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사람들이 키우는 즐거운 콩나물 완주에 유일한 무농약 콩나물 , 숙주나물 재배업체인 즐거운 영농조합을 찾은 날은 간밤에 내린 서리로 유독 추운 아침이었다 .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경쾌한 암반수의 물소리와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어우러져 공장 안은 시원한 기운이 가득했다 .
숙주는 콩나물보다 쉽게 부러져서 자동세척기를 쓰지 않고 손으로 직접 세척해준다고 한다 . 암반수에 맨손을 담궈 숙주나물을 껍질과 분리해내는 작업 과정을 지켜보면서 손이 시렵지 않은지 여쭤보니 어머님들은 괜찮다고 하신다 . “ 땅속에 있던 암반수라서 별로 안 차가워 .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미지근해서 작업하기 좋아 ” 괜찮다는 말씀에 손을 담궈보니 물이 제법 차갑다 . 농촌에서 안 힘든 일이 어디 있겠냐고 말씀하시는 어머님들의 손에는 굳은살이 켜켜이 박혀 있었다 . 즐거운 콩나물은 완주에서 유일한 무농약 콩나물이다 .
즐거운 영농조합은 2010 년 11 월 경천면 종합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 창립멤버이자 이사로 현재도 생산현장에서 일하시는 정일순여사님 (73) 은 완주 경천면에서 태어나 전주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다 10 년 전 귀농했다 .
귀농 후 농사만으로 안정된 소득을 얻기는 힘들 것이라 생각하고 , 함께 귀농한 멤버들과 함께 즐거운 영농조합을 만들기 위해 마을 곳곳을 찾아다니며 출자금을 모았다 . “ 한집 당 열번씩은 찾아다녔어 .
처음에는 다들 어려울 거라며 참여를 안했는데 , 1 년 정도 잘 운영되는 걸 보고 사람들이 한두명씩 참여하기 시작했지 ” 정일순여사님은 귀농 후 농사지으려고 사 놓은 땅을 공장 부지로 내놓았다 . 이때 내린 결정이 지난 10 년 동안 즐거운 콩나물 맛의 비법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
“ 농사지을 때 쓰려고 파둔 관정이 있는데 수질검사를 했더니 미네랄이 풍부한 암반수라고 식수로도 쓸 수 있다고 했어 . 콩나물은 물로만 키우는데 , 여기 물맛이 좋아서 우리 콩나물을 먹어본 사람들은 특히 더 고소하다고 해 .
인근에 물 사정이 안 좋은 곳에 사는 사람들이 우리 공장에서 식수를 길러가기도 하는데 여기 물로 동치미를 담그면 그렇게 맛있다고 하네 . 그만큼 물이 좋아 ” 콩나물은 7 일 , 숙주나물은 5 일 동안 기른다 .
3 시간에 한번씩 물을 주고 온도 유지와 빛차단 등 관리도 철저히 하며 기르는 과정에 손을 써야 할 것들이 많다 . “ 우리 콩나물은 다른 곳 콩나물보다 더 짧고 가느다란 게 특징이에요 . 찜요리나 국에 많이 쓰이는 통통하고 뿌리가 짧은 콩나물은 더 빨리 키우느라 기르는 방식이 다르다고 해요 .
무슨 약을 어떻게 쓰는지 관심도 없고 안 해봐서 전혀 몰라요 .” 지난 6 년 간 영농조합 대표로 일해온 엄명혜 대표님은 전통방식 그대로 키우되 더 깨끗하고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즐거운 콩나물은 뿌리의 길이와 몸통의 길이가 거의 비슷하다 .
좋은 콩나물을 고르려면 뿌리의 길이가 적당히 길게 나 있는지 봐야하고 삶거나 데쳤을 때 머리가 반으로 쉽게 갈라지지 않고 그대로 붙어 있는 것도 좋은 콩나물이라고 한다 . 사람이 먹어도 맛있는 암반수를 쓴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비법인데 , 한가지 비결이 더 있었다 .
흔히 좁은 공간에 사람들이 빼곡이 들어선 모습을 가르켜 ‘ 콩나물 시루 ’ 같다고 한다 . 하지만 좁고 답답한 공간의 대명사인 콩나물 시루는 즐거운 영농조합에서는 통하지 않는 표현이다 .
일반적으로 다른 업체에서는 플라스틱 시루를 사용하는데 , 즐거운 영농조합에서는 국내에서 2 곳밖에 없다는 대형 스테인레스 시루를 쓰고 있다 . 한번에 40kg 을 재배할 수 있는 크기에서 밀식을 하지 않기 위해 20~25kg 씩 재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자란 즐거운 콩나물이어서인지 즐거운 영농조합의 콩나물은 쉽게 상하지 않고 싱싱함이 더 오래간다 . 3 시간에 한번씩 암반수로 물을 주고 , 7 일을 채워 제 속도로 자란 콩나물을 꺼내 다시 암반수에 3 번 세척한다 . 이것만으로도 즐거운 콩나물이 특별한 이유는 충분하다 .
이렇게 맛있는 콩나물을 더 맛있게 먹으려면 어떻게 요리해야 하는지 레시피를 여쭤봤다 . ( 작년 할미레시피의 추억이 ..^^;) ‘ 각자 입맛대로 간을 맞춰서 잘 끓이면 된다 ’ 는 쉽고도 어려운 말씀을 하셔서 다른 비법이 없는지 더 여쭤보니 , 마늘은 절대 넣지 말라고 하신다 .
콩나물 무침이나 국에 마늘을 넣으면 콩나물의 시원한 맛을 없애고 , 콩나물이 얇아지게 만든다고 한다 . 콩나물국이나 콩나물 무침 외에도 불린 쌀 콩나물과 무를 얹어 밥을 지어서 겨울철 별미로 먹기도 한다 .
라면이나 된장국 등 국물 요리에 콩나물을 넣어 함께 끓이면 아삭한 콩나물의 식감도 즐기고 더욱 더 시원한 국물맛을 즐길 수 있다 . 어머님들은 세척과 포장 공정이 끝나는 사이사이 쉬지 않고 버려지는 콩나물이 없도록 하나라도 더 골라내고 계셨다 .
너무나 흔하고 싼 식재료여서 귀한 줄 모르고 먹었던 콩나물이었는데 , 한줄기도 버리지 않으려고 골라내는 모습을 보며 다른 콩나물에 비해 유독 고소하다는 콩나물 맛의 비법은 역시 정성이구나 생각했다 .
마지막으로 공장을 나오면서 무거운 콩나물 바구니를 들고 나르는 힘든 일을 매일 반복해야 하는 일상을 어떻게 견뎌내시는지 궁금했다 . 일할 수 있을 때가 가장 즐겁다며 웃는 어머님들의 얼굴을 보며 질문을 거두고 스스로 답을 찾아보기로 했다 .
반복되는 일상에서 해야할 일이 있다는 것은 지루해 할 일이 아니라 , 감사해야 할 일이라는 것 . 새해 처음으로 찾은 즐거운 영농조합에서 나는 콩나물을 키우는 정직한 비법처럼 일상을 더욱 건강하게 키워내는 비법을 배우고 돌아왔다 .
[즐거운 영농조합] - 무농약 즐거운 콩나물 300g 1700 원 - 무농약 즐거운 숙주나물 250g 1800 원 - 구입처 : 완주 로컬푸드 및 완주 농협 하나로마트 매장 - 구입문의 : 010-2708-0341 /글·사진= 조율(조율은 2017년 말 완주로 귀촌, 고산미소시장에서 가공품을 판매하는 상점, 율소리에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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