대하며 꼬리를 흔들고 있다 .
그 가여운 눈빛이 실망으로 변하기 전에 다가가 쓰다듬어 준다면 그 개는 얼마나 행복할까 . 개의 시선에서 , 강아지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 . 어쩌면 완주군의 유기견들에게 천국은 안락사 없는 보호소가 아니라 바로 우리들의 애정어린 관심과 손길일지도 모른다 .
/ 조미정 ( 완주별빛유기동물지킴이 봉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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