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고민을 문화로 바꾸고 예술로 연결하다 ⑦ 이서면 고은경 문화이장 이서면 갈산리와 전주시 만성동이 맞닿은 전북혁신도시에는 공공기관 이전으로 타지에서 이사 온 경력단절 여성 인구가 늘고 있다 .
주변에 가족이나 지인 없이 타향살이하는 이들은 집 밖으로 나와 소모임과 공동체를 만들며 연결망을 넓혀가는 중이다 .
문화이장 5 기로 활동 중인 고은경 (42) 씨도 2015 년부터 이서에 거주하면서 공예강사로 일하고 ‘ 문화장날 ’ 주민기획단 , 완주문화예술교육 공동체 ‘ 모모씨 마을 ’ 이서권역 활동을 이어왔다 . 그동안 잃어버린 시간을 찾기 위해 떠났던 그의 여정을 따라가 보기로 했다 .
경력단절 여성에서 공예 강사로 대학 졸업 후 유치원 교사로 일했던 고은경 씨는 결혼과 출산으로 자연스레 일터를 떠나게 됐고 대부분의 일상을 가정 안에서 보냈다 . 그러다 은경 씨는 임산부 때 주변에 있는 여성 모임에 나가면서 새로운 취미를 얻게 됐다 .
당시 삼삼오오 모여 앉아 뜨개질을 하던 것에 흥미를 느꼈고 이후로도 계속 실과 관련된 공예들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 그는 해마다 바뀌는 유행에 따라 펀치니들 자수 , 니들 위빙 , 마크라메 등을 배우고 익혔다 .
“ 결혼하고 바로 1~2 년은 일을 못 하고 아이만 키우면서 지냈는데 그때 남편이 옆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해보라며 응원해줬어요 .
그래서 모임에서 배운 뜨개질이 취미가 되었고 한 번 바깥에 발을 내딛어보니까 더 많은 활동을 하는데 용기를 얻을 수 있었어요 .” 처음에는 아이를 위한 모자 , 덧신을 만들다가 점점 가방이나 인테리어 소품 등 품목도 다양해졌다 .
꾸준하게 수공예를 배웠던 은경 씨는 2017 년부터 장터나 플리마켓에 공예품을 팔기 시작했고 펀치니들 , 위빙 자격증을 취득했다 . 이후 완주군 내 평생학습사업소 , 청년거점공간 , 기관 등에서 강사로서 수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
“ 집에만 있다 보면 자신감을 잃게 되는데 밖에서 한 번씩 일을 했을 때 나오는 에너지가 있어요 . 집에서는 아이의 엄마로서 내가 존재하는데 밖에선 온전한 내 자신이 되는 느낌이거든요 .
그래서 일에 도전도 해보고 사람들하고 많이 어울리려고 했던 것 같아요 .” 점차 자신감을 얻게 된 은경 씨는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나갔다 .
2019 년부터 3 년간 이서 문화어울림장터 ‘ 재능나누리마켓 ’ 에 운영진으로 참여해 재능을 나눴고 완주와일드푸드축제나 프러포즈축제 등 다양한 행사에서 수공예 부스를 운영했다 . 그리고 이때 만난 인연들이 지속되어 함께 새로운 일들을 꾸며내기도 했다 .
하나로 모이는 지역 사람들 2020 년 은경 씨는 완주문화도시지원센터 문화장날 사업을 통해 ‘ 이서품장 ’ 행사를 기획하는 주민기획자가 되었다 . 이때 이서 지역에 있는 공예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
은경 씨를 비롯한 주민기획자들은 그동안의 행사에서 아쉬웠던 점들을 보완하면서 아이와 어른이 모두 즐길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고자 했다 . “ 행사에서 수공예 부스는 구경거리만 되고 판매는 잘 안된다는 게 모든 공예가들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예요 .
그래서 이서품장에서는 공예품을 판매하지 않고 색다른 걸 해보기로 마음이 모였던 것 같아요 . 우리의 이야기가 담긴 행사를 만들어보기로 한 거죠 .” 그렇게 주민기획자들은 동화책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되었다 .
실을 이용해 뜨개 공예를 하는 은경 씨는 ‘ 실순이 ’ 가 되었고 도자기를 빚는 ‘ 흙돌이 ’, 그림 그리는 ‘ 붓쟁이 ’ 도 함께였다 . 행사에서는 책과 체험 재료를 함께 포장해서 사람들에게 선보였다 . 그는 행사에 찾아온 사람마다 책 속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공예가들의 마음을 전했다 .
“ 자주 모여서 회의하고 체력적으로 힘들긴 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즐겁게 일했던 것 같아요 . 같은 공예가들끼리 통하는 게 있다 보니 다들 열정적으로 준비했고요 .
이게 잊혀지기 전에 이 캐릭터들과 이야기를 활용해서 다른 것도 만들어보고 싶어요 .” 이서지역 주민반상회 문화장날 이서품장 행사 풍경 완주문화재단 문화이장 5기 공유테이블 연결이 끊어지지 않도록 지역민들을 하나로 모으는 주민기획자 은경 씨는 지난해 문화이장 5 기로 선정되어 올해로 문화이장 2 년차가 되었다 .
그는 작년에 완주문화재단에서 교육받은 내용과 더불어 이서 지역의 특수성을 결합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 . “ 문화이장으로서 눈에 띄는 성과를 이뤄내는 것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지역에서 풀어나가려고 해요 .
약 2 년 전에 이서 지역의 공방 네트워크를 위해 지도도 만들고 다양한 작업들을 했는데 제대로 마무리를 못 지어서 이걸 다시 활성화해볼 생각도 있고요 .” 지원사업의 기간이 만료되고 나면 사업이 흐지부지 끝나는 경우도 있다 .
이에 은경 씨는 새로운 기획을 발굴하기보다는 미처 끝내지 못해 아쉬웠던 걸 이어가고자 한다 . 이는 몇 차례 이뤄진 반상회에 참석한 주민들이 동조한 의견이기도 하다 . “ 지원사업을 통해 네트워크가 형성되었으니 이걸 토대로 프로젝트를 추진해보고자 해요 .
문화이장이라는 역할의 무게가 무겁지만 작은 일이라도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에요 .
또 의외로 시간이 부족해서 문화적 혜택을 받지 못 하는 자영업자들을 위한 문화사업도 생겨나길 바라요 .” [완주문화재단 무지개다리 사업] 완주문화재단은 2022년 문화다양성 확산 사업을 통 해 문화다양성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 원하는 이 사업은 ‘완주문화다양성발굴단 소수다& 청소년 소수다’, ‘일단 페미니즘’, ‘농인청인문화예 술활동프로그램’, ‘문화다양성 활동사례발굴 및 확 산’, ‘문화다양성 주간행사’ 등을 통해 문화다양성 에 기반한 지역사회의 변화 사례를 발굴하고 확산하 며 문화다양성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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