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네에서 함께 나이먹는 삼형제의 웃음속에 어린아이의 해맑은 모습이 숨어 있다.
화내는 일 없는 맏형 일찍이 부인 떠나보내고 홀로 자식들 키워낸 둘째 오토바이 외출 즐기며 취미생활 즐기는 셋째 한마을 사니 외로울새 없어 “ 삼형제가 같은 동네에 사니 이웃들도 부러워하죠 .” 완주군 해월리 다리목마을에 가면 박씨 삼형제를 만날 수 있다 .
한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나서 평생을 곁에 두고 우애있게 살아가는 삼형제다 . 삼형제 중 가장 맏형은 박장춘 (92) 할아버지다 . 그는 이 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여섯명의 자녀를 길렀다 . 구십이 넘은 나이에도 마을에서 조금씩 농사를 지으며 산나물을 캐신다 .
술도 마시지 않고 산나물 위주 식단의 간소한 식사를 하시며 늘 걷기 운동을 하신다 . 그것이 장춘 할아버지의 건강 비법인 것 같다 . 절대 화내는 법이 없으시고 느리게 천천히 모든 일을 하신다 . 요새는 마당의 풀을 뽑고 쉬는 일을 반복해서 하루를 보내신다 .
둘째 박남춘 (83) 할아버지는 2 남 2 녀를 낳았다 . 일찍이 암으로 부인을 떠나보내고 홀로 자녀를 키워내셨다 . 지금은 혼자 사시며 가끔 큰딸이 오고가며 반찬을 해드리곤 한다 . 평소에는 이웃들과 막걸리 한잔씩 하면서 동네소식을 전하며 우정도 쌓으신다 .
고추밭과 마늘밭도 가꾸시지만 무리하게 일은 하지 않으시고 주로 동네 산책을 하신다 . 젊을 때는 한지를 만드는 일도 하셨다 . 셋째 동춘 (78) 할아버지는 오토바이가 있어서 외출을 자주 하신다 . 이웃들과 어울리기 보다는 자신의 취미로 일상을 보내신다 .
이렇듯 같은 듯 다른 삼형제가 한 마을에 살면서 서로 어려운 일이나 좋은 일이 있으면 함께하신다 . 오고가며 수시로 안부를 묻고 옛날 이야기도 하며 세월을 보내는 삼형제는 자녀들이 같이 살지 않지만 결코 외로워 보이지 않는다 . 오순도순 의지하는 그 모습이 바라보는 사람에게까지 참 보기 좋고 정답다 .
남춘 할아버지는 “ 우리는 바로 옆에 사니까 누가 몸이 아프거나 무슨 일이 있다 하면 바로 알 수 있어서 참 좋다 . 동네 사람들도 형제들이 다 건강히 오래살고 한 부락에서 사니 부러워한다 . 우리 각자 집이 100m, 150m 정도 떨어져 있다 .
외딴집도 아니고 삼형제가 같이 사니 외로운 건 전혀 없다 ” 고 말했다 . 삼형제는 유독 우애가 좋다 . 어릴 때도 그랬고 지금도 싸우는 일이 없다 . 그 비결을 물었더니 남춘 할아버지가 아주 쉽다는 듯이 말씀하신다 . 그는 “ 부모님 살아계실 적엔 다 같이 한집에 살았으니까 더 안 싸웠다 .
우리는 서로를 믿고 불만이 없다 . 동생이 형 말을 잘 들으면 싸울 일이 없다 . 그게 비법 ” 이라고 말했다 . 세 할아버지가 카메라 앞에 섰다 . 세월이 지나간 얼굴에는 어릴 적 싸우기도 하고 장난도 치던 어린 아이들의 모습이 숨어 있다 .
한 마을에서 평생을 살며 함께 늙어가는 모습을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에겐 큰 행운인 것 같다 . 세분 모두 오래토록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다 . / 허진숙 마을기자 ( 용진읍 원주아파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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