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재미난 일들이 벌어지는 고산미소시장 사랑받는 고산 문화의 중심 고산미소시장의 장터 풍경은 체험프로그램, 야시장 같은 문화행사로 더욱 풍성하다. 다양한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꽃피워낸 고산 문화의 중심지, 고산미소시장을 둘러봤다.
■ 고산미소시장의 아침 입춘이 지났지만 아침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9 일 오전 . 저마다 다른 목적과 속도로 발걸음이 오가는 고산미소시장을 찾았다 . 지난 며칠 동안 내린 눈이 채 녹지 않아 길이 불편할 텐데도 주차장에는 시장을 방문한 사람들이 타고 온 차량으로 제법 빼곡했다 .
문 여는 시간부터 한정 판매하는 갈비탕을 먹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 신나는 노래에 맞춰 칭칭 칼 부딪히는 소리로 흥겨움을 더하는 엿장수까지 광장은 활기찬 분위기로 채워지고 있었다 .
고산미소시장을 둘로 나눈 도로를 가로질러 건너편으로 향하면 광장을 둥글게 둘러싼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보인다 . 소복하게 쌓인 눈 위로 뛰어다니며 노는 아이들의 얼굴은 마냥 즐겁다 . 아이들의 명랑한 웃음소리를 배경 삼아 상인들은 영업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
그중에는 정겨운 손맛으로 유명한 ‘ 소연식당 ’ 을 운영하는 장소연 씨도 있었다 . 소연 씨는 “ 매일 아침에 장 봐온 신선한 재료를 손질하고 있다 ” 며 손을 바삐 놀렸다 . 구수하고 맛있는 내음으로 가득 찬 소연식당에서 나와 맞은편 ‘ 삼성상회 ’ 를 들여다보았다 .
온갖 종류의 마른 나물류 등으로 둘러싸인 어르신이 도라지를 다듬고 있었다 . 신시장이 개설된 이후로 거의 빠짐없이 한 자리를 지켜온 고목 같은 어르신이다 . ■ 상인들의 사랑방 , 카페 아띠 가게들을 둘러보던 중 커피 향기에 이끌려 삼성상회 옆 ‘ 카페 아띠 ’ 의 문을 열었다 .
카페 안쪽에 모여 앉아 있던 사람 중 이곳의 주인장인 김경화 씨가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 익히 알고 있던 주인장이 아니라 궁금해하자 , 그는 “ 평일에는 다른 일로 바빠서 남편이 카페를 맡고 있다 ” 고 답했다 .
전주의 다른 가게를 관리하고 제과제빵 수업도 듣고 있는 경화 씨가 카페를 지키는 날에만 열리는 특별한 모임이 있다 . 바로 시장의 상인들끼리 모여 맛있는 간식과 커피를 마시는 다과모임이다 . 간식은 매번 달라지는데 , 이날에는 경화 씨가 잘 익은 애플망고와 달콤한 와플쿠키 등을 준비했다 .
‘ 옥이네 집 ’ 김춘옥 씨 , ‘ 써니 샌드위치 ’ 김선희 씨가 첫 손님이었던 다과모임은 시간이 지나며 사람이 더 늘어났다 . 장사 준비를 마치고 잠깐의 여유를 즐기려는 다른 상인들이 하나둘씩 아띠를 찾았기 때문이다 .
‘ 다원공방 ’ 과 ‘ 마루 ’ 의 주인장들에 이어 재래시장 한약방 사모님 , 고산미소시장 고객센터 소별아 매니저까지 모이니 아담한 카페 내부가 사람 온기로 금방 데워졌다 . 사랑방에 모인 상인들은 서로의 안부를 묻거나 고민을 나누고 , 가끔은 재미있는 작당모의가 이뤄지기도 한다 .
마침 쌓인 눈을 어떻게 치울지 얘기하다가 별아 씨가 신선한 방안을 꺼냈다 . “ 시장에 놀러 오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눈사람 만들기 대회를 작게 해보는 건 어때요 ?
아이들은 재미있게 놀고 상품도 받고 , 눈사람 만드느라 쌓인 눈도 한쪽으로 잘 정리될 수 있을 것 같아요 .” 고산미소시장상인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경화 씨가 “ 내년에 또 눈이 많이 오면 한 번 해보자 ” 고 맞장구쳤다 .
그러자 다른 사람들도 시장 내 가게에서 제공할 수 있는 상품으로 무엇이 좋을지 , 행사 규모나 홍보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한 마디씩 의견을 더하기도 한다 . 이들의 재치와 열정을 보니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고산미소시장의 매력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알 것 같다 .
■ 사주 보는 붕어빵 가게 다과모임이 슬슬 파할 때쯤 밖으로 나왔더니 웬 청년들이 천막을 치고 , 그 앞에 가판대를 차리고 있었다 . 알고 보니 지난해 ‘ 완주 예술인 한 달 살기 ’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송효웅 , 은도 , 기대라는 청년들이었다 .
그중 은도와 기대 씨는 프로젝트를 계기로 고산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완주살이를 느긋하게 즐기고 있다고 한다 . 각자 본업은 따로 있고 겨울철 금 , 토 , 일요일에만 장사하는 ‘ 사주 보는 붕어빵 가게 ’ 를 찾는 손님이 꽤 많다 .
방금 식사를 마친 사람들도 고소한 반죽에 팥이 듬뿍 들어간 붕어빵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한 봉지씩 품에 안고 간다 . 열심히 붕어빵을 굽는 효웅 , 은도 씨 바로 뒤에 있는 천막 안에서는 기대 씨가 사주를 봐준다 .
붕어빵과 사주의 독특한 조합이 효과가 있는지 묻자 , 기대 씨는 “ 붕어빵 먹으러 온 분들이 호기심에 사주까지 보고 간다 . 꼭 붕어빵이 아니더라도 사주만 따로 예약해서 찾아오기도 한다 ” 고 말했다 .
고산청년들의 사주 보는 붕어빵 가게만큼 그 옆에서 다원공방 전윤희 씨가 파는 군고구마의 인기도 뜨겁다 . 솜씨 좋은 남편 김동원 씨가 만든 화로로 큼직한 고구마를 굽는데 , 저렴한 가격에 양도 많고 맛있으니 시간이 꽤 걸려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
윤희 씨는 “ 내내 공방에만 있으면 심심하니 시작한 일인데 , 본업보다 이게 더 재미있는 것 같다 ” 며 웃었다 .
■ 주말마다 찾아오는 어린이 단골손님들 고산미소시장을 찾는 방문객 중에는 단골이 대부분인데 , 특히 ‘미소 달달 ’, ‘ 베이커리 구운 ’ 등 간식류를 파는 가게는 어린이 손님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 써니 샌드위치에 방문했을 때 마침 반가운 단골손님을 만날 수 있었다 .
주인장 선희 씨는 한 어린이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을 보더니 바로 팝치킨을 만들기 시작했다 . 단골 손님 강대원 (11) 군이 올 때마다 무엇을 주문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
선희 씨는 “ 삼우초에 다니는 친구인데 주말 외에도 시장에 자주 놀러 온다 ” 며 “ 사이다를 좋아해서 원래 세트인 콜라 대신 사이다로 챙겨 준다 ” 고 말했다 . 대원 군은 “ 부모님과 여동생 , 이모네랑 함께 시장에 왔다 .
여기는 먹을 것도 많고 사람들도 친절해서 좋다 ” 며 “ 특히 팝치킨을 정말 좋아해서 자주 찾는다 . 다른 것들도 맛있지만 팝치킨은 진짜 최고 ” 라며 웃었다 . 고산미소시장은 단순한 장터 이상의 의미를 지닌 곳이다 .
사람들의 따뜻한 정과 함께 그들의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특별한 장소로 자리 잡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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