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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경의 삶의풍경 · 2016.04.05

대둔산 케이블카 승무원들

삶과 사람, 일상과 계절을 천천히 기록하는 장미경의 연재를 모았습니다.

등록 2016.04.05 13:26 조회 1,72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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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새로 교체된 케이블카. 봄이 왔으니 산으로 향하는 이들이 많아 졌다 . 마음속으로 지도를 펼치고 완주의 산들을 그려본다 . 동쪽으로는 연석산 . 남쪽으로는 만덕산 . 서쪽으로는 모악산 . 북쪽으로는 대둔산이 버티고 있다 .

산마다 서로 견줄 수 없는 매력이 제각각이지만 대둔산은 1977 년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한 산이 되었다 .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리 우며 매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 . 산 자체의 매력 때문에 찾아오는 이들도 많지만 대둔산 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 바로 케이블카 .

올해 새로 교체된 케이블카
올해 새로 교체된 케이블카

완주의 여느 식당에 들어가 벽면에 걸린 사진들을 유심히 관찰해보면 분명 발견할 수 있다 . 대둔산 중턱을 오르고 있는 케이블카 사진을 . 1990 년 11 월 11 일 운행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사고 없이 오르내리고 있는 케이블카 .

이곳은 대둔산 도립공원과는 별개로 ‘ 양지대둔산삭도 ’ 라는 개인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다 . ‘ 삭도 ’ 라는 생소한 말도 알게 됐다 . 사람이 다니는 곳은 인도 . 차가 다니는 곳은 차도 . 공중에 연결된 줄로 다니는 길이니 동아줄 삭 ( 索 ) 를 써서 삭도 라고 부른다 .

이 곳 회사는 영업운영팀 , 기술점검팀 , 사무지원팀 세 분야로 나눠져 있고 대표 포함하여 총 25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 연중무휴 오르내리는 관광 케이블카지만 고객의 안전이 중요하기에 2~3 년에 한번 꼴로 한 달 정도 휴업을 하고 집중적으로 기술점검을 한다 .

게다가 올해는 10 년 동안 운행한 케이블카를 새 케이블카로 교체하는 시기이다 . 차도 10 년 정도 타면 세 차로 바꾸듯이 케이블카도 마찬가지다 . 케이블카를 타고 중턱까지 오르는데 보통 5 분정도 소요된다 . 짧은 시간이지만 이것도 역시 줄에 의지해 공중부양하는 비행이다 .

이 케이블카에 승무원이 있다는 사실을 여러분들은 아실까 . 대둔산 케이블카의 꽃 , 영업운영팀 승무원들을 만나봤다 . 4월8일 첫 운행을 앞두고 새케이블카 앞에서. (왼쪽부터) 승무원 강은숙, 김명순, 정진선. 대둔산 모습.

멀미약 먹어가며 케이블카를 타다 3 월 10 일부터 4 월 7 일 까지 설비교체작업과 기술점검으로 임시휴업을 한 상태라 한가하게 승무원들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 하지만 이 분들 역시 업무지원으로 바쁘게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

케이블카 역사 환경정리 , 역사 내 카페운영일 뿐 아니라 요즘은 본의 아니게 매일 등산을 하고 있다고 한다 . 입사 2 년차 영업운영팀장 이은주씨로부터 요즘 진행되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 지금은 공사기간이어서 케이블카가 움직이지 않아요 .

상부 역사에 일하고 있는 직원들 식사를 해야 하는데 , 저희 영업팀에서 지원을 나가는 거죠 . 3 인 일조로 중턱 상부 역사까지 걸어가서 거기서 밥해먹고 오는 거죠 . 처음에는 걱정했어요 . 어떻게 매일 거길 오르내리나 , 근데 매일 가니까 좋더라구요 .

살도 좀 빠질까 기대를 했는데 산을 오르내리니까 밥맛이 좋아져서 평소보다 더 먹는 것 같아요 .” 경치 좋은 곳에서 매일 케이블카를 타는 일을 하니 좋지 않냐고 관광객들이 묻곤 한단다 . 입사 2 년차 김명순씨는 케이블카 승무원일 하며 1 년 동안 고생한 이야기를 해줬다 .

“ 멀미와 고소공포증으로 고생 좀 했죠 . 적응하는데 1 년은 걸린 것 같아요 . 지금도 바람이 좀 심하게 불면 약간 두려움이 있어요 . 처음에 입사했을 때 케이블카 타고 어지러워서 쓰러지기도 했죠 . 화장실가서 오바이트도 하고 .

그런데 고객들 앞에서 아픈 기색을 낼 수 없으니까 몰래 멀미약도 먹기도 했죠 .” 올라가는데 5 분인데 무슨 멀미냐 하겠지만 성수기 때는 2 시간동안 흔들리는 케이블카에 몸을 싣고 계속 오르내려야 하는 것이 이들의 일이다 . 약도 소용없다 .

그럴 땐 그저 시선을 멀리 두고 탁 트인 대둔산을 바라보는 수밖에 . 승무원 포함해서 51 명이 케이블카에 탈 수 있는 최대정원이다 . 성수기 때는 발 딛을 틈 없이 케이블카가 사람으로 가득 찬다 . 사람들의 불평불만을 오롯이 몸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이들도 역시 승무원들이다 .

오른쪽부터 김명순, 정진선, 문소영, 강은숙, 사무지원팀 대둔산의 넉넉한 품이 있어 입사 14 년차 영업운영팀 최고참 김근하씨는 매표업무를 주로 하고 있다 . 한 사람 들어가면 꽉 차는 작은 매표소에서부터 시작했다 .

카드보다는 현금을 사용하던 시절이라 성수기 때는 쌓인 지폐를 세느라 엄지손가락에 쥐가 날 정도였다고 한다 . 지금은 교대 근무자도 있고 주 5 일 근무로 한결 수월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사람 상대하는 일은 힘들다고 한다 . 영업운영팀의 주 업무 네 분야로 구분된다 .

매표 , 검표 , 승무원 , 카페운영 . 직원 채용할 때도 분야로 나눠 채용했는데 몇 년 사이에 시스템이 바뀌어 영업운영팀 구성원이 모든 업무를 돌아가며 하고 있다고 한다 . 고객들을 직접적으로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고충이 많다 .

승무원 업무로는 최고참 입사 8 년차 강은숙씨는 고객들을 응대하는 나름의 노하우가 있다 . “ 보통 취객 분들이 엉뚱한 소리를 많이 하죠 . 승무원들을 낮춰서 대하는 경우도 있구요 . 그럴 땐 언짢죠 . 그런데 감정적으로 대꾸하면 일이 커져요 . 그래서 은근한 말투로 웃으면서 한 마디 하죠 .

‘ 여기 풍경 좀 보세요 . 저거 다 보고 가기에도 짧은 시간인데 이 풍경이 아깝잖아요 .’ 그럼 시끌벅쩍 하다가도 조용해지죠 .” 멀미가 날 때도 , 고객들에게 부대끼고 마음이 좋지 않을 때도 , 모든 것을 받아 주는 것은 대둔산의 넉넉한 품이다 .

입사 6 년차 정진선씨는 이곳에서 일하기전 대둔산 케이블카를 두 번 타봤다고 한다 . 남편이랑 풋풋한 연애시절에 한 번 . 그와 결혼 후 두 아이를 낳고 네 식구가 되어 한 번 . 그로부터 8 년 후에 그녀는 이곳에서 승무원이 되어 대둔산을 오르내린다 .

21 살부터 산을 타기 시작해 전국의 안 가본 산이 없다는 김명순씨의 지인들은 입을 모아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 “ 쟤는 산에서 살 거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 산에서 저를 자꾸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이 와요 .

여기가 이제 내 마지막 직장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다니고 있어요 .” 입사 5 개월차 문소영씨는 지난 2016 년 1 월 1 일 일출을 위해 새벽 5 시 30 분에 특별 운영되었던 때에 미리 성수기를 경험했다 .

일출을 보기 위해 방문한 인파 속에서 , 선배들이 선수해준 성수기 대비 노하우가 있다 . 바쁠 때는 볼일 없더라도 틈나면 무조건 화장실을 갈 것 . 그리고 체력 보충을 위해 보약과 영양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 자 . 이제 한 달 동안 겨울잠은 충분히 잤다 .

4 월 8 일 , 매끈한 새 케이블카가 산을 찾는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

[ 홈페이지 안내 ] 양지대둔산삭도 http://www.daedunsancablecar.com/ 전화안내 063) 263-6621~3 [ 이용요금 안내 ] 구분 대인 대인단체 어린이 어린이 단체 경로 , 장애인 , 국가유공자 , 완주군민 왕복 9,000 8,000 6,000 5,500 8,000 편도 6,000 5,500 4,000 3,500 5,500 [ 운행 시간 ] * 연중무휴 * 하절기 : 오전 9 시부터 오후 18 시까지 * 동절기 : 오전 9 시부터 오후 17 시까지

현장 사진

대둔산 케이블카 승무원들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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