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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공동체 · 2019.09.16

로컬푸드 食이야기

⑦ - 단호박 식혜

사람들이 함께 웃고 배우며 살아가는 공동체 현장의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등록 2019.09.16 17:41 조회 2,68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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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구매 부르는 먹고 싶은 노란색 완주 로컬푸드 매장에 가면 단호박식혜 , 단호박떡 , 단호박영양찰밥 등 먹음직스러운 노란색과 ‘ 담소담은 ’ 이라는 단정하고 소박한 상표가 유독 눈에 띈다 .

매장에 갈 때마다 소담한 모양새에 이끌려 하나씩 충동구매로 사게 되고 , 먹어 보면 단골 고객이 되는 제품들이다 . 식스토리를 취재하면서 꼭 한번 만나고 싶었던 담소담은의 정선진 대표님은 바쁜 일정으로 취재 약속을 잡기 힘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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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바쁜 8 월 말 연락이 닿았고 , 이른 아침 분주하게 움직이는 공장에 찾아가 즐겨 먹던 제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는 행운을 얻었다 . “ 농사를 하면서 매년 수확하고 가격을 책정할 때면 늘 도박을 하는 것처럼 불안한 마음이었어요 .

이렇게 힘들게 일하면서 가격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상실감도 컸고요 .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완주 로컬푸드가 생겼고 , 내가 가격을 정할 수만 있다면 로컬푸드를 하겠다며 함께 시작했어요 .” 정선진 씨는 시골에서 농사짓는 집안에서 늦둥이 막내딸로 태어났다 .

막내딸이라 애지중지하며 키운 부모님 밑에서 힘든 농사일은 전혀 하지 않았다 . 그런 그녀가 20 대 초반에 대규모 농사를 하는 집안에 시집와서 살면서 30 년 가까이 농부이자 주부로 살면서 이제는 사업가로 살고 있다 .

언제나 자신은 농부라고 얘기하는 그녀는 농사 이야기를 할 때 가장 신이 나 있었고 , 진지했으며 호기심 많은 천진난만한 아이 같은 눈빛으로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 “ 농사는 안 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했어요 . 2008 년도에 농협에서 단호박씨앗을 주면서 계약재배를 시작했어요 .

씨를 받아서 모종을 키우고 농사를 시작했는데 첫해 농사는 실패했어요 . 몇 십 년 동안 비료가 축적된 땅에서는 넝쿨만 넓게 자라고 호박은 잘 열리지 않았던 거죠 .

첫해 800 평 농사에서 씨 값 16 만원을 들여 상품가치 있는 것만 팔고 나니 수익이 26 만원이었어요 .” 모양이 예쁘지 않아 매장에서는 상품 가치가 없는 단호박이었지만 맛은 일품이었다 . 보우짱이라는 품종의 미니단호박을 그냥 버릴 수가 없어 먹을 만한 것은 주변 지인들에게 다 나눠주었다 .

그러고도 남은 것들로 피자 , 떡 , 머핀 , 쿠키 등을 만들었다 . 힘들게 농사지은 단호박을 그냥 둘 수 없어서 이제는 농부에서 요리연구가로 새로운 직업을 갖게 되었다 . “ 부모님과 농사일을 돕는 사람들까지 10 명의 식사를 매일 5 끼씩 준비했어요 .

음식을 잘해서 한 게 아니라 하다 보니 잘 할 수밖에 없었죠 . 여러 끼니를 준비하면 매번 밥이 많이 남았어요 .

그 때 남은 밥으로 식혜를 자주 만들었는데 , 단호박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부터 단호박을 넣고 설탕을 줄인 식혜를 만들어 봤어요 .” 힘든 농사일과 고된 부엌일을 동시에 해낸 어린 나이의 정선진 씨에게 어떤 특별한 힘이 있었을까 ?

그녀는 시집 온 며느리로서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나도 저들과 함께 일하는 공동체의 일원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 이런 생각을 가질 수 있던 것은 지금도 인생의 멘토라고 주저 없이 말하는 든든한 시아버님의 응원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

하지만 그녀에게 이런 응원과 아낌없는 지원을 해준 것도 그녀의 뚝심과 용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 “5 번 떡을 쪄보고 덜컥 떡집을 냈다고 하면 사람들이 안 믿어요 . 떡도 맛있는 쌀로 하면 맛있어요 . 하지만 사람들은 벌레 먹거나 묵은 쌀로 떡을 해달라고 해요 . 그럼 맛이 없죠 .

처음에는 그걸 모르고 내가 떡을 못하는 줄 알았어요 . 그런데 우연히 갓 도정한 현미로 떡을 했을 때 너무 맛있었어요 . 그 때 재료가 중요한 것을 알았죠 . 좋은 재료를 쓰면 나처럼 기술이 없는 사람도 만들 수 있구나 . 기술이 없으면 좋은 재료를 쓰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

안 좋은 재료로 맛있게 하면 기술자겠지만 , 저는 그런 기술자가 아니어서 기본을 지키는 것만 해요 .” 그녀는 혼자서 매일 새벽에 떡을 만들고 매장에 납품을 하고 돌아와서 뒷정리를 했다 . 점심 먹고 다시 매장에 나가 매일 시식회를 하며 단호박 제품을 알렸다 .

이 일을 혼자서 1 년 6 개월을 해냈다 . 그 노력의 결실로 회사는 점차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 사람들도 단호박과 담소담은을 함께 기억했다 . 이제는 어느덧 자리를 잡기 시작해 직원 6 명과 함께 일하게 되었다 . 최근에는 완주 삼례예술촌에 담소담은 직영 카페도 열었다 .

떡 제품과 식혜에서 좀 더 확장해 직접 농사지은 유자로 만든 유자청음료와 쿠키 , 유자마들렌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고객들과 더 가까이 소통하는 창구를 만들었다 . 빠른 도약은 아니지만 계획한대로 순리대로 천천히 확장해가며 처음의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

추석 명절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시기에 약속을 잡아 짧게 인터뷰 하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 이야기가 길어져 결국 2 시간을 넘겼다 .

인터뷰를 끝내고 책상에 있던 수목병리학 책을 보고 물었더니 “ 사람 병을 고치는 의사는 못돼도 아픈 나무 살리는 의사는 되고 싶어서 공부하고 있어요 ” 라고 말했다 . 단 번에 큰 성공을 거둔 사람보다 차근차근 자기 힘으로 작은 성공을 만들어내는 사람 .

자기만의 특별한 스토리가 많아서 해줄 말이 많은 사람 , 오늘 만난 이런 사람을 만나면 나는 내 인생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묻게 된다 . 단호박식혜 만드는 법 1. 엿기름을 걸러서 가라앉힌다 . 2. 멥쌀로 고들밥을 짓는다 . 3. 맑은 엿기름물을 밥에 넣고 6 시간이상 당화시킨다 .

4. 밥알이 동동 떠오르면 삶아서 갈아놓은 단호박과 설탕을 넣어서 끓여준다 . 5. 내열용기에 포장하여 냉장보관 한다 .

[ 담소담은 제품안내 ] - 상품 : 단호박식혜 5000 원 단호박찰밥 3600 원 단호박 영양찰떡 3600 원 송편 1kg 15000 원 유자마들렌 10 개 선물셋트 17000 원 수제쿠키 1 봉지 2000 원 - 구입 : 완주로컬푸드 및 농협로컬푸드 ( 봉동 , 용진 ) 매장 - 문의 : 063-247-0243 /글·사진= 조율(조율은 2017년 말 완주로 귀촌, 고산미소시장에서 가공품을 판매하는 상점, 율소리에를 열었다)

현장 사진

⑦ - 단호박 식혜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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