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생태놀이터 축제 겨울에는 겨울답게 놀아요. 글= 문화기획자 윤혜진 5번째 생태놀이터 축제, 낙낙희에서 매년 12월, 우리는 생태놀이터 축제로 한 해를 마무리합니다.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은 생태놀이터 축제는 새로운 공간 낙낙희에서 열렸습니다.
놀이를 매개로 더 많은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으로, 올해는 아이들뿐 아니라 양육자, 그리고 서울에서 온 축제 기획 크루까지 함께했습니다. 오후 2시가 되자 낙낙희에는 완주와 전주를 넘어 보성, 서울, 수원에서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낯선 얼굴과 익숙한 얼굴이 섞여 있었지만, 놀이 앞에서는 모두가 금세 하나의 팀이 되었습니다. 첫 번째 프로그램으로는 놀이올림픽 개인전과 단체전이 마련되었습니다. 개인전에서는 오래 매달리기, 달리기, 멀리뛰기가, 단체전에서는 줄다리기와 줄넘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승패를 가리는 경기였지만, 이기기 위한 경쟁보다는 서로를 응원하며 최선을 다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지난번엔 61초였는데, 이번엔 78초예요!” “축하해!” “내가 이 나이에 언제 이렇게 달려보겠어?!” “나, 오래 매달리기 잘하는 거였네요.” 7살 아이부터 50대 어른까지, 모두가 같은 공간에서 함께 뛰고 매달리고 응원하는 동안 이마에는 어느새 땀이 송글송글 맺혔습니다.
그날의 기록은 숫자로 남았지만, 더 오래 남은 것은 ‘함께 땀 흘리며 놀아본 경험’이었습니다. 이어진 프로그램은 불 마스터 대회였습니다. 화장지나 솜 같은 인공 점화재 없이, 오직 자연재료와 파이어스틸만으로 불을 피우는 도전입니다.
참가자들은 주변을 둘러보며 마른 나뭇가지, 호두껍질, 솔방울, 나뭇잎을 하나씩 모았습니다. 작은 불씨를 살리기 위해 재료를 차곡차곡 쌓고, 파이어스틸을 쥔 손에 힘을 주어 몇 번이고 긁어내렸습니다.
하지만 며칠 전 내린 비 탓에 재료들이 충분히 마르지 않아 불을 피우는 일은 쉽지 않았고, 모두가 애를 먹었습니다. 그러던 순간, “와!!!! 아저씨, 나 불 피웠어요!!”라는 외침이 공간을 가득 채웠습니다. 12월의 불 마스터 대회의 주인공은 7살 친구였습니다.
불을 피우느라 손이 조금 데이긴 했지만, 상처의 아픔보다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이 더 컸습니다. 발갛게 상기된 얼굴에는 웃음이 만개했고, 개인용 파이어스틸과 불 마스터 뱃지가 전달되었습니다. 열심히 놀고, 온몸으로 겨룬 뒤 이제 모두의 배가 슬슬 출출해졌습니다.
함께 주방을 사용하는 우리의 약속은 간단합니다. 각자 먹을 것을 조금씩 나누어 오고, 다회용기와 수저를 가져옵니다. 시원한 동치미, 귤, 꽈배기, 고구마까지! 상 위에는 하나하나의 마음이 함께 놓였습니다.
엄마, 아빠들과 함께 만든 아궁이에 솥을 걸어 떡라면을 끓이고, 한쪽에서는 햅쌀로 뽑은 가래떡을 노릇하게 구웠습니다. 열심히 땀 흘리며 놀았으니, 이보다 더 맛있을 수 있을까요. 생태놀이터 축제의 마지막 순서이자 하이라이트는 바로 장기자랑이었습니다.
“우리 장기자랑 할게요!” 아이들의 제안으로 시작된 장기자랑 무대.
올해 1학년이 된 친구의 줄넘기 20개,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조심스러웠던 4학년 친구의 첫 데뷔 무대가 된 피리 연주와 음악 줄넘기, 감기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의상까지 갖춰 입고 선 기타 연주, 그리고 아빠의 하모니카 협연까지.
노을이 지기 시작한 시간, 조명 아래 마련된 작은 무대는 그 어느 때보다 빛났습니다. 잘하는 모습보다, 용기 내어 선 그 순간들이 더 큰 박수가 되었습니다. 올 한 해, 우리는 참 잘 놀았습니다. 내년에도 이렇게 건강하게, 조금씩 함께 자라며 계속 잘 놀아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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