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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2017.06.07

귀농인의 집 사람들

'바리스타 시인' 최근창 씨

마을과 사람, 계절과 공동체의 시간을 깊이 있게 기록하는 완두콩의 기획 기사 모음입니다.

등록 2017.06.07 10:44 조회 3,94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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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 시인' 최근창 씨 고추에게 말 거는 낭만주의자 "살아지는 대로 살죠, 뭐" “ 너와 나는 먹고 먹히는 것이 아니라 하나가 되는 거야 . 맛있는 고추가 되어야 한다 .” 경기도 과천에서 내려와 귀농인의집에 합류한 바리스타 출신 최근창 (41) 씨는 농작물과 대화를 나눈다 .

고추에게 조곤조곤 낯간지러운 말을 건네는 모습이 다소 생경할 수 있다 . 그는 시와 커피 , 음악을 사랑하는 낭만주의자 . 집에는 재즈 선율이 흐르고 손님에게 손수 끓인 커피를 대접한다 . 도시의 향취를 풍기면서도 시골다운 고산이 마음에 든다고 말하는 예비 농부 근창씨 .

IMG 8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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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기술센터 자기소개 때 마야 안젤루의 시를 읊었던 것을 계기로 ‘ 시인농부 ’ 로 불리게 되었다 . 집에서 커피를 내리고 있는 최근창 씨 어떻게 완주로 내려오게 됐 나 과천에 살며 바리스타로 일했다 . 2013 년까지 서래마을에서 카페를 경영하기도 했다 .

귀농은 3, 4 년 전부터 조금씩 준비했다 . 서울은 많은 사람들이 빽빽하게 모여 살다보니 내가 ‘ 온전히 점유할 수 있는 공간 ’ 과 여유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 양재에서 열리는 전북귀농귀촌박람회에 참여한 후 전북귀농귀촌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받고 수도권 귀농학교에도 꾸준히 참여했다 .

완주뿐 아니라 고창 , 익산 , 김제 , 순창 , 임실 등 수많은 지역에 다녀왔다 . 그 중에서도 완주와 궁합이 잘 맞았다 . 센터의 도움으로 올해 드디어 완주에 정착하게 됐다 . 가족이나 지인들의 반응은 부모님께는 거처가 결정이 되면 말씀드릴 계획이다 .

고산이나 화산 , 소양에 정착하고 싶어 빈집이 있는지 알아보는 중이다 . 지인들은 많이 응원해준다 . 그런데 저보다도 완주를 궁금해 하는 것 같다 . 귀농인의 집이 임시공간이나 보니 짐을 다 옮기지 않아서 살림이 적다 .

지인에게 “ 완주에 오려면 이불은 가져와야 된다 ” 고 말하기도 조금 우습기도해서 아직 초대는 못하고 있다 . 농촌생활은 어떤가 다양한 교육도 받고 , 농가실습도 다니고 있다 . 두메부추 농가에 가는데 재미있다 .

한 달에 20 시간 일하는 과정인데 이것도 인연이라 생각해 앞으로도 꾸준히 교류해서 농사일을 도와드리며 배우고 싶다 . 어르신들이 부추나 이것저것 많이 챙겨주시고 마늘쫑도 그냥 뽑아가라고 한다 .

‘ 내가 이렇게 막 가져가도 되나 ?’ 하는 생각에 죄송하기도 하고 낯설기도 해서 마늘쫑은 못가져왔다 .( 웃음 ) 이곳만의 온도나 습도 , 해질녘의 풍광 같은 소소한 점들이 특히 매력적이다 . 여가시간에는 무얼 하나 주로 책을 본다 .

화산에 즐겨 찾는 산책길이 있는데 신발 벗고 걷거나 뛰거나 하며 매일 운동을 한다 . 오랜 자취 경력으로 요리도 곧잘 해먹는데 자신 있는 건 된장 샤브샤브다 . 미각이 예민한 편인데 로컬푸드나 농가에서 공수해온 신선한 재료를 쓰니 입맛에도 잘 맞고 맛있다 .

그래서인지 단기간이지만 체력이 무척 좋아졌다 . 새벽 6 시에 기상해서 일을 하는데도 쌩쌩하다 . 선을 베푼다는 뜻에서 이름 붙인 근창씨의 '양선농장' 텃밭. 앞으로의 계획은 ‘ 어떤 농사를 지을거냐 ’ 는 질문이 가장 난감하다 . 욕심이 없어서인지 여러 텃밭중 제 텃밭만 휑하다 .

수확을 해서 먹을 수 있으면 먹고 나눠주면 또 나눠주는 대로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 고추 , 파 , 상추를 심었다 . 모종밭 이름표가 바람에 날아가버리는 바람에 나머지는 자라봐야 무엇인지 알 것 같다 .( 웃음 ) 일단 제가 살 공간을 정하고 거기에 맞는 작물들을 키우고 싶다 .

시골다운 시골에서 살아지는 대로 ,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

현장 사진

'바리스타 시인' 최근창 씨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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