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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공동체 · 2022.10.24

문화다양성 무지개다리

이정옥 경천면 문화이장

사람들이 함께 웃고 배우며 살아가는 공동체 현장의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등록 2022.10.24 15:01 조회 2,48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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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외지역에 꽃피운 문화 "함께 문화를 찾고 만들어갑니다" ⑧ 경천면 이정옥 문화이장 따뜻한 가을볕이 내리던 지난 13 일 오전 , 완주 경천면 용복리의 텃밭 . 무성하게 자라난 엉겅퀴와 가득 열린 서리태 콩밭 가운데 이정옥 (65) 씨를 만났다 .

그는 울긋불긋해진 뒷산을 등진 채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 ‘ 인간의 삶과 죽음 ’ 에 대해 질문을 던졌던 사춘기 시절부터 음악 , 문학 , 철학과 떼놓을 수 없었던 그의 지난 날들이 스쳐 지나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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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년부터 완주에 정착한 그는 현재 지역에서 주변 이웃들과 문화로 연결되어 더불어 사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

자연을 찾아 떠나온 완주 일산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줄곧 살았던 정옥 씨는 청소년기에 ‘ 인간의 죽음 ’ 에 대해 탐구하고 성찰하며 친구들에게 일명 철학자 소크라테스로 불리는 아이였다 .

다양한 서양 철학 , 동양 철학을 공부하며 그가 내린 결론은 ‘ 살고 죽는 건 인간이 정할 수 없는 것이니 어떻게 사는 게 중요하다 ’ 는 것이었다 . 이에 정옥 씨는 성인이 되어 홀트아동복지회에서 1 년간 일하며 장애 아동에게 사랑을 주는 법을 배웠다 .

결혼 이후 아이를 낳고 안양 , 평택에서 살다가 1999 년 남편의 일로 인해 제주도로 이주했으며 15 년간 제주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했다 . 도시 생활을 오래 했지만 자연환경이 더 익숙했던 그는 언젠가 시골에서 농사짓고자 했다 . 그렇게 그는 2013 년 남편과 함께 완주로 오게 된 것이다 .

“ 우리나라에서 식량 자급률이 25% 정도라는 말을 듣고 농사를 지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

또 당시에 텔레비전에서 로컬푸드라는 걸 처음 알게 됐는데 국내에서 완주라는 지역이 로컬푸드를 시행하고 있단 걸 알고 더욱 오고 싶은 마음이 커졌던 것 같아요 .” 그는 완주군농업기술센터 완주순환농업대학에서 1 년간 발효식품을 교육받고 곧 경천면에 터를 잡았다 .

농사짓는 일에 열중을 다한 그는 어느 날 협심증을 겪었고 이후로는 건강에 무리하지 않는 선으로만 텃밭을 가꾸고 있으며 현재 엉겅퀴 즙을 로컬푸드 직매장에 납품하고 있다 . “ 처음엔 완주에서 농사지을 생각만 했는데 어느 날 건강이 나빠지고 나서 정신을 차렸죠 .

이제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거예요 . 우리 아이들도 이제 엄마가 해보고 싶은 일들을 해보라며 응원해줘서 힘을 얻었고요 .” 그렇게 그는 완주군립중앙도서관 ‘ 책 읽어주는 문화봉사단 ’ 을 기점으로 본인이 가진 문화적 역량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

당시 고산지역아동센터와 비봉면에 위치한 요양원 ‘ 빈첸시오의 집 ’ 에서 아이들과 어르신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독후활동도 함께 했다 . 책읽어주는문화봉사단 더불어 사는 법을 실천하다 정옥 씨의 문화활동에 물꼬가 트인 듯 했다 .

그는 ‘ 책 읽어주는 문화봉사단 ’ 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꾸준하게 지역에서 문화 기획자이자 연결자로 활동 중에 있다 . 2017 년도에는 1 년간 매주 목요일 점심 시간에 군청음악방송 주민 DJ 로서 직접 음악을 선곡하고 소개 글까지 작성해 청취자들에게 그의 마음이 담긴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

“ 면사무소 직원 분께서 추천해줘서 해보게 된 일인데 하는 동안 정말 즐거웠어요 . 원래부터 라디오나 음악을 좋아해서 동요부터 클래식 , 가곡 , 팝송을 끼고 살았거든요 .

그렇게 1 년간 ‘ 주민방송 쎄쎄쎄 ’ 라는 이름으로 목요일마다 30 분이나 1 시간 정도 방송을 했어요 .” 평소 문학과 음악 ,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던 정옥 씨가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했다 .

과거 경기도 의왕시에서 열린 주부 백일장과 한지 그릇 공예전에서도 최우수상을 받은 이력이 있던 그는 완주에서도 이를 발휘해보고자 했다 . 그렇게 2019 년도부터 완주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문화이장 활동을 시작해 경천면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을 찾아갔다 .

“ 제가 밖에서 활동을 하고 돌아와서 보니까 우리 마을 어르신들은 느티나무 아래 모정에 앉아있거나 경로당에서 화투 치는 게 일상의 대부분이셨거든요 .

정작 내 주변 사람들은 문화적 혜택을 못 받고 있단 걸 알게 됐고 지역 이웃들과 더불어 문화활동을 하기로 결심했어요 .” 화투보다재미난 컬러링북활동 완주군 내 14 개 읍면에서 시행되고 있는 ‘ 문화이장 ’ 은 각자 활동 지역의 범위나 프로그램들을 자유롭게 기획할 수 있다 .

정옥 씨는 최대한 경천 지역 내에서 문화 소외 현상을 줄이기 위해서 그동안 닿지 않았던 곳까지 뻗어 나가려 했다 . 이에 그는 경천면에 있는 10 개 마을 중 8 개 마을 ( 갱금 , 오복 , 구제 , 가천 , 원용복 , 만수동 , 신덕 , 석장 ) 을 찾았다 .

각 마을을 돌아다니며 ‘ 문화 반상회 ’ 를 열었고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 컬러링북 ’ 활동을 선보였다 . 어르신들은 색연필을 깎아 하얀 종이에 색을 칠하는 내내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

한 어르신은 “ 도회지 사람들이나 이런 걸 할 줄 알았는데 우리가 하네 ” 라며 웃었고 다른 어르신은 “ 내가 화투치는 걸 제일 좋아하는데 이게 화투보다 더 재밌네 ” 라고 말하기도 했다 .

공동체에서 얻는 가치 2020 년 2 월 경천에 사는 아이와 엄마 , 할머니까지 모두 3 세대가 모여 화음을 어우르는 합창단 ‘ 경천하모니 ’ 가 생겼다 .

가천초등학교에 다니는 초등학생부터 60 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한 경천하모니는 완주문화도시지원센터 ‘ 메이드인공공 ’ 준비형 사업으로 선정돼 공동체 운영을 지원받아 피아노를 대여하고 강사를 초빙해 합창을 배웠다 . 정옥 씨는 공동체 경천하모니의 대표로 활동하며 지역 주민들과 음악으로 소통하는 중이다 .

“ 경천이 원래 ‘ 문화 오지 ’ 라고 불릴 만큼 문화로부터 소외된 지역이었는데 공동체도 생기고 주민들이 점점 문화사업에 참여하는 게 늘어나고 있어요 .

문화는 누군가로부터 시작돼서 한 사람 , 두 사람이 모여 꾸준하게 하다 보면 이뤄질 수 있다고 봐요 .” 어느덧 수년간 문화활동과 더불어 공동체를 이뤄온 정옥 씨는 한 번씩 고민에 빠질 때가 있었다 . ‘ 지금 이게 맞는 것일까 ’ 라는 의문을 던지곤 했던 것이다 .

그러던 중 전문가에게서 ‘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재밌어하고 그게 꾸준히 지속되어야 한다 ’ 는 자문을 듣고 힘을 얻었다 . 문화로 인해 스스로 성장하고 지역을 변화시킨 정옥 씨 . 그는 어떤 앞날을 꿈꾸고 있을까 . “ 개인적인 목표는 삶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작품을 통해서 표현해보고 싶어요 .

작품 활동이 곧 객관적으로 나를 들여다보는 의미가 되기도 하거든요 .

또 공동의 목표는 경천면 사람들과 이 지역에서 함께 재밌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고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 [완주문화재단 무지개다리 사업] 완주문화재단은 2022년 문화다양성 확산 사업을 통 해 문화다양성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 원하는 이 사업은 ‘완주문화다양성발굴단 소수다& 청소년 소수다’, ‘일단 페미니즘’, ‘농인청인문화예 술활동프로그램’, ‘문화다양성 활동사례발굴 및 확 산’, ‘문화다양성 주간행사’ 등을 통해 문화다양성 에 기반한 지역사회의 변화 사례를 발굴하고 확산하 며 문화다양성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힘쓰고 있다.

현장 사진

이정옥 경천면 문화이장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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