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즐거운 그런 노래를 부를래요" 고산 우리동네 중창단 수요일 저녁 고산면 고래 건물에서 노래 소리가 새어나온다 . 아직 서툰 화음이지만 그 서툰 소리가 제법 듣기 좋다 . 누군가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 목 관리를 위해 물을 마시는 사람도 있다 .
이들은 지난 3 월 결성된 고산 우리동네중창단 단원들이다 . 단원 조영란 (48) 씨는 퇴근 후 전주에서 바로 고산 연습실로 왔다 . 그는 “ 직장은 전주인데 사는 곳은 고산이다 . 합창단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됐다 .
저는 다른 단원들을 알음알음 알지만 저분들은 절 잘 모를 거다 ” 고 웃었다 . 고산 우리동네중창단 ( 가칭 ) 의 시작은 중창단의 뮤직디렉터 정은지 (39) 씨가 완주로 귀촌한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 음악 활동을 해오던 은지씨가 귀촌 후 완주에서 해보고 싶은 일들 중 하나가 바로 합창단 .
그런 그를 중심에 두고 노래하고 싶은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 은지씨는 “ 아무나 왔다 가는 합창단이 아닌 무언가의 턱은 있어야 했다 . 그것이 오디션이었다 . 오디션은 열정이 있는 사람만이 참여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 고 말했다 .
그렇게 2 월말 고산미소시장 인근 컨테이너 박스에서 오디션이 열렸다 . 응시자는 모두 15 명 . 누군가는 떨었고 , 누군가는 노래를 마치고 벅찬 감정에 눈물을 흘렸다 . 부부가 함께 오디션에 참가한 유영빈 · 김드보라씨는 이날 돌림노래를 준비해왔다 . 영빈씨는 “ 제 생애 첫 오디션이었다 .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보다 울림 좋은 고산 컨테이너 하우스에서 오디션을 봤다 ( 웃음 ). 노래를 하면 다른 생각을 못하고 집중을 할 수 있다 ” 고 말했다 . 아내 드보라씨는 “ 노래도 좋아하고 이곳에 오면 사람들과 교류 할 수 있을 거 같아서 참여하게 됐다 .
합창은 마음을 합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 며 “ 제가 남편에게 합창단을 추천했는데 지금은 저보다 연습에 오는 걸 남편이 더 좋아한다 ” 고 말했다 . 실력을 평가하기 위한 오디션이라기 보다는 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오디션 합격률은 자그마치 100%.
오디션을 본 15 명 모두 지금 중창단의 단원들이 됐다 . 장옥진 (41) 씨는 “ 지난해 11 월에 고향인 완주로 다시 돌아왔다 . 이곳에 와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니 매우 좋다 ” 며 “ 어릴 적 판소리를 했었고 지금은 교회 합창단 활동을 한다 . 노래하는 자체로 스트레스가 풀린다 .
특히 합창은 다른 사람과 화음을 같이 낸다는 것에 큰 매력이 있다 ” 고 말했다 . 멀리 정읍이 집인 단원도 있다 .
베이스를 담당하는 유형준 (39) 씨는 “ 전주에서 스터디를 하던 중 합창단 정보를 알게 되어서 참여하게 됐다 ” 며 “ 다른 지역으로 귀촌을 했는데 아직 마음 맞는 이웃을 찾지 못했다 . 이곳은 이웃교류가 활성화 되어있는 거 같다 . 완주 사람들과 오며가며 친해지고 있다 ” 고 웃었다 .
현재 이들이 연습하는 곡은 ‘ 바람의빛깔 ’. 가사 중 ‘ 서로 다른 피부색을 지녔다 해도 그것은 중요한 게 아니죠 . 바람이 보여주는 빛을 볼 수 있는 바로 그런 눈이 필요 한거죠 ’ 라는 부분이 있다 . 다름을 이해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것 . 어쩌면 합창에 있어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 아닐까 .
디렉터 은지씨는 “ 하나의 모임이 구성되면 갈등도 생길 수밖에 없다 . 모두 다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의 하나 ” 라며 “ 우리 합창단에도 다양한 캐릭터들이 모였다 .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의 목소리로 조화를 이루는 것에 합창의 의미가 있다 . 우리는 아마추어 중에서도 아마추어이다 .
소소하지만 지역사람들이 우리의 노래를 좋아해주고 우리 또한 즐기면서 하고 싶다 . 모두가 즐거운 노래를 하는 것이 우리의 작은 목표 ” 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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