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획특집 · 2021.10.13

문화가 피어나는 용암마을

노인회장 황형연-전점례 부부

마을과 사람, 계절과 공동체의 시간을 깊이 있게 기록하는 완두콩의 기획 기사 모음입니다.

등록 2021.10.13 14:53 조회 2,995 댓글 0
목록으로 돌아가기

생일 생시로 만난 연분 지난 10 월 5 일 오후 다섯 시 . 꽃이 그려진 담벼락과 초록 대문 너머 집에서 황형연 (84), 전점례 (82) 어르신 부부를 만났다 . 마당에는 빨갛게 익은 고추와 콩이 껍질 채 말라가고 한편에는 아담한 꽃밭이 있었다 .

마을에서 나고 자란 형연 어르신과 전주 팔복동에서 시집온 점례 어르신은 올해로 58 년째 부부로 함께하고 있다 . 형연 어르신은 지난 16 년간 마을 노인회 총무직을 맡았고 2019 년부터는 노인회장을 하고 있다 . 그간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부부는 여전히 서로에게 다정했다 .

IMG 7294
IMG 7294

1963 년 3 월 눈 내리던 날 식을 올렸다는 두 사람은 어떻게 부부의 연을 맺었는지 궁금했다 . 형연 어르신은 “ 우리 때는 요새랑 다르게 인물 , 직장 이런 거 안 따지고 궁합을 봤다 .

생일 , 생시 적어 보내서 맞는 사람하고 결혼했던 것 ” 이라며 “ 나랑 궁합이 맞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장가가 늦어졌는데 지금 아내는 다른 거 볼 것도 없이 궁합이 너무 좋았다 ” 며 웃었다 . 꽃밭 앞에서 웃고 있는 황형연, 전점례 어르신 부부.

다른 조건은 보지 않고 사주 궁합으로 인연이 닿은 두 사람은 그렇게 인생의 동반자가 되었다 . 결혼 직후 3 년은 형연 어르신네 가족과 다 같이 살다가 이후 분가했다 . 어르신 말에 따르면 339 번지에서 334 번지로 옮겼다고 .

점례 어르신은 “ 시어머니께서 3 년 같이 살면 따로 집을 지어준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켜주신 거다 . 대신 시부모에 시누이 , 일꾼 머슴들까지 해서 열 식구를 챙기느라 고생깨나 했다 .

옛날 어르신들이 부부가 싸우면 일찍 제금냈다고 ( 따로 살게 했다고 ) 하는데 우린 성격이 둘 다 순해서 잘 안 싸웠다 ” 고 말했다 . 젊은 시절 부부는 바쁜 시간을 보냈다 .

형연 어르신은 전주저금관리국에서 10 년간 공직생활을 했고 관리국이 사라진 뒤 1 년간 무주에서 일했고 , 봉동에서 4 년간 벽돌공장을 운영했다 . 그동안 점례 어르신은 육아를 비롯한 집안일 , 농사까지 도맡아 했다 .

형연 어르신은 “ 내가 직장 다니고 다른 일 하는 동안 아내가 정말 욕 봤다 ( 수고했다 ). 생전 일만 하느라 허리가 고부라져서 미안함이 있다 ” 며 마음을 전했고 점례 어르신은 “ 우리 집 바깥 양반이 젊어서 억센 일을 안 해봐서 배추 쪼께 ( 조금 ) 갈고 나서도 병원가고 그랬다 .

지금 생각해도 그때가 참 힘들었던 것 같다 ” 고 말했다 . 얼마 전까지도 농사짓고 일을 꾸준히 해온 부부 . 이들의 취미는 다름 아닌 여행이었다 . 마을에서 계를 만들어서 국내여행은 물론 해외로도 안 가본 곳이 없다 . 부부는 “ 대만 , 태국 , 필리핀 , 일본 다 가봤다 .

근데 작년 2 월부터는 코로나 때문에 아예 못 가니까 요즘 적적하게 지내는 중 ” 이라며 “ 이제 나이 80 넘어서 바라는 것도 없고 남은 날은 편안하게 살고 싶다 ” 고 말했다 .

현장 사진

노인회장 황형연-전점례 부부 사진 1

첨부자료

댓글 0

댓글은 로그인 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