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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2025.02.18

고산미소시장 한 바퀴

사랑받는 고산 문화의 중심, 고산미소시장

마을과 사람, 계절과 공동체의 시간을 깊이 있게 기록하는 완두콩의 기획 기사 모음입니다.

등록 2025.02.18 16:17 조회 2,37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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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재미난 일들이 벌어지는 고산미소시장 사랑받는 고산 문화의 중심 고산미소시장의 장터 풍경은 체험프로그램, 야시장 같은 문화행사로 더욱 풍성하다. 다양한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꽃피워낸 고산 문화의 중심지, 고산미소시장을 둘러봤다.

카페 아띠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시장 사장님들
카페 아띠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시장 사장님들

■ 고산미소시장의 아침 입춘이 지났지만 아침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9 일 오전 . 저마다 다른 목적과 속도로 발걸음이 오가는 고산미소시장을 찾았다 . 지난 며칠 동안 내린 눈이 채 녹지 않아 길이 불편할 텐데도 주차장에는 시장을 방문한 사람들이 타고 온 차량으로 제법 빼곡했다 .

문 여는 시간부터 한정 판매하는 갈비탕을 먹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 신나는 노래에 맞춰 칭칭 칼 부딪히는 소리로 흥겨움을 더하는 엿장수까지 광장은 활기찬 분위기로 채워지고 있었다 .

고산미소시장을 둘로 나눈 도로를 가로질러 건너편으로 향하면 광장을 둥글게 둘러싼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보인다 . 소복하게 쌓인 눈 위로 뛰어다니며 노는 아이들의 얼굴은 마냥 즐겁다 . 아이들의 명랑한 웃음소리를 배경 삼아 상인들은 영업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

그중에는 정겨운 손맛으로 유명한 ‘ 소연식당 ’ 을 운영하는 장소연 씨도 있었다 . 소연 씨는 “ 매일 아침에 장 봐온 신선한 재료를 손질하고 있다 ” 며 손을 바삐 놀렸다 . 구수하고 맛있는 내음으로 가득 찬 소연식당에서 나와 맞은편 ‘ 삼성상회 ’ 를 들여다보았다 .

온갖 종류의 마른 나물류 등으로 둘러싸인 어르신이 도라지를 다듬고 있었다 . 신시장이 개설된 이후로 거의 빠짐없이 한 자리를 지켜온 고목 같은 어르신이다 . ■ 상인들의 사랑방 , 카페 아띠 가게들을 둘러보던 중 커피 향기에 이끌려 삼성상회 옆 ‘ 카페 아띠 ’ 의 문을 열었다 .

카페 안쪽에 모여 앉아 있던 사람 중 이곳의 주인장인 김경화 씨가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 익히 알고 있던 주인장이 아니라 궁금해하자 , 그는 “ 평일에는 다른 일로 바빠서 남편이 카페를 맡고 있다 ” 고 답했다 .

전주의 다른 가게를 관리하고 제과제빵 수업도 듣고 있는 경화 씨가 카페를 지키는 날에만 열리는 특별한 모임이 있다 . 바로 시장의 상인들끼리 모여 맛있는 간식과 커피를 마시는 다과모임이다 . 간식은 매번 달라지는데 , 이날에는 경화 씨가 잘 익은 애플망고와 달콤한 와플쿠키 등을 준비했다 .

‘ 옥이네 집 ’ 김춘옥 씨 , ‘ 써니 샌드위치 ’ 김선희 씨가 첫 손님이었던 다과모임은 시간이 지나며 사람이 더 늘어났다 . 장사 준비를 마치고 잠깐의 여유를 즐기려는 다른 상인들이 하나둘씩 아띠를 찾았기 때문이다 .

‘ 다원공방 ’ 과 ‘ 마루 ’ 의 주인장들에 이어 재래시장 한약방 사모님 , 고산미소시장 고객센터 소별아 매니저까지 모이니 아담한 카페 내부가 사람 온기로 금방 데워졌다 . 사랑방에 모인 상인들은 서로의 안부를 묻거나 고민을 나누고 , 가끔은 재미있는 작당모의가 이뤄지기도 한다 .

마침 쌓인 눈을 어떻게 치울지 얘기하다가 별아 씨가 신선한 방안을 꺼냈다 . “ 시장에 놀러 오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눈사람 만들기 대회를 작게 해보는 건 어때요 ?

군고구마 굽는 다원공방 전윤희 씨
군고구마 굽는 다원공방 전윤희 씨

아이들은 재미있게 놀고 상품도 받고 , 눈사람 만드느라 쌓인 눈도 한쪽으로 잘 정리될 수 있을 것 같아요 .” 고산미소시장상인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경화 씨가 “ 내년에 또 눈이 많이 오면 한 번 해보자 ” 고 맞장구쳤다 .

그러자 다른 사람들도 시장 내 가게에서 제공할 수 있는 상품으로 무엇이 좋을지 , 행사 규모나 홍보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한 마디씩 의견을 더하기도 한다 . 이들의 재치와 열정을 보니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고산미소시장의 매력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알 것 같다 .

■ 사주 보는 붕어빵 가게 다과모임이 슬슬 파할 때쯤 밖으로 나왔더니 웬 청년들이 천막을 치고 , 그 앞에 가판대를 차리고 있었다 . 알고 보니 지난해 ‘ 완주 예술인 한 달 살기 ’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송효웅 , 은도 , 기대라는 청년들이었다 .

그중 은도와 기대 씨는 프로젝트를 계기로 고산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완주살이를 느긋하게 즐기고 있다고 한다 . 각자 본업은 따로 있고 겨울철 금 , 토 , 일요일에만 장사하는 ‘ 사주 보는 붕어빵 가게 ’ 를 찾는 손님이 꽤 많다 .

방금 식사를 마친 사람들도 고소한 반죽에 팥이 듬뿍 들어간 붕어빵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한 봉지씩 품에 안고 간다 . 열심히 붕어빵을 굽는 효웅 , 은도 씨 바로 뒤에 있는 천막 안에서는 기대 씨가 사주를 봐준다 .

붕어빵과 사주의 독특한 조합이 효과가 있는지 묻자 , 기대 씨는 “ 붕어빵 먹으러 온 분들이 호기심에 사주까지 보고 간다 . 꼭 붕어빵이 아니더라도 사주만 따로 예약해서 찾아오기도 한다 ” 고 말했다 .

고산청년들의 사주 보는 붕어빵 가게만큼 그 옆에서 다원공방 전윤희 씨가 파는 군고구마의 인기도 뜨겁다 . 솜씨 좋은 남편 김동원 씨가 만든 화로로 큼직한 고구마를 굽는데 , 저렴한 가격에 양도 많고 맛있으니 시간이 꽤 걸려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

샌드위치를 포장하는 써니샌드위치 선희 씨
샌드위치를 포장하는 써니샌드위치 선희 씨

윤희 씨는 “ 내내 공방에만 있으면 심심하니 시작한 일인데 , 본업보다 이게 더 재미있는 것 같다 ” 며 웃었다 .

■ 주말마다 찾아오는 어린이 단골손님들 고산미소시장을 찾는 방문객 중에는 단골이 대부분인데 , 특히 ‘미소 달달 ’, ‘ 베이커리 구운 ’ 등 간식류를 파는 가게는 어린이 손님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 써니 샌드위치에 방문했을 때 마침 반가운 단골손님을 만날 수 있었다 .

주인장 선희 씨는 한 어린이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을 보더니 바로 팝치킨을 만들기 시작했다 . 단골 손님 강대원 (11) 군이 올 때마다 무엇을 주문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

선희 씨는 “ 삼우초에 다니는 친구인데 주말 외에도 시장에 자주 놀러 온다 ” 며 “ 사이다를 좋아해서 원래 세트인 콜라 대신 사이다로 챙겨 준다 ” 고 말했다 . 대원 군은 “ 부모님과 여동생 , 이모네랑 함께 시장에 왔다 .

여기는 먹을 것도 많고 사람들도 친절해서 좋다 ” 며 “ 특히 팝치킨을 정말 좋아해서 자주 찾는다 . 다른 것들도 맛있지만 팝치킨은 진짜 최고 ” 라며 웃었다 . 고산미소시장은 단순한 장터 이상의 의미를 지닌 곳이다 .

사람들의 따뜻한 정과 함께 그들의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특별한 장소로 자리 잡고 있다 .

붕어빵 굽는 은도, 송효웅 씨와 이들 뒷편에서 사주를 봐주는 기대 씨
붕어빵 굽는 은도, 송효웅 씨와 이들 뒷편에서 사주를 봐주는 기대 씨

현장 사진

사랑받는 고산 문화의 중심, 고산미소시장 사진 1 사랑받는 고산 문화의 중심, 고산미소시장 사진 2 사랑받는 고산 문화의 중심, 고산미소시장 사진 3 사랑받는 고산 문화의 중심, 고산미소시장 사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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