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 있는 이달의 책
하야시 기린 글 | 쇼노 나오코 그림 |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소문은 먼저 슬그머니 다가오지만 진실은 스스로 나서지 않으면 찾을 수 없어.”
소문의 특징이 있다. 먼저, 대부분 근원지를 알지 못한다. 둘째, 말이 불어난다. 셋째, 진실을 알아보려 하지 않는다. 넷째, 진실을 알게 되더라도 소문을 더 신뢰한다. 다섯째, (피해를 보는 누군가 생기는) 문제가 발생해도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흔히 소문은 진실과 대립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소문에 빠진 사람에게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소문은 ‘말’로 형성되는데 여기에는 말하는 이의 의도가 있게 마련이고, 의도는 판단과 의견을 포함한다. 말하는 이와 듣는 이의 관계, 성향, 장소, 시점, 사회적 위치 등 소문을 만드는 요소가 많지만, 맨 처음 들은 사람이 첨언할지, 사실을 확인할지에 따라 소문이 결정된다. 여기서 진위를 가리기보다 관계에 얽혀 말들을 더하다 보면 누군가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소문이 될 위험이 높다. 맨 처음 ‘말’에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작된 말들은 풍선에 바람을 넣는 것처럼 작은 입구를 통해 몸집이 커지게 된다.
조심하려는 것 중 하나이지만 나도 역시 그렇다. 내 입을 통해 나온 것들은 진실에 가깝다고 착각한다. 착각임을 알게 된 후라도 쉽게 수긍하지 못하는데, 책임 추궁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소문이 모두 거짓말은 아니지만 어긋난 이해로 없던 것을 있는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대상에게 신체적 가해를 주지 않더라도 공동체에 균열을 주거나, 관계에 보이지 않는 금긋기를 피할 수 없다. 소문으로 만들어진 ‘말’은 말하는 이의 위치와 권력에 따라 바로 잡기 어려운 없는 ‘사실’이 될 수도 있다. 많은 경우 진위보다 자기 이익과 가까운 관계와 믿음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폐해진 땅에는 이제 그 누구도 없었습니다.
스포이지만 책의 마지막 문장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장대로라면 과연, 소문은 누구에게 이익일까.
[정보] 감나무책방
주소_ 완주군 고산면 남봉로 134
문의_ 063-262-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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