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배운 삶 환경에서 얻은 가치 문화로 엮다 ⑧ 경천면 이선애 문화이장 도시문화 흉내내기 보다 이곳에서만 할 수 있는 일 찾아 몇년전 수백마리 나비떼-반딧불이 이젠 보기 어려워져 환경문제 절감 꼬리명주나비 다시 돌아올 수 있게 쥐방울덩굴 심기 활동도 계속 경천 오복터널을 지나 굽이진 길을 따라 마을 깊숙하게 들어간 곳 .
구재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 단풍나무 집 ’ 또는 ‘ 나비네 ’ 라고 불리는 집에 닿았다 . 파란 대문에 ‘ 태양과 바람의 나라로 ’ 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 이곳에 사는 이선애 (60) 씨는 2011 년 전주에서 이곳으로 귀농했다 .
어느덧 완주에 터를 잡은지 11 년차 된 선애 씨는 지역에서 환경을 보존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환경단체 완주자연지킴이와 전북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 중이기도 하다 . 경천면의 청정 자연을 지키는 일을 문화로 연결짓고자 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
문화는 규격화된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이선애 문화이장 우연이 겹쳐 삶이 되는 과정 전주에서 살다가 2011 년 완주로 온 선애 씨는 “ 우연성이 곧 운명이다 ” 며 우연한 것들이 삶을 만들어낸다고 얘기한다 .
그가 귀농을 결심했을 때 복덕방에서 10 여 곳의 집을 보여줬지만 한 순간에 마음이 향했던 집은 바로 이곳뿐이었다 . 당시 오랫동안 빈집으로 방치되어 남루한 모습이었지만 이 집은 선애 씨 부부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 .
“ 집을 보고 나서 남편과 함께 신흥계곡을 따라 구룡암까지 산책을 갔다 왔어요 . 그때 계곡이 보석처럼 반짝이는 걸 보면서 이걸 매일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 집에 살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
우리가 계획했던 것보다 큰 땅이었고 농사를 염두에 뒀던 것도 아니었지만 자연과 함께 살기로 하면서부터 이 모든 걸 감당하기로 한 거죠 .” 신흥계곡 토요걷기 100회기념 하승수 변호사 강연 그는 구재마을과의 인연도 꽤 오래전부터 있었다 .
선애 씨의 시어머니와 함께 곶감을 사러 일 년에 한 번씩은 이 마을에 들렀던 기억이 담긴 곳이었다 . 그리고 부부는 이사를 온 첫해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 그때 우연히 남편의 지인이 농사 작물로 블루베리를 추천해줬고 그렇게 지금까지 10 년간 블루베리 농사를 짓는 중이다 .
“ 블루베리 농사를 추천해준 사람한테 여러 조언을 받아서 묘목이랑 준비해서 심기 시작했어요 . 그런데 다음해에 완주군농업기술센터 블루베리 작목반에 들어가서 배워보니 제가 짓는 농사가 엉터리였더라고요 .
그래서 새로 교정해가면서 농사를 계속 지어왔어요 .” 선애 씨 부부가 집 앞 텃밭에 블루베리를 키우기로 결정한 것도 우연에 의한 것이었다 . 남편의 제자를 보러 춘천에 갔다가 마침 제자의 친구가 블루베리라는 작물을 예찬했던 것이다 .
이렇듯 그는 그에게 찾아온 우연을 인연으로 만들어 일상을 차곡차곡 채워나가고 있다 . 자연에서 배우는 삶의 가치 도시에서 벗어나 산골 깊숙한 곳에서 살고 있는 선애 씨는 자연과 맞닿기 시작하면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 경험하지 못 했던 일들을 직접 체험했기 때문이다 . 이를테면 몇 년 사이에 환경오염으로 인해 집 앞 계곡의 수질이 나빠지고 주변에 있던 야생곤충들이 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 이곳에 이사 오고 나서 낮에 현관문을 열고 나갔는데 수백 마리의 나비가 날아드는 걸 본 적이 있었어요 . 산책길 길목에 나비들이 카펫처럼 빼곡하게 바닥에 깔려있는 모습도 봤고요 . 6 월 , 9 월 무렵이 되면 반딧불이 꼬리에 빛을 물고 은하수처럼 흘러 다니는 풍경도 볼 수 있었어요 .
저에겐 놀라웠던 장면들이 마을 사람들에겐 흔하게 겪었던 일들이었다고 해요 .”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두 눈으로 경험했던 선애 씨 . 하지만 그 광경은 다시 볼 수 없게 되었다 . 이로써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몸소 느끼게 된 것이다 .
“ 도시에서 살 때는 환경이라는 게 막연한 존재였고 깊이 있게 성찰할 기회가 없었던 것 같아요 .
주변 사람들이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어서 조금은 알았지만 완주에서는 매일 자연과 몸을 맞대며 살다 보니 그 문제가 더 가까이 다가온 것 같아요 .” 완주지연지킴이 꽃모종 만들기 오래된 미래를 수호하는 역할 지난해부터 완주문화재단 문화이장으로 참여한 선애 씨는 산과 계곡을 품고 있는 경천면 자락에서의 문화 활동을 기존 방식과 다르게 접근하고자 한다 .
문화 수혜자가 아니니 문화 주체자로서의 역할을 성찰한 그는 농촌지역에서 도시화된 문화의 잣대를 가지고 다가가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 이에 선애 씨는 경천면 지역 주민들과 ‘ 문화반상회 ’ 를 열어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며 청정 자연을 보존하는 방식으로 문화 활동을 열어가고 있다 .
“ 나카네 지에 작가의 책 『 일본 사회의 인간관계 』 에서 ‘ 센티로 재는 자로 만든 기모노는 불완전하다 ’ 는 문장으로 시작해요 . 문화는 자처럼 규격화 된 것이 아니라는 거죠 .
저는 그 말을 지표삼아 도시문화를 흉내내는 것보다는 이곳에서만 할 수 있는 일들을 꾸려나가고 싶어요 .” 선애 씨는 매주 토요일마다 완주자연지킴이 회원들과 함께 계곡 주변을 걷는 행사인 ‘ 신흥계곡 토요 걷기 ’ 를 진행하고 있다 .
지난 100 회 때는 기념행사로 꽃모종을 나누기도 했는데 이때 꽃모종을 마을 어귀에 심어 꽃밭 가꾸기에 동참했다 . 이후 경천면 문화반상회 회원들은 희귀종 꼬리명주나비를 마을로 다시 불러들이기 위한 프로젝트를 준비 중에 있다 .
“ 과거에는 우리 마을이 나비를 찾아다니는 마니아들도 많이 왔다갔던 곳일 정도로 희귀한 나비가 많았는데 이제는 거의 사라졌거든요 .
그래서 다시 불러들이려고 꼬리명주나비가 주로 먹는 쥐방울넝굴을 집 한 켠에 심어놨고 앞으로도 주민들과 함께 더 심어볼 계획이에요 .” 이밖에 선애 씨는 환경단체 ‘ 만경강사랑지킴이 ’ 활동도 겸하며 손안나 대표와 함께 『 나무가 들려주는 나무 이야기 』 , 『 나무가 들려주는 마을 이야기 』 전시회와 책 발간을 기획해 마을의 세월을 함께해 온 노거수 , 보호수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
주변 자연환경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의미 있게 여기고 이를 문화로 해석하는 선애 씨의 미래는 어떨지 궁금했다 . “ 저에게 문화는 과거로부터 켜켜이 쌓여온 지금을 잘 보존하고 가꿔서 미래로 보내는 과정 그 자체인 것 같아요 .
과거와 미래를 연결해주는 매개자로서 사람들과 함께 터전을 잘 가꿔보려고 해요 .
또 언젠가는 ‘ 산기슭미술관 ’ 을 만들어 열린 공간에서 자연과 작품을 함께 향유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 [완주문화재단 무지개다리 사업] 완주문화재단은 2022년 문화다양성 확산 사업을 통 해 문화다양성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 원하는 이 사업은 ‘완주문화다양성발굴단 소수다& 청소년 소수다’, ‘일단 페미니즘’, ‘농인청인문화예 술활동프로그램’, ‘문화다양성 활동사례발굴 및 확 산’, ‘문화다양성 주간행사’ 등을 통해 문화다양성 에 기반한 지역사회의 변화 사례를 발굴하고 확산하 며 문화다양성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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