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내음 맡으며 텃밭 가꾸는 가을 일상 대전에서 귀촌한 김경오 씨 마을회관 옆으로 굽은 길을 따라 들어가니 주홍빛 감나무들이 짙은 가을을 알린다. 그 감나무밭 사이, 정갈한 돌담으로 둘러싸인 텃밭에서 양파 모종을 심는 김경오(69) 씨를 만났다.
무릎을 굽혀 앉아 멀칭 비닐에 양파 모종을 심는 손놀림이 분주하다. 다른 집처럼 감나무를 많이 재배하지 않더라도 마늘과 양파, 생강 등을 심은 텃밭을 가꾸느라 바쁜 것은 마찬가지다. 경오 씨는 “이 시기에 양파 를 심으면 내년 6월쯤 수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에서 전업주부로 살았던 경오 씨는 남편 박현구(74) 씨의 외갓집이 있던 원장선마을로 9년 전 함께 귀촌했다. “고향이 논산 상월면인데, 논산에서도 한참 더 들어가야 나오는 시골이었어요. 어렸을 때 부모님 농사일 몇 번 거들어 본 적이 있으니까 아주 처음은 아니죠.
남편이 농사에 대해 잘 알기도 해요.” 양파를 다 심은 다음, 남편을 도와 깨를 털어야 한다는 그는 “자연환경이 좋고 깨끗한 공기를 누리니 건강 에 참 좋은데, 눈 뜨자마자 할 일이 끝없이 이어지는 건 단점”이라고 솔직히 털어놓기도 했다.
“농사일이 고되지만, 부부니까 남편이 하는 일 같이 해줘야지.”라며 웃는 경오 씨의 얼굴에 애정이 드러난다. 부부는 텃밭 농사 외에도 여름 한철 사자봉 유원지를 운영하며 쉴 틈 없는 일상을 보낸다. 이제 곧 수확할 대봉감으로는 정성껏 감말랭이를 만들어 식구들과 나눌 생각이다.
고단함 속에서도 소박한 행복과 남편과 의 정이 깃든 원장선마을의 가을 풍경이 정겨워 보인다.
댓글 0
댓글은 로그인 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