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주고 땀방울로 키우는 것이 '농사' ■ 동상 검태마을 서은숙 "우리밭이 최고의 식자재 마트여" 동상면은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낮다 . 그 중에서도 검태마을은 물이 차고 깊은 것으로 유명하다 . 여름철이면 피서객으로 붐비는 동네이기도 하다 .
이곳에 사는 서은숙 (58) 씨는 평생 밭농사만 지어왔다 . “ 이 동네는 논이 없어서 시집와서 밭농사만 지었어요 . 농사 물은 적지 않아요 .
마을에 검태계곡 ( 운장계곡 ) 이 흘러 물이 마르지 않거든요 .” 은숙씨의 밭에는 청량고추 , 상추 , 하지감자 , 파 , 가지 등 여러 가지 먹을 것들이 심어져있다 . 그는 이곳을 최고의 식자재 마트라고 표현한다 . “ 제가 농사를 안 지으면 고추며 상추며 모두 사러 나가야 되잖아요 .
그런데 요리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집과 가까운 밭에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 저희 집이 음식점을 하는데 밭에서 난 고추며 감자를 사용해 음식을 해요 . 특히 닭볶음탕에 들어간 하지감자가 다들 맛있다고 하더라고요 .” 은숙씨는 아침에도 밭에서 풀을 뽑고 왔다 .
나날이 햇볕이 뜨거워지지만 모자를 쓰지 않는 버릇 탓에 그의 밭일 시간은 해가 뜨지 않은 아침과 해가 저문 저녁이다 . “ 촌이라 그런지 밭에 풀이 너무 많아요 . 오며가며 이렇게 풀 뽑아주는 게 요즘 일과에요 .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참에 일 하는 거예요 .” 농사비법을 물었다 .
“ 게으르면 안돼요 . 사람이 멈추면 안 되죠 . 부지런해야 먹고 살아요 . 마을 사람들도 다 저보고 부지런하다고 해요 .( 웃음 )” ■ 비봉 원봉산마을 박종근 옛부터 내려오는 농사법 고집 "이유가 있어" 비봉면 월촌리 도로변 .
원봉산마을에 사는 박종근 (77) 어르신은 차가 지나는 길 옆에서 논에 물을 대고 있었다 . 어르신은 농사를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밭에 나온다 . 일하러 나갈 때 많은 짐은 필요 없다 . 그가 끌고 나온 수레에는 삽 하나와 호구가 들어있었다 .
모내기 준비가 한창인 요즘 , 종근 어르신도 어제 오늘 물 대는 작업으로 한창 바쁘다 . 또 다른 땅에는 밭농사로 마늘 , 양파 , 고추 , 생강 , 대파 등을 기르고 있다고 . 그는 “ 그나저나 양파랑 마늘은 병충해 때문에 약값 들어서 힘들다 .
올해 마늘 값도 싼데 걱정이 이만 저만 아니다 ” 고 말했다 . 재배한 작물들은 자식들에게 나눠주고 남은 것들을 시장에 내다 파는 종근 어르신 . 땀 흘려 일했는데도 값이 덜 나가면 마음이 안 좋다고 . 그런 어르신에게 옛 농사법에 대해 묻자 , “ 지금이야 기계가 있지만 옛날엔 별 수 있나 .
15 년 전까지만 해도 마을에서 품앗이로 서로서로 도왔다 ” 고 말했다 . 농기계가 발달해서 편리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기계를 사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 . 어르신은 “ 뭐든 간에 애로사항은 꼭 생기기 마련이다 ” 며 웃었다 . 이어 본인의 농사 비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
“ 웃어른이 해오던 방식들을 무시할 수는 없어요 . 옛날부터 내려온 농사법을 고집하는 데는 이유가 있거든요 . 또 요즘 젊은이들한테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 .
그게 내 비법이에요 .” ■ 소양 신교리 조옥자 하지감자-콩-양파 “참 많이도 심었네.하하 ” “ 나는 자식들한테 밥 한톨도 남기지 말라고 해요 . 농사 짓는 게 얼마나 힘든데요 . 농부의 마음을 아니까 절대 남기지 말라고 하죠 .” 아직 오전인데 햇빛이 제법 강했다 .
조옥자 (75) 어르신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장갑을 낀 채 밭에서 비닐을 치고 있었다 . 소양면 신교리 신교마을에서 밭농사를 짓는 어르신은 이날 오전 7 시께 집에서 나왔다 . 하지감자 , 콩 , 마늘 , 양파 , 고구마 , 고추 , 가지 , 오이 , 땅콩 , 파 , 시금치 등 .
밭에 있는 작물 수를 여쭤보니 하나둘 세어보시면서 웃음을 터트린다 . 많기도 하다며 . “ 젊을 적에는 논농사도 지었어요 . 시골 살면서 겁나게 지었죠 . 지금 짓는 건 일도 아니에요 . 나이가 드니까 허리가 아프긴 하지만 괜찮아요 .
집에만 있으면 답답하거든요 .” 어르신의 농작물은 오로지 가족들을 위한 것이다 . 농약을 치지 않고 오로지 정성과 땀으로만 길러낸다 . “ 자식들은 농사 못 짓게 하는데 그래도 해요 .
평소에는 혼자 하는데 물 뿌리고 할 때는 아빠 ( 남편 ) 가 와서 도와줘요 .” 벌써부터 더워서 걱정이라는 말에 옥자 어르신은 “ 오늘 같은 날씨면 괜찮아요 . 하지 넘어가고 삼복더위 땐 숨이 콱콱 막히거든요 . 오늘은 바람도 불고 일하기 괜찮네요 ” 라고 말했다 .
나이를 여쭙자 숙이고 있던 허리를 세우곤 웃으신다 . “ 많이는 안 먹었어요 . 젊을 때 이고지고 했더니 이렇게 늙어버렸지만 . 그래도 감사한 게 부모가 애쓴다고 자식들이 열심히 살더라고요 . 나도 아직은 젊으니까 오늘 밭일도 더 열심히 하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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