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환, 부의정 어르신이 흥겨운 노래를 들으며 마늘을 캐고 있다. 밭은 내 직장이자 헬스장 매일매일 기분좋게 출근 일 끝난후 밥상에 술 한 잔 "보약이 필요 없어" 2 일 오전 소양면 신왕마을에 들어서니 저 멀리 누군가 일을 하고 있다 . 김창환 (83) 할아버지의 밭이다 .
창환 할아버지는 고추 지줏대를 세우고 있었고 , 부의정 (80) 할머니는 마늘을 캐고 있었다 . 휴대용 오디오에서는 흥겨운 노래가 나오고 있다 . 그들만의 노동요이다 . “ 복숭아 농사를 주로 하는데 지난주에 다 쌌어요 . 지금은 좀 한갓진 편이에요 .
오늘은 마늘도 캐고 밭 이곳저곳 돌아보고 있어요 .” 부부는 매일 밭으로 나간다 . 오전 9 시 즈음 나와서 점심때 잠시 쉬었다가 다시 3 시쯤 나와 해가 질 때까지 일한다 . 할아버지 표현으로 이 밭은 부부의 직장이다 . 집과 일터까지의 거리는 약 450m.
매일 출근하는 기분으로 집을 나서고 퇴근하는 기분으로 집을 향한다 . “ 겨울에도 눈 , 비 오는 날 빼고는 매일같이 밭에 나와요 . 놀아도 여기에서 놀아요 . 농사짓는 사람이라면 제 말을 이해할거예요 . 여기가 제 헬스장이기도 해요 . 농사를 지으면 운동도 되잖아요 .
내 건강의 비결은 농사예요 .” 처음부터 부부가 농사를 지었던 건 아니다 . 농사의 ‘ ㄴ ’ 자도 몰랐던 이들이지만 1970 년대 새마을운동 때 논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농사꾼이 됐다 . 창환 할아버지가 직장을 퇴직한 후에는 복숭아 농사까지 더해져 부부는 더 바빠졌다 .
“ 친구가 재미삼아 해보라며 복숭아 묘목을 줬어요 . 그게 이렇게 일이 될 줄은 몰랐죠 .( 웃음 ) 시내 사람들이 농사 짓는다고 시골로 오곤 하잖아요 . 근데 섣불리 결정할 일이 아니에요 . 농사가 쉬운 게 아니거든요 . 농작물을 자식처럼 생각해야 해요 .
그래야 힘든 줄 모르죠 .” 의정 할머니는 고향이 서울이다 . 지어본적 없는 농사였지만 이제는 베테랑 농사꾼이다 . “ 뭣도 모르고 시집와서 평생을 살았어요 . 농사 짓는 거 당연히 힘들죠 . 그래도 나이가 드니까 더 움직여야 되더라고요 . 가만히 있으면 몸이 굳어요 .
한해 한해가 몸이 다르긴 해요 . 일 하고 나면 허리도 아프고 . 근데 또 재미가 있어요 .( 웃음 )” 김창환 어르신은 벌써 15년째 영농일지를 쓰고 있다. 창환 할아버지는 부지런하시다 . 2005 년 친환경 복숭아 재배를 하면서 영농일지를 쓰기 시작했으니 올해로 15 년째다 .
이제는 습관이 되어 단 몇 줄이라도 써야 하루를 마감하는 기분이 난다 . “ 영농일지를 보면 다 나와요 . 올해만 해도 복숭아를 5 월 23 일부터 일주일간 쌌는데 작년 일지를 보니까 6 월 10 일까지 쌌더라고요 . 올해가 시기가 빠른 거죠 .
날씨가 따뜻하다는 거예요 .” 여든이 넘은 나이이지만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으신다 . 집에는 농사 관련 책들이 여기저기에서 보인다 . 집안 곳곳에 공부의 흔적이 보인다 . 요새 공부하는 작물은 고추다 . “ 잘 모르니까 책을 봐야 알죠 . 더 모르는 건 농업기술센터에 물어보기도 해요 .
농사 처음 시작했을 때도 책을 보고 했어요 . 독학을 한 거죠 . 책에 다 나와 있어요 .”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벌써 점심시간이다 . 염치없지만 처음 본 어르신들을 따라 집으로 가서 점심까지 함께 한다 . 밥상에는 고춧잎 무침과 우거지국 , 배추김치와 상추겉절이 , 부추전이 소담스럽게 올라가있다 .
모두 부부가 지은 농작물로 만든 반찬이다 . 그리고 시원한 맥주 한잔 . “ 이게 내 보약이에요 . 딱 한잔만 마셔요 . 새벽 내 일하고 와서 땀 흘리고 마시면 좋아요 . 한잔은 보약이고 두 잔부터는 술이거든요 .
남은 건 오후에 일하고 와서 또 한 잔 마시는거죠 .” 부부는 농사는 운칠기삼 ( 運七技三 ) 이라고 말한다 . 노력도 있지만 하늘의 운도 따라줘야 한다 . 그래서 쉽지 않다 . “ 비도 바람도 사람의 힘으로는 못 하잖아요 .
우리가 열심히 노력한 만큼 농작물들이 같이 따라와 주면 그게 그렇게 기쁠 수가 없어요 . 반대로 농작물이 아파 죽으면 마음이 아파요 . 자식이 아프면 마음 아픈 거랑 똑같아요 . 농사는 사랑이에요 . 사랑을 가지고 해야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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